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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퇴마사 1 - 장안의 변고
왕칭촨 지음, 전정은 옮김 / 마시멜로 / 2020년 8월
평점 :
중국 무협소설, 판타지 소설 엄청나게 좋아할 정도로 웨이보에 많이 들어갔었다. 웨이보는 중국 SNS로써 우리나라의 인스타그램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런데 웨이보에서 주최한 웨이 소설 대회에 대상을 받은 《당나라 퇴마사》는 좋은 평점을 많이 받았고, 중드로 나온다니 기대해볼 만하다.
이 책은 상하로 나누어지며, 각 장마다 13장, 14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육충이 무의식 중에 ‘악몽’이라는 말을 꺼내자, 원승은 순간적으로 그 몽롱함이 한층 짙어짐을 느꼈다. 색이 바래 얼룩덜룩한 벽화가 흐릿해지는가 싶더니 곧이어 그림 속 구름이 느릿느릿 흐르고 물보라가 출렁출렁 일어났다. 반면에 용은 점점 옅어지면서 용솟음치는 물보라 속으로 모습을 감출 것만 같았다. 원승은 머리가 묵직해지는 것을 느끼고 눈을 비볐다. 다시 시선을 모아 그림을 봤을 때 벽화 속의 용은 정말로 사라지고 없었다.
대당 나라 국도 장안, 사당 안으로 들어간 한 사람 원승은 벽화를 보다가 육충을 만난다. 벽화를 둘러싼 의문의 살인 사건. 벽화를 보다가 원승은 온몸이 오싹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귀신에 씐 것만 같은 느낌. 누군가 술법을 펼쳐 그림자로 그들을 둘러싸 공격한다.
「사람의 형상을 했지만 몸 하나에 팔이 네 개인 놈들은 음산하게 이리저리 흔들리며 느릿느릿 두 사람에게 접근했다.」 바로 영매술을 쓰는 청양자라는 사람의 등장. 원승과 대결을 펼쳤지만, 청양자는 인질을 방패막으로 삼는다.
청양자는 인질이 된 페르시아인을 방패막으로 쓰고 버리듯 그들에게 떨구고 도망쳐버린다. 그리고 원승과 육충은 다음에 만날 것을 기약하며 헤어진다.
한 밤중에 죄인이 갑자기 미친 듯이 상의와 바지를 벗더니 돌돌 말아서 밧줄처럼 만든 뒤 허공으로 던졌는데, 놀랍게도 밧줄이 허공에 얼어붙은 듯 꼼짝도 않더라는 것이다. 죄인은 속옷 차림으로 밧줄을 타고 기어올라 들보를 지난 후 천천히 지붕을 뚫고 들어가 순식간에 모습을 감췄다.
“참, 그놈은 페르시아 사람이고 이름은 모디로라고 합니다요.”
금오위(고대 중국에서 황성 수비를 맡은 군대)의 임시 뇌옥에서 죄수 하나가 특이한 방법으로 탈옥하는 사건이 생긴다. 원승은 이야기만 듣고 추리해나간다. 「죄인은 페르시아의 환술 중 하나인 줄타기에 정통한 사람」 이라며, 미혼술을 썼을 거라고 한다. 그러자 오춘이 이상한 일이 있다고 한다.
죄인이 밧줄을 타고 탈옥한 꿈을 꾸었는데 실제로 일어날 줄은 몰랐다고 한다. 이와 같이 예지몽을 꾼 건 오춘 뿐만 아니라 허사도 같이 꾸었다고 한다. 엽주를 생각했으나, 원승은 곧 엽주가 아닌 「미혼술에 당한 다음 생겨난 환각」이라고 말해준다. 모디로가 잡혀 온 까닭을 묻자, 안락 공주부에 있던 보물, 칠보일월등을 훔쳤다는 이유.
모디로는 서시의 환술 극단으로 돌아갔을 테니 수완 좋은 암탐을 몇 명 보내 그곳을 샅샅이 수색하면 된다고 일러주었다. 그러자 오춘이 환술이 눈속임에 불과하면 도술은 뭐냐고 묻자, 원승은 용두 마리를 만들어 보여주자 사람들은 감탄과 환호성을 연발했다. 하지만 원승은 낯빛이 어두워졌다. 자신의 마음이 안정되지 못해서인지 「용 두 마리가 창밖으로 날아가지 못하고 이렇게 빨리 본모습으로 돌아온 것이다.」
※엽주: 서역과 페르시아 등지에 퍼진 엽주는 주문에 걸린 사람의 의식을 몽롱하게 만들어 꿈과 생사를 구분하지 못하게 한다는 이야기. 현문(도교 또는 도교 문파를 의미) 사람들은 이 사악한 주문에 우아한 이름을 붙였다. 바로 꿈속의 몸, ‘몽중신’이라고 말한다.
저번에 자신이 구해준 페르시아 여인 ‘대기’에게 물어보기로 한 원승은 뜻밖의 말을 듣는다. 「서시의 환술 극단 말고는 사찰, 서시에 있는 서운사를 자주 찾아요. 그 사찰의 돈 많은 호승, 그러니까 이민족 승려와 잘 아는 사이라 종종 찾아가서 돈을 빌리거든요.」 그 사찰은 원승도 잘 아는 곳이었다. ‘지옥변’이라는 꽤 값나가는 오래된 벽화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 사찰에 가까워질 때쯤 소란스러웠다. 「사찰 밖의 담벼락 아래에 쓰러져 있는 시신은 들은 대로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한 모습이었다. 배가 갈라져 내장이 흘러나오고 얼굴은 흉악하게 일그러져 그 참상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사건이 발생했다. 설포졸은 악귀 짓이라며 소리쳤다.
벽화를 둘러싼 악귀…. 그리고 사라진 칠보 일월 등, 조정들의 보이지 않는 암투. 다시 만난 육충. 허리가 잘린 채 시신으로 나타난 모디로.
「흉수는 바로 방장 휘하에 있는 호승 단풍이었소. 그는 도박을 몹시 좋아하는 모디로에게 돈을 빌려주겠다며 유인하고, 때가 무르익자 모디로를 죽인 다음 그로 변장해 안락공주부에 있던 칠보일월등을 훔쳤으며, 술에 취했다가 붙잡힌 뒤에도 환술을 사용해 금오위 뇌옥에서 달아났소. 그 후 이곳에 숨어서 벽화 악귀 살인이라는 끔찍한 사건까지 일으킨 것이오.」
페르시아의 역용술로 잔꾀를 부려 모디로의 얼굴로 나타난 단풍. 이야기의 흐름이 물 흐르듯 흘러간다. 묘사가 시원스러워 막힘없이 읽혔지만 약간 뭐랄까, 판타지 + 무협 관련 소설이라서인지 가끔씩 “영허관의 박귀결!” 이런 주문을 볼 때마다 머릿속으로 상상되어서인지 몰라도 내 팔의 닭살들은 멈출 수 없는 것 같다. 뭘까 하면서 계속 읽게 되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의 연관성들이 흥미진진했다. 괴이한 사건들이 줄줄이 일어난다. 더군다나 또다시 줄타기로 옥에서 탈출한 단풍, 원승의 어이없는 절규가 여기까지 들려오는 것만 같아서 웃어버렸다. 되려 똑같은 장면이 되풀이되자 원승은 아리송한 의문을 느끼게 된다. 아니나 다를까 다른 사람들은 그걸 처음인 것처럼 느낀다. 오히려 이런 일이 있었는데 다들 왜 모르냐고 묻는 원승이 이상한 사람이 된 것 같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세상 사람은 모두 꿈속의 몸이요. 세상만사 또한 돌아보면 곧 꿈같을지니!’
원승은 사부를 찾아가, 도와달라고 청한다. 「서역의 비술 중에는 엽주라고 하는 사악한 술법이 있으니, 그 술법에 당하면 흡사 꿈속에 빠진 듯 몽롱한 상태가 된다. 하나 엽주는 외적인 요인일 뿐, 내적 요인은 네 심마인 게야. 네가 익힌 화룡술은 본시 몽공으로, 원기를 붓 삼아 보이는 것을 꿈처럼 여기게 하고 부적과 주술로 그 움직임을 촉구하는 것이다. 이를 수련할 때 꿈을 꾸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더냐? 너는 반년 가까이 연공에 깊이 빠진 탓에 너 스스로 미혼술을 펼친 것과 다름이 없으니, 심마가 수작을 부려 주화입마 된 것이니라.」 라며 자신이 없다고 한다. 하면서 원승의 머리에 손을 데자 공상의 세계가 펼쳐지고 곧 악한 모습들이 드러내었다. 칼을 찌르는 와중에 심마를 없애라는 스승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지만, 자신이 칼로 벤 것은 스승의 가슴이었다. 결국 스승은 제자들에게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고 마는데….
540페이지가 넘는 이야기는 하나의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난다. 퇴마 소설이지만 그 안에서 소리 없이 이루어지는 권력다툼들의 이야기가 읽을 때마다 장면들이 머릿속에서 떠오를 정도로 흡입력이 있었다. 이 소설은 정말 후회 안 할 것 같다. 나머지 2~3권도 읽고 싶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소설 「마도조사」의 내용과 흡사했다. 조정, 암투, 그런 내용은 아니었지만 소설이 주는 의미가 똑같았다. 무엇이 흑이고, 무엇이 백인가, 선과 악의 경계,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를 알려주는 「마도조사」의 내용을 보는 것만 같았다.
출처: https://sakura9016.tistory.com/359?category=848571 [월하의꽃_月下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