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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깨우다
클로에 윤 지음 / 한끼 / 2024년 10월
평점 :
나는 별이야. 너의 우주를 지키는 소행성. 네가 날 불렀지. 혼자라고 생각하는 널 위로해 주기 위해 3억 광년을 날아왔어. 그렇게 딱딱하게 존댓말 할 거 없어. ‘별아.’하고 다정하게 부르면 돼.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자살을 방해한 태양과 별. 별은 말을 아름답고 시처럼 예쁘게 한다면, 태양은 직설적이고 비아냥거리는 등의 화법이 좋지 않다. 새벽에게 정작 중요한 이야기는 쏙 빼놓는가 하면 알 수 없는 의문의 말만 계속 빙 돌려 말하는 별과 태양. 별은 아름답고 태양은 매혹적이다. 대체 이 둘의 정체가 뭘까 하면서 읽게 만들어낸다.
클로에 윤은 <어느 날, 너의 심장이 멈출 거라고 말했다>의 작가이다, 이전 소설만큼 더 재미가 있었다랄까. 왜 제목이 새벽을 깨우다는 것인지 나중에 가서 알게 되는 이야기이다.
7일 동안 우리는 함께할 거야. 7일 안에 넌 나를 사랑해야 해.
깨지 않는 꿈. 난 너의 깊은 우주에서 헤엄을 치던 별의 조각이고 너의 일부야. 네가 사라지면 나도 사라져. 해가 뜨면 어둠이 사라지고 아침이 오면 별이 사라지듯이.
신비로운 말과 행동을 하는 별은 대체 정체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낸다. 또 태양은 왜 이렇게 한없이 까칠한 건지. 게다가 또 다른 의문의 사람도 등장한다. 달의 요정이라고 말하는 루나의 말과 행동에 무언가의 불쾌함이 지나간다. 판타지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새벽의 깨우다는 어느 날 느닷없이 다가오는 두 사람, 별과 태양. 자살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새벽은 자신을 막은 두 존재가 불편하기만 하다.
무슨 퀘스트를 하듯, 7일 동안 함께하고, 그 안에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고 하는 별의 느닷없이 어이없는 것을 요구하는 말에 의문을 갖는 새벽은 자신의 삶의 의지를 깨우기 위해 돈, 꿈을 채웠지만 깨지 않자, 결국에는 별의 요구대로 사랑을 해야만 한다. 결국 <새벽을 깨우다>라는 제목의 일기장을 쓰기 시작하는 새벽, 갈수록 의아하게만 느껴지는 그들의 행동을 뒤늦게 이해하게 된다. 매우 담백하고 감성을 깨우는 로맨스 가미된 판타지 소설이다.
금방 빠져들 수밖에 없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