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 밤의 우주 - 잠들기 전 짤막하게 읽어보는 천문우주 이야기 Collect 22
김명진 외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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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VERSE✨️SPACE✨️COSMOS

잠들기 전에 짤막하게 읽어보는

천문우주 이야기

 

 

책을 받아두고 아끼고 있다가 지난 주말 가족과 함께한 3박 4일의 캠핑때 이 책을 고이 챙겨갔다. 너무 탁월한 픽이었다.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롭게 자연과 가까워진 틈에 펼친 이 책 <90일 밤의 우주>는 빛공해에 시달리는 도시에서는 마주하기 힘든 하늘을 올려다보며 사색하기 참 좋은 책이었다. 감히 넘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를 너무나 흥미롭고 다양한 시선으로 펼쳐주는 8인의 천문연구원들의 이야기에 흠뻑 취해 아이와 수다를 멈출수 없는 꽤나 오래 기억될 추억까지 덤으로 얻어온 기분좋은 시간이었다.

 

 

<<유니버스 UNIVERSE>>

별, 은하, 오로라, 행성 등 낭만과 신비로 가득한 우주

Day 04 스타는 스타

밤하늘의 별을 모르고 사는 것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아름다움의 반을 모르고 사는 것과 같다고 한다. 그만큼 낭만과 신비로 가득한 밤하늘을 매일 볼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별은 스스로 타는 천체,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이다. 그리고 수소로 타는 것만 별이라 부른다. 한동안 류시화 시인의 <지구별 여행자>라는 책으로 인해 '지구별'이라는 단어가 유행을 한 적이 떠오른다. 하지만 과학적 사실로 따져보면 지구는 스스로 타지도 않고, 수소를 연료로 이용하지 않으니 '지구별'이라는 단어는 이제 은유적 표현으로만 써야할 듯하다.

 

Day 06 달, 우리의 벗

지구가 생겨난 시점과 비슷한 시점에 만들어졌다는 달은 지난 45억 년 전부터 지구를 중심으로,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은 위치에서 돌고 있다. 적당한 거리에서 달이 그 존재감, 중력으로 지구를 붙잡고 있기에 지구는 자전축 기울기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달이 없다면 현재 23.5도인 지구의 자전축은 0~85도까지 급격히 변했을 수도 있고, 적도와 극지방의 기후 변화, 생물의 진화도 힘들었을만큼, 지구와 달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중력이 영향을 미쳤기에, 지구에 계절이 생기고 생명이 살아 숨 쉬는 풍요로운 지구가 될 수 있었음에 감사하다.

Day 16 한낮의 다이아몬드 반지

일식은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를 지나면서 태양-달-지구가 일직선으로 놓일때, 달이 태양을 가리는 현상이다. 종종 볼 수 있는 부분일식과 달리 개기일식은 2년에 한번 정도 일정 지역대에서만 관측이 가능하다. 원정 관측을 떠날만큼 그 광경은 특별하다. 태양이 달에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일식의 순간은 온세상이 어두컴컴해지며 태양의 둥근 테두리를 따라 '코로나'라 불리는 가느다란 빛만 남는다. 이렇게 태양 빛이 완전히 가려지기 직전이나 달이 태양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는 순간의 모습이 마치 다이아몬드 반지같다고 해서 '다이아몬드 링'이라 불린다. 암흑과 섬광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햇살은 다시 눈부시게 제 빛을 찾게 된다. 나도 이 멋진 광경을 아이와 꼭 함께 볼 수 있길 버켓 리스트에 넣어야겠다.

 

그 외에도 '거대한 빛의 커튼'이라 불리는 아름다운 오로라가 통신을 방해하거나 GPS 성능을 떨어뜨린다는 이야기, 조선의 하늘을 담은 세계적인 유산 '천상열차분야지도' 제작 이야기,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천문대 '경주 첨성대' 이야기 등 이처럼 우리가 비교적 자주 만날 수 있는 천제들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천문 현상, 관측 가능한 우주 이야기와 함께 생활 속 천문 이야기가 담겨있어 더 흥미로웠다.

 

 

<<스페이스 SPACE>>

우주 탐사, 우주여행 등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우주 산업

 

Day 40 우주를 향한 대항해

로켓을 재사용해 달 탐사의 경제적 비용은 대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막대한 비용이 든다. 그럼에도 각국의 민간 우주 기업들이 달에 가려는 이유는, 달 표면에는 핵융합 및 핵분열의 연료와 참단 산업에 꼭 필요한 희토류 등 채산성 있는 자원이 상당량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21세기의 신대륙은 달과 화성이다. 2022년 8월 달 궤도 탐사선 다누리를 성공적으로 발사한 우리나라도 달 탐사 후발 주자로 우주 탐사에 첫발을 내디뎠다. 향후 우주 개발 산업, 뉴 스페이스를 누가 더 효용 가치를 만들어 내냐에 달려 있는만큼 민간 우주 기업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Day 46 그렇게 해서라도 우주를 깨끗하게 보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멋지고 선명한 우주 사진 대부분은 HST(허블 우주망원경)가 찍은 것이다. 우주 망원경은 대기의 영향을 받지 않아 지상 망원경보다 훨씬 선명한데, HST 거울 표면이 매끈하지 않고 사람 머리카락 50분의 1 정도의 요철로 인해, 17년 동안 준비한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순간이 생긴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명의 우주 비행사가 2명씩 번갈아가며, 5일 동안 하루 7시간이나 우주 공간에서 HST를 수리했다고 한다. 영화 '그래비티'를 보면 우주 비행사가 얼마나 사소한 일에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데, 망망대해 같은 우주에서 막중한 책임을 떠맡아야 하는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도 없거니와 존경심을 표하고 싶은 대목이었다.

지난 5월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으로 한국의 우주 역량을 한단계 끌어올렸다. 기존 발사처럼 발사체 성능을 검증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활용되는 실용위성을 궤도에 투입할 수 있는 역량을 증명했다. 인공위성 발사를 해외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국내·외 수요처에 위성 발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까지 마련했다.

이제 우주는 더이상 바라보기만 하는 대상이 아니다. 직접 터치하고 찾아가는 공간, 그야말로 우주 시대가 열렸다. 활발한 우주 탐사 현장과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우주 산업 현장의 이야기는 멀지 않은 미래로 우리 코앞에 다가와 있는듯 경이로웠다.

 

<<코스모스 COSMOS>>

우주 거대 구조, 블랙홀, 시간 여행 등 우주 그 이상의 우주

 

Day 78 우주의 '천문학적' 스케일

우리는 어마어마하게 큰 수를 표현할 때 '천문학적'이라는 관형사를 쓴다. 우주의 크기가 대략 10의 27승(0이 27개 붙은 수)미터라니, 과연 우주의 방대함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기도 힘든다. 지구<태양계<우리은하<국부은하군<은하단<초은하단<관측가능한우주 순으로, 이보다 더 큰 우주 구조물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본래 끝이 없는 무한한 우주지만, 빛의 유한한 속도 때문에 관측 가능한 우주의 크기 역시 유한해진다.

빅뱅, 블랙홀, 사건의 지평선, 상대성이론, 별시계, 다중우주, 양자역학, SF소설 등 이론으로서의 우주 이야기를 듣다 보면 4차원의 세계로 빠질지 모른다. 우주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천문학자들을 따라가다보면 밤새는 줄 모르고 천문우주에 흠뻑 빠질 것 같다.

 

<<우주, 그리고 천문학자>>

 

Day 88 오레오 쿠키를 먹는 사람들

"교과서에 적혀 있는 과학 지식은 완벽한 체계 속에서 질서정연하게 정리되어 있지만, 최첨단의 현장에서 발견되는 과학적 현상들은 전혀 명쾌하지 않았다. 그것은 엄청난 판돈을 걸고 벌이는 일종의 도박과도 같았다. 아무런 결과도 얻지 못한 채 시간만 낭비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자연을 탐구하는 일은 신이 만들어 놓은 요지부동의 자물쇠, 끔찍하게 복잡하고 단단한 자물쇠를 분해해 그 안에 담긴 비밀을 캐내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우주에는 아직 풀어야 할 자물쇠가 많고, 자물쇠를 풀기 위한 숙제가 많다. 무수해진 인공위성으로부터 밤하늘을 어둡고 조용하게 보호하기, 천문학이 더 널리 퍼지고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만들기, 개발도상국의 천문학과 젊은 천문학자들 장려하기 등, 전 세계 천문학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으니 희망적이라고 한다.


하루 끝에 떠나는 밤하늘 우주 여행을 참으로 정답게 신나게 흥미롭게 다녀온 기분이다. 가깝고도 먼 우주 이야기를 이토록 감성적이고 다정한 문장과 눈이 호강한 경이롭고 아름다운 사진들로 채워준 <90일 밤의 우주>를 거침없이 양손 엄지를 추켜세우며 추천하고 싶다. 과학 교양서를 넘어서 현장을 묵묵히 지켜온 천문학자들의 무한한 노력과 책임, 인생이 담긴 우주 이야기에 지루했던 일상도 활력을 되찾으리라 여겨진다. 매일 변화하는 다양한 모습의 우주처럼 다양한 천문 우주 이야기를 이 책 한권으로 만나보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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