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완의 행동은 그야말로 ‘완벽한’ 타이틀 이면에 숨겨진 자아. 가면이 한 꺼풀 벗겨져도 타인 말하듯 하는 태도. 마치 거대한 바둑판에 자신 이외의 모든 사람들을 장기짝처럼 이용하고 가볍게 버리는 듯한 모습, 엄마를 가스라이팅 하는 것뿐만 아니라, 주변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 편견을 갖게 만들며 수완을 서서히 죽여간다.
게다가 어릴 때부터 타인의 눈치만을 살피고 정답만을 골라 얘기하는 등, 타인의 심리를 무너뜨리고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아는 치밀하고 계산적인 행동으로, 변수가 조금이라도 생기면 눈에 거슬리는 것은 뭐든지 치워 모든 것을 통제하며, 열등한 사람을 보며 우월감을 느끼는 것등으로 나르시시즘 혹은 사이코패스의 행동이 한데 섞인 느낌으로 소름이 쫙쫙. 처음에 형이 변호사 만날 때 대화를 주고받을 때 이상한 느낌을 받은 건 나뿐인가. 했더니 역시나였다.
공허가 자리 잡아, 아무런 감정이 없는 빛, 빛에 가려 그림자로 살 수밖에 없는 어둠. 이 책이 내게 온건 행운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읽으면 읽을수록 날카로운 칼날 위를 걷는 아슬아슬하고도 불안정한 가족 안에서 이루어진 삶이 한데 묶여 깊은 심연에 던져놓은 그저 침묵하고 싶은 나의 과거를 떠올리게 하였다. 지인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