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런트 데스크 다산어린이문학
켈리 양 지음, 이민희 옮김 / 다산어린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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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어린이 문학이지만 어른에게도 크나큰 감동과 메세지를 던져주는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소설을 읽은 듯하다. 책을 덮는 순간의 그 벅찬 감동은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1990년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중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자의 막막한 현실에서 살아내기란 참으로 고단하고 퍽퍽하기 그지 없음을 소설에서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작가 켈리 양의 자전적 이야기이기에 소설 속 배경이나 상황들이 좀 더 진솔하고 깊이있게 독자에게 와 닿아 감동이 배가 되는 것 같았다.

켈리 양은 이미 미국에서는 믿고 보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꽤나 유명한 듯 하다. 국내에서는 첫 번역서이지만 <프런트 데스크>는 시리즈로 4권의 또다른 이야기가 더 있다고 하니 원서를 찾아보는 재미도 솔솔할 것 같다.

2권.. Three Keys
3권.. Room to Dream
4권.. Key Player
5권.. Top Story

또한 <켈리 양 프로젝트>라는 단체를 통해 미국에 사는 아시아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글쓰기 수업도 진행하고 있며, 이를 통해 많은 어린이가 자신의 목소리를 찾고 자기 이야기를 직접 쓰는 작가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한다.

아시아인 이민자의 처참한 삶

편견으로 인한 부당한 대우

다양성을 포용한 삶을 향한 열망

 

이야기의 주된 배경은 199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 칼리비스타 모텔이다.

주인공 미아는 부모님과 함께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5학년 소녀이다. 아주 당차고 야무지고 똑똑하며 속까지 깊은 열정만수르 어린이이다.

 

고된 이민자의 삶에 필요한 것은 편히 쉴수 있는 집과 안정된 직업일 것이다. 아메리칸 드림을 꾸꾸며 머나먼 타국으로 왔지만 녹녹치 않은 생활에 하염없이 지친 그들은 많이 불합리하지만 숙박이 해결되는 모텔 관리인으로 일을 하게된다. 미아는 부모님을 도와 누구보다 진지하고 열심히 모텔의 관리인이자 프런트 데스크 책임자로서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미아가 만나는 프런트 데스크 너머의 다양한 사람과 세상은 아름답지만은 않다.

 

미아가 겪는 상황과 만나는 인물들은 현재까지 우리 사회에서도 만연한 인종차별, 편견 등 온갖 문제들을 보여준다.

 

학교에서, 사회에서, 가정에서까지 자신의 꿈을 부정당하는 미아는, 이 모든 상황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극복해 나간다. 바로 ‘글쓰기’이다.

미아는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글쓰기를 통해 부당함에 맞서보려고 도전했고, 결국 연필의 힘으로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얻고 주변을 바꿔나간다.

아무 의미 없을 것만 같던 이 ‘편지 쓰기’는 이웃들의 삶을 구원할 뿐만 아니라 미아 자신의 삶까지도 지켜낸다. 

 

소설의 마지막 장에서 모텔 인수를 끝내고 다같이 수영장으로 뛰어는 장면에서는 정말 가슴 뭉클함이 밀려왔다. 서로 다른 이들이 한데 모여 즐겁게 어울려 놀 수 있고, 누구도 배척하지 않으며, 승자와 패자의 구분 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즐길 수 있는 사회야 말로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이상적인 공동체의 모습이라 생각됐다.

 

 

이 소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꿈을 향해 달려가는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당당하고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어린이의 눈으로 바라본 이민자의 삶에 감히 박수를 안 칠 수가 없었다. 비록 어린 나이지만 세상의 편견과 차별로부터 자신과 이웃을 지켜낸 건 다정한 관심과 긍정의 힘이라 생각된다. 결국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 역시 우정과 연대 그리고 서로를 포용하는 공동체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세상의 빛과 같은 우리의 어린이들의 이야기에 좀 더 귀 기울이고 기다려주는 듬직한 부모가,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이 책은 초등 고학년부터 성인까지 모두 함께 읽으며, 기분좋은 긍정 에너지와 따스함을 채워보길 바라며 글을 마무리해 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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