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의 심리학
이기동 지음 / 모티브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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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지혜를 전하고자 제가 경험했던 것, 눈으로 보았던 것, 그리고 느꼈던 모든 것을 거짓 없이 말씀드리려 합니다. 이 글을 통해 여러분이 마음속에 지혜를 하나라도 챙겨두어, 두 번 다시 사기범의 날카로운 칼날에 울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써 내려가겠습니다.

범죄의 심리학 8p

몇 년 전부터 계속 금융 범죄 피싱이 범죄자들의 유희처럼 떠돌아다니더니, 나날이 수법이 달라지고 지능이 더해져 수사하기 어려워진 상황이 되긴 했었다. 작년보다 올해 피해자가 급증하고, 범죄자들은 도마뱀 꼬리 자르듯 아랫사람들만 잡히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안타까운 소식이 잇따라 전해진다.

저자 ‘이기동’은 어떤 사람일까?

과거에 조직폭력배 대포통장 모집책 총책으로 소년원 교도소를 거쳐 출소 후, 지금은 법무부의 위촉을 받아 위기의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하고 금융 범죄 예방을 도와주는 한국 금융범죄 예방연구센터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과거, 본인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으며, 앞으로 본인의 경험으로 얻어낸 지혜를 세상을 어지럽히는 도구가 아니라, 세상에 이로운 도구로 쓰겠다는 결심을 토대로 이 책을 집필했다. 카이스트 대학교 보안 전문가와 보안 설루션 크레디트 톡 개발을 했고, 현재 10만 명의 구독자와 함께하는 ‘총책 이기동’ 채널을 통해 범죄자들에게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을 실질적으로 도와주고 있다.


집필 의도에서 보이는 지나친 저자세는 오히려 독자에게 역설적으로 긴장감을 만든다. 대포통장 모집 총책이라는 과거를 지나 현재 범죄 예방 전문가로 활동한다는 저자의 이력은 극적이다. 대다수의 범죄자가 자신의 이력을 과시하거나 숨기기 급급한 것과 달리, 범죄 가담의 경험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선택은 용기일 수도, 전략일 수도 있다. 특히 범죄 심리를 다루는 책이라는 점에서, 독자는 저자의 언어와 태도 또한 하나의 텍스트로 읽게 된다. 다만, 이 고백의 무게가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기에 충분한 '진실한 지혜'인지, 혹은 지능적인 자기방어인지는 책장을 넘기며 신중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 범죄의 심리학 목차

범죄의 심리학 목차

금융범죄 예방 전도사가 말하는 ‘진짜’ 범죄자들의 심리

금융 범죄 조직 계보도부터 치밀하고도 비열한 수법이 단계별로 쓰여있다. 이런 조직이라면 꼬리 자르기만 되는 이유도 설명이 되고, 금융 범죄 사기를 치는 사람들을 검거하기 어려운 이유도 알기 싫어도 알게 된다. 돈을 열심히 벌고 있는 사람들을 우롱하는 짓이 아닌가. 이해하기도 어려운 범죄 심리, 범죄자들은 안하무인에 후안무치하다. 인생에 선택에 있어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선택을 할 수 있었음에도,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했다면 그건 실수를 가장한 고의적 기만행위에 행동하는 거라고 볼 수 있다. 멈출 수 있는 때를 알면서도 ‘이 정도쯤은 되겠지.’ 하는 양심의 가책 부재 및 윤리적 타성으로 인한 도덕적 불감증이 불러온 태도일 테니까.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겁니다. 하지만 이들은 바보라서, 부족해서 사기를 당한 것이 아닙니다. 사기범들은 기업, 공공기관, 전문가, 가족, 지인, 연인까지 사칭하며 악성 앱을 설치하게 해 개인정보를 들여다보고, 전화 발신을 조작하고, 정교한 팀워크로 피해자의 심리를 파고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사기를 피할 수 있겠습니까.

범죄의 심리학 10~11p

나도 예전에 이런 말을 했었다. 바보라서 당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이 위험하다는 말로 안절부절못한 심리를 공격하거나, 가족, 공공기관 전문가, 기업을 통하면 사람의 긴장감을 꾸려내 그 속에서 원하는 것을 얻는 게 피싱 범죄 가해자들의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지능적이고 사람의 심리를 파악하며 생각할 틈을 줄 새 없이 그 사람이 제일 무서워할 만한 언어적으로 교묘한 말을 꾀어, 그다음 행동을 지시하기도 한다.

조직 체계의 틀은 완전 뿌리부터 위까지 썩어 빠졌는데도 단단한 틀이다. 해외에 있는 사람은 거진 고위직인 것 같다. 총책, 해커 및 연구 팀, 콜센터 조직, 변작 중계기, 대포통장 대포 유심 확보 및 공급 조직, 인출 팀까지, 아래에서 위까지 단단한 조직의 기반처럼 느껴진다. 계좌 정지 공포, 불편함에 대한 즉각 복종, 경제적 절박함을 이용하는 알바 피해자, 자녀 보호본능 공격 등에 대해서 낱낱이 파헤쳐 준다.

‘있는 사람은 다를 것 같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있는 사람이 3시간 밥 먹어주고, 차 마셔주고, 술 마셔주는 데 1,000만 원을 쓰겠습니까? 있는 사람일수록 더 안 씁니다. 만약 그런 게 진짜라면, 지금 통화하고 대화하고 있는 ‘내가’ 밖으로 나가서 직접 어떻게든 해보려고 작업 중일 겁니다. 내가 재벌이라면 저런 행동을 하겠습니까?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범죄의 심리학 152p

예전에 내가 제일 어이없었던 것은 서울검찰청 소속의 이름을 가장해서 내 통장이 범죄에 연루되었으니 나오라고 한다. 그래서 물었다. 어떤 통장이 연루되었는지, 그리고 내가 사는 지역은 XX이라서 XX 검찰청 소속일 텐데, 왜 서울에서 하냐고 물었더니 전화를 뚝 끊더라. 내가 어이가 없어서, 아는 지인의 경찰에게 물기까지 했다. 또 어떤 사람은 내 목소리가 아이 목소리 같아서인지 여보세요…까지 듣고 끊고. 아, 또 재미있는 건 예전에 영어 공자로 배우려고 영어 앱 깔고 현지인과 외국인과 대화를 했는데 어느 날 한국 여행 온다고 우리 집으로 화물 보내겠다면서 집 주소 보내라고 하고, 어디에 항공에 묶여 있다며 자기가 지금 보낼 돈이 없으니 돈 좀 항공 계좌로 넣어달라고 돈에 목메는 사람처럼 굴어 무슨 피싱 범의 이래, 이런 적도 있었다.

그렇다고 그들을 우습게 보는 것은 아니지만, AI까지 도입되면서 이들은 더욱 지능적이고 교묘한 수단을 써서 사람 등골을 빠는 거대한 거머리가 될 것 같다. 그들을 박멸하는 날이 오긴 할까.

과거 범죄 이력과 현재의 활동 사이의 간극은 이 책을 읽는 동안 계속 마음에 남는다. 극적인 전환 서사는 감동을 줄 수 있지만, 동시에 검증을 요구하기도 한다. 저자의 고백이 단순한 변명이 아니라 구조적 통찰로 이어질 때 비로소 그 무게가 온전히 전달될 것이다. 이 책은 단순한 책이 아니라 우리에게 금융 범죄 피싱의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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