반짝반짝 추억 전당포
요시노 마리코 지음, 박귀영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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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점점 어린 시절의 추억들을 잊어가고 있는듯 하다. 줄어든 기억력 탓이든 바쁜 생활에 치여 떠올릴 시간이 없는 탓이든 말이다.

 

만약 당신에게 어린 시절의 추억을 마법사에게 맡기면 돈으로 바꿔준다는 제안을 받는다면?

 

이 책은 추억을 맡기고 돈을 빌리는 전당포가 있다는 발칙한 상상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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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가 절벽 아래 긴 돌계단을 내려가 오른쪽으로 꺾어 자갈밭을 지나가면 빨간색 지붕에 크림색 돌벽을 한 'ㅊㅜㅇㅓㄱ 전당포'라는 간판을 단 작은 집이 있다. 어른들은 절대 찾아가지 않는 아이들만 출입이 가능한 전당포.

 

여긴엔 로즈핑크 빛 망토에 반다나로 반짝이는 은발을 묶고 소라빵처럼 동글동글한 머리칼을 한 마법사가 있다. 책 속의 마법사와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형을 따라 처음으로 추억 전당포에 방문한 초등 1학년 '하루토'는 온갖 기억을 마법사에게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기억이라며 추억과 기억이 다르다는 것을 알려준다. 새로운 게임을 사고 싶었던 하루토는 그날 이후 줄곧 찾아와 엄마에 관한 추억을 미주알고주알 얘기한다. 반항끼 가득한 하루토는 엄마와 있었던 좋고 나쁜 추억도 차별 없이 마법사에게 내어준다. 아직 어리니까. 추억보다는 당장 얻을 수 있는 물질적인 돈이 더 가지고 싶었으니까.

 

마을 아이들 모두에게 마법사에 대한 질문을 모아온 '리카'는 당차게 전당포를 방문해 마법사에게 질문을 던진다. 왜 인터뷰를 허락해준 건지, 이 세상에 다른 마법사도 존재하는지, 마법사는 언제부터 존재해 왔는지, 어째서 아이들만 올 수 있는지 등 여러 가지를 물었지만, 마법사는 모든 질문에 성실히 대답해준다. 다소 아리송한 대답에도 리카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질문을 이어 나간다.

 

어째서 추억을 돈으로 바꿔주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마법사는 파는 것이 아니라 맡아주는 것이라고. 다시 추억을 찾으러 올 때까지 소중히 간직하다 책장에서 흘러내리면 불가사리로 바꿔 바다에 잠재운다고. 말한다. 리카는 무언가 이해할 수 없지만,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없었다. 리카는 전당포를 나와 기사를 썼지만, 선생님은 믿어주지 않았다. 중학생이 쓴 꽤 잘 써진 소설이라고만 생각했다. 리카의 글을 믿어 주는 것은 오직 동급생인 '유키나리' 뿐이었다.

 

그 이후 리카는 자주 전당포에 방문한다. 추억을 맡기기보다 마법사와 이야기하기 위해 갔다. 유일하게 자신을 믿어주었던 유키나리와 교제를 시작하고 고등학교에 진학 해 전당포에서 친구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새로운 친구인 '메이'를 사귀고 유키나리와 메이 문제로 싸우고 헤어지는 등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며 어른이 점점 더 되어갔지만, 리카는 추억을 맡기지 않았다.

 

오히려 마법사를 걱정하고 대학에 들어가 어른이 되는 스무살까지 며칠 남지 않은 시점에 다시 마법사를 방문한 리카는 마법사를 걱정하는 나머지 어른이 되어서도 전당포를, 마법사를 기억하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리카는 끝까지 마법사와의 추억을 간직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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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추억 전당포>는 저마다의 상처와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아이들이 추억의 소중함과 의미를 깨닫고 성장해 나가는 마법같은 이야기이다.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되어 흡입력 있게 책장을 넘기게 된다. 비록 추억을 돈으로 바꾼다는 설정이 너무 물질적이라 씁쓸하지만, 어른들에게는 잊고 있던 추억을 되찾아주고, 아이들에게는 지금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시간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감동과 재미를 선물해준다.

 

청소년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독자들에게 나만의 추억을 더 귀하게 여기고 소중히 하는 마음을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따뜻한 힐링 소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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