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림월 想林月 - 사색하는 숲에 뜬 달
민진 지음 / 장미와여우 / 2025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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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미술 작가 ‘민진’ 이 그린 상림월. 작가의 개인전이 있었는데 그곳에는 흑과 백으로 나누어진 숲, 그리고 달 속에 보이는 연기나 흐트러진 경계, 그리고 뒤엉킨 나뭇가지, 어둠에 가려진 달의 이면과 나무, 홍학이 꼿꼿하게 선채로 있는 등의 다양한 그림이 있었다. 작가의 고뇌가 담겨 있었던 작품에는 그 의미가 소설로 전달되어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미술품에는 모든 작가들이 따로 작품을 설명하기 위해 ‘작가 노트’를 쓴다고 하는데, 그림을 보고 이럴 거라고 추측했던 거와는 달리 다른 의미가 담겨 있을 때도 많다.

게다가 각 직업에는 평소에 잘 쓰지 않는 생소한 용어들이 있는데, 미술 그림에도 마찬가지 일 때가 많아서 가끔 작품의 이해도를 높이지 못할 때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소설로 풀어낸 이야기로 그림을 이해하기 쉽게 해준다.


상림월(想林月) 작가 노트



우리에겐 모두 각자의 숲이 있다.

상림월 : 사색하는 숲에 뜬 달

첫 페이지와 마지막에 덮을 때 나오는 말이다. 우리에겐 각자 숲 있다는 말머리로 작품 속의 여의가 담겨 있다. 나무를 사람에 빗대어 쓰기 시작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그녀, 남자, 여자 각 네 사람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시점 전환이 왔다 갔다 하여, 한참 혼란이 있어 앞과 뒤를 잘 연결해야지만 이야기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알려준다.

화려하고 아름다우며, 주변이 끊임없이 시끄러웠던 숲, 그의 이야기를 시작하여 고요하고 가시가 많으며 까칠한 숲인 그녀, 아름다움과 홍학이 어울려 잘 살고 있는 숲을 가지고 있는 남자, 그리고 태어나면서부터 모든 면에서 찬양을 듣고 자라 온 여자가 그의 숲과 일부를 주고받은 이야기 속에서 관계.

나의 아이.

그녀와의 사랑의 결실.

그는 다시는 이 소중한 존재를 당연시 여기어 방치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상림월 : 사색하는 숲에 뜬 달 _ 30p

우리에겐 모두 각자의 숲이 있지만, 내가 어떤 마음을 먹고 선택하느냐에 따라 숲이 아름답게 변하거나 끝없는 어둠에 삼켜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거나 다양한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뒤늦게나마 후회한 그는 그녀에게 잘해 주려고 노력하지만 이미 틀어진 관계는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남자가 단 하나의 결핍을 느낀 그 순간, 남자는 누구보다도 더 격렬하게 특별한 여자를 원했다. 자신의 숲의 어떠한 형태도, 모양도 생태계도 건드리지 않고 조용히 자신의 숲에 들어와 이 모든 아름다움과 고요함을 즐길 여자!

상림월 : 사색하는 숲에 뜬 달 _ 17p

사실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완벽하다는 착각의 환상에 빠져 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우매한 인간만이 있을 뿐.

상림월 : 사색하는 숲에 뜬 달 _ 38p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서 꿈틀대는 욕망과 인물이 빚어내는 갈등을 보며 사색에 잠기게 된다. 사람은 늘 사람으로 관계를 맺고, 끊고, 인생이 흔들리거나 치유를 받는다.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작가의 그림을 보면서 나무의 뿌리는 관계를 보여주고, 숲에 자리하고 있는 나무들은 사람을 뜻하는 것 같았다. 또한 새하얀 나무와 달은 사람의 내면에서 밝게 빛나 점점 회복되는 과정으로 희망이라는 단어를 보여주고 싶었지 않았나 싶다.

빛이 있기에 어둠이 있고, 어둠이 있기에 빛이 있다. 어둠은 끊임없이 그림자처럼 붙어 우리의 삶에 곁에서 꿈틀이고 있다. 작가 노트에서 말하는 상림월은 사람에게는 각자의 숲이 있고, 그 숲을 어떻게 가꿔나가느냐에 따라 달라지는지, 그 속에서 끊임없이 갈등하고 고뇌하다 보면 어둠이 내려앉을 때조차 한줄기의 따스한 빛 하나로 사람이 이겨낼 수도 있다는 걸 알게 해준다.

자꾸만 어디론가 기울어 쓰러져 버릴 것 같은 불안감, 가족에게 소홀히 했던 남편, 더불어 외도를 목격해 힘든 그녀에게 내민 정 한 조각에 휘청였을지도 모른다. 남편과의 관계로 인해 절망의 늪에 빠진 그녀에게 조용히 다가온 홍학의 남자는 빛과 같은 존재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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