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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범죄조직의 시나리오 작가다
린팅이 지음, 허유영 옮김 / 반타 / 2025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처음 제목을 봤을 때부터 이유 모를 끌림을 받았던 나는 범죄조직의 시나리오 작가다. 초반에 웹 소설 느낌을 살린 제목이길래, 정말 두근두근했다. 범죄조직의 작가라니, 어떤 범죄조직을 말하는 것일까 갖은 상상을 하게 만들었다. 알고 보니 타인의 인생을 베껴 자기가 그 삶을 살아가는 내용으로 숨은 의미가 무엇인지 교훈을 주는 책이다.
이 조직의 이름은 ‘다크펀(dark fern)’, 즉 ‘어둠의 고사리’다. 빼앗긴 재산을 찾아주는 일, 기밀 정보를 빼내 전달하는 일, 심지어 법으로 처벌할 수 없는 악당을 응징하는 일 등등 드러낼 수 없거나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행위를 의뢰받아 암암리에 처리한다.
시나리오 작가, 이 책의 주인공인 허징청은 약혼자인 징즈를 사고로 잃고, Louvre로 소설을 연재하고 있는 도중 수상하게 생긴 감독에게 다크펀에 영입 제안을 받는다. 상처받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자신을 초대했다는 감독의 말에 징청은 제안을 수락하게 된다. 다크펀 하우스는 인생을 반전 시켜주는 곳이지만 조건이 있었다.
첫째, 의뢰인이 원하는 인생 시나리오의 참고 대상이 될 모델이 있어야 한다.
둘째, 롤 모델의 동의를 받을 필요는 없지만 일정 부분의 타인의 인생을 훔치는 셈이기 때문에 그 인생의 장단점을 모두 수용해야 한다.
셋째, 자신의 전 재산을 비용으로 지불해야 한다.
위와 같은 규칙에 징청은 의문을 품었지만, 그곳에 일을 하면서 점점 어떤 곳인지 알게 된다. 이 책의 내용은 에피소드가 총 3장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앞서 말했듯이 타인의 삶을 베껴 쓰는 곳, 그 후의 장점도 단점도 모두 자기 자신이 책임을 지고 간다는 것이다.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사람마다 각기 다른 법이다. 우선순위가 다르면 그것을 대하는 방식도 달라지는데, 종종 그 방식이 서로의 요구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한다. 그렇게 한 방울씩 쌓인 기대와 실망이 큰 장벽을 무너뜨리는 홍수가 되기도 한다.
어느 날 갑자기 장애를 가진 린위치가 자신의 친구 샤오원을 부러워해 그녀의 삶을 베껴 쓰지만 결국에는 후회를 하고 다시 원래의 자신의 삶으로 돌아가려는 내용이라던가, 영어 교사 왕푸런이 어릴 적 자신을 따돌리려고 괴롭힌 사람이 직장의 상사이자 교감 쉬즈춘을 부러워해서, 그의 삶을 베꼈지만 다른 이면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후 회한던지 등의 내용으로 결국에는 타인의 삶을 베껴 쓰지만 또 다른 이면 양면성의 존재에 후회하고 다시 돌아가는 삶을 선택하기도 한다.
교훈을 주는 내용이 담겨 있어서 판타지스러우면서도 가볍고, 읽는 내내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