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거리던 눈빛에 칼날이 보일 때
김진성 지음 / 델피노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비틀거리던 눈빛에 칼날이 보일 때는 알모사 10을 중점으로 일어나는 사건이다. 이 제품은 몸속에 있는 알코올을 10분 안에 완전히 분해해 준다. 즉 이 말은, 알코올 운전 사고를 내도 약을 먹으면 음주운전 측정기에 걸리지 않을 자신이 있는 약품으로서, 안전한 의약품 건강식품이다. 정말 이 기능이 있을까?

이 약품 하나로 사건사고가 생긴다. 그런데 놀랍도록 반전이 준비되어 있다. 이 제목에 숨긴 의도가 보였다. 비틀거리는 그 눈빛이, 칼날이 보일 때는 무엇을 의도하는지, 책 내용 속에 빤히 보였다. 증오인가 분노인가, 불신인가. 이 속에 담긴 메시지는 책에서만 볼 수 있다.

형편없는 능력, 오랜 기간 동안 실적이 0이었던 방문 판매원 정인이 여러 회사를 돌아다니고 홍보하고 판매한다. 하지만 이것을 둘러싼 진짜 정체는 다르다.

「정 나노 테크놀. 당신의 일상을 더욱 안전하게.」

이 표지를 바라보는 민준의 비틀거리던 눈빛 깊숙한 곳에 날카로운 무언가가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서서히. 아주 서서히.

비틀거리던 눈빛에 칼날이 보일 때 96P

알코올 사건으로 동생을 잃은 주인공, 유정인은 남자 주인공이다. 동생의 관점에서 일해보고 싶어 정 나노테크놀에서 방문 판매원으로 일하지만, 항상 ‘0’이란 실적으로 사람들의 멸시를 받고 있다. 단 한 사람, 자신을 여기에서 일하게 해준 영업 소장님만 빼고 말이다. 그럼에도 그는 꾸준히 여러 회사들을 방문해, 홍보 겸 실적을 올리려고 알모사 10을 판매한다.

열심히 돌아다니는데도 여전히 실적은 저조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회사로부터 연락이 온다. 전에 있었던 일로 제게 팔아달라는 소식을 전한다. 실적을 올릴 기회이지만 과연 이게 좋은 신호일까.

여기에는 두 사람이 더 등장한다. 민준과 한결. 바뀌는 시점에 황당할 수도 있지만, 일단 이 셋이 등장하지 않으면 안 될지도 모르겠다. 곧 회사에 취업하기 때문에 아버지에게 맛있는 것을 쏘려고 했던 민준은 그날 아버지를 잃게 된다. 음주운전이 분명한데, 측정기에 나오는 것은 0, 그 뒤로 정나노테크놀에서 개발한 알모사 10에 강한 분노를 느끼게 된다.

한결 또한 마찬가지였다. 알코올 음주 운전으로 곧 결혼할 약혼녀를 잃어버린다. 비틀거리던 눈빛에 칼날이 보일 때는 그 눈에 보이는 것은 선명한 증오와 복수의 칼날을 갈아야 하는 세 명의 주인공들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 알모사 10에는 거대한 비밀이 숨겨져있다.

단점은 시점이 자주 바뀐다는 점이다. 유정인, 한결, 김민준 이 셋의 시점으로 말이다. 읽을 때, 잠깐 헷갈려서 보긴 했지만 나름 보긴 편했다는 점이 있으며, 마지막에는 좀 허무한 느낌도 나서 아쉬웠다.

현 사회에 음주 운전으로 가중처벌을 받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지 않을까 싶다. 대신 책에서 복수를 하지만 시원하지가 않았다. 모랄까. 그래서 그 신천지 같은 교회는 어떻게 되는 건데, 왜 안 붙잡힌 걸까. 항상 꼬리 자르기 같은 느낌에 시원한 느낌이 안 들었다.

이때 정인의 시선은 매우 비틀거렸다. 앞을 보는 건지 옆을 보는 건지 위를 보는 건지 아래를 보는 건지 마치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길 잃은 양처럼 심하게 비틀거렸다.

비틀거리던 눈빛에 칼날이 보일 때 117p

“살려주세요…….”

정인환은 마치 벌레처럼 꿈틀거리며 말했다.

“싫은데, 살려주기.”

반면 민준은 그런 정인환을 내려다보며 언제라도 밟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왜…… 왜…….”

“왜?”

민준은 웃었다.

“나 못 알아보겠어?”

민준은 정인환에게 다가가 강제로 눈을 마주쳤다.

“네가 술 처먹고 죽인 사람 아들이잖아.”

비틀거리던 눈빛에 칼날이 보일 때 141p

“형사님.”

그들의 얼굴이 매우 가까워졌다.

“극도의 고통이나 슬픔을 느껴본 적 있으세요?”

.

“그럼 제가 그날이 오면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지 알려드릴게요.”

.

“첫째, 평생 그 고통 속에서 산다. 둘째, 비록 악마가 될지라도 그 고통의 근원을 멸종시킨다. 제가 장담하는데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선택하셔야 할 겁니다.”

비틀거리던 눈빛에 칼날이 보일 때 163p

자신의 입과 성대를 이용해 이렇게 말했다.

천천히 낮게 그러나 차가 오준에게 들릴 만큼의 소리로.

“이제 곧 알게 될 거야.”

비틀거리던 눈빛에 칼날이 보일 때 205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