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작은 땅의 야수들 - 2024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작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6월
평점 :
품절

스토리텔로 간간히 들으며 흥미를 느끼고 있던 때에 리커버 특별판 서평단에 참여할 기회가 생겨 운좋게 책을 받아보게 되었다.
우선 리커버 특별판 버전은 튼튼한 하드 커버에 웅장하리 만치 거대한 호랑이 줄무늬는 소설 전체에 흐르는 호랑이의 비범함을 느끼게 해주는 내용과도 너무 잘 어울린다고 느꼈다.

저자 김주혜는 한국계 미국인 소설가로, 아홉살 때 미국으로 이주해 프린스턴대학교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하였다. 어머니로부터 독립운동을 도왔던 외할아버지의 남다른 업적을 들으며 자랐고, 한국 역사를 자연스럽게 삶의 일부로 인식하며 이번 소설 <작은 땅의 야수들>을 통해 한국의 역사를 전세계 독자에게 알리며, 자연 파괴, 전쟁, 기아를 맞이한 지금 우리가 어떻게 의미있게 살아야 하는지 제시하는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2022년 데이턴문학평화상 최종 후보작
★더 타임스, 뉴욕타임스 등 영미권 40여 개 주요 매체 극찬
★아마존 선정 2021년 ‘이달의 책’
★《리얼 심플》 《하퍼스 바자》 《미즈 매거진》 《포틀랜드 먼슬리》 선정 2021년 ‘올해의 책’
★경향, 동아, 매일, 문화, 서울, 한겨레 등 국내 주요 일간지 추천
★전 세계 13개국 번역 출간
★글로벌 OTT 영상화 예정
이야기는 백두대간에서 시작되어 한라산 자락에서 끝난다. 3·1에서 유신까지 한 방에 꿰뚫는다. 눈밭에서 범과 마주친 사냥꾼으로부터, 아이를 재우고 따뜻한 바다에 안기는 해녀로 흐른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저 유명한 경구를 되새기며 삼가 손을 모아본다. 한낱 인간으로서는 감히 짐작할 수 없는 방식으로 운명은 되풀이되지만, 그 역사를 이루는 세포도 결국 우리 인간이라는 깨달음 또한 오롯하다. 누군가는 단순한 허기 때문에, 누군가는 정욕과 관능으로, 누군가는 정치적인 목적으로. 저마다의 욕망을 품은 채 이어지고 갈라지며 충돌하는 다양한 인물들의 모습은 삶이라는 근본적인 주제에 대한 수많은 질문과 답을 동시에 남긴다.
내가 말했지. 호랑이를 죽이는 건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만이라고. 그리고 그건 호랑이 쪽에서 먼저 너를 죽이려고 할 때뿐이지. 그럴때가 아니면 절대로 호랑이를 잡으려 들지 말아라.
p23
어두운 터널을 통과해 나오는 것보다 신나는 것도 없거든. 슬플 땐 그걸 기억하렴.
p102
삶이 꾸준한 전진의 과정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 태도는 젊음 특유의 요건이다. 옥희 역시 인생의 한 단계를 지나고 나면 바로 그다음 단계가 오리라는 걸 당연하게 여겼고, 가두 행렬에서 자신이 성년으로 한 발짝 들어서는 확실한 순간을 경험했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날 이후 일상에 아무런 변화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그는 놀라움과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p153
나이를 조금 더 먹고 나니, 인생이란 무엇이 나를 지켜주느냐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지켜내느냐의 문제이며 그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임을 알겠다.
p250
옥희는 오래전 자신의 산골 마을에서 보내던 밤들을 떠올렸다. 칠흑 같은 어둠은 굶주린 동물들이 울부짖는 소리와 함께 진동했고, 눈 내린 다음 날 아침이면 초가집 둘레를 포위하듯 어슬렁거리다 돌아간 그들의 발자국도 자주 보았다. 그러나 야수들은 결코 옥희를 두렵게 한 적이 없었다. 정말로 야만적이고 짐승 같은 행동으로 그를 두려움에 떨게 했던 건 언제나 인간들이었다.
p513-514
<작은 땅의 야수들>은 600페이지가 넘는 대서사로 지난 수십 년간 이어져 왔던 대한민국의 독립 투쟁과 그 격동의 세월 속에 휘말려 살아갔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다양한 등장인물을 통해 인류를 하나로 묶어줄 사랑과 공감, 연민 등의 가치를 일깨운다. 파란만장한 인생들이 ‘인연’이라는 끈으로 질기게 얽혀 만나고 헤어지고 재회하며 한반도의 역사를 아름답게 수놓는다.

삶은 견딜 만한 것이다.
시간이 모든 것을 잊게 해주기 때문에.
그래도 삶은 살아볼 만한 것이다.
사랑이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주기 때문에
p60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