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러 수용소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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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이고 지금이고 컴퓨터가 최초로 나오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인터넷이 시작되던 때. 각종의 기사들과 뉴스 포함, 게임 등이 발달하자 안면 없는 악플러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얼굴이 안 보인다는 이유, 사회에서 받은 스트레스 등을 이유가 어찌하였건 악플을 다는 사람들은 언제고 많다. 그게 어떤 파장을 일으켜 오는지도 모른 채 말이다.

 

나는 예전에 어떤 악플러를 보았다. 한 연예인을 공격하는 메시지. 나는 거기 밑에다가 댓글을 단적도 있다. 내용에 대한 기억은 잘 안 나지만 분명 이런 식으로 썼다. ‘익명성이 보장되고 얼굴을 드러낼 수 없다고 해서, 남을 비방하고 모욕 주는 말은 하면 안 되는 것입니다. 지금 당신의 말이 곧 자신의 얼굴을 표현한다는 사실 아시나요? 좋은 말을 하면 좋은 사람이 되고 험한 말을 하면 험한 인상이라는 거. 말도 가려가며 하세요. 말에 힘이 있어요. 당신에겐 가벼운 말 한마디가 어떤 사람에게는 충격적이고 더 나아가 치명적인 살인이 될 수 있어요. 칼만 안 들었을 뿐 그 사람을 살인한 거나 마찬가지예요. 지금 그 댓글을 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보세요. 남을 비방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라고 썼던 기억이 난다. 

 

악플러 수용소를 보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하곤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방송을 타는 연예인들이 대표적이다. 악플러 때문에 자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었다. 어찌 됐건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 누구에게나 귀천이 없다. 누군가를 비방하고 모욕할 권리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정말 필요하다.

 

“정부는 오늘 2024년 1월 1일 12시를 기점으로 인터넷 악플러와의 전쟁을 선포합니다.”

 

대통령의 연설로 시작. 잘 나가는 인테리어 사장 광덕, 성형외과 간호조무사 수정, 사법고시를 치르고 있는 백수 민환, 외고 입시 중인 윤설, 게임을 좋아하는 무직자 기성, 주부 영자의 각 나름의 사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 처음부터 TV의 한 장면을 보여주듯, 스쳐 지나가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을 장면으로 보여준다.

 

여배우 고혜나(29) 숨진 채 발견

 

미안하다는 말을 남긴 자필 유언을 아버지가 발견했다고 한다. 만약 내가 저 사람이었으면 우리 아버지는 어땠을까, 정말 심장이 덜컥 내려오고 눈물도 나올 새 없이 충격적이겠지 라는 생각. 고헤 나는 대배우였고, 인기가 날마다 상승했다. 그런 톱스타가 왜 죽었을까?

 

스마트 폰에는 오직 고혜나 관련 검색어들이 실시간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유가족이 내보내지 말라는 말을 싹 무시하고 파파라치들은 영혼을 털어낸다. 뭐 그리 좋은 일이라고. 악랄함은 정말 말할 것도 없을 정도다. 솔직히 파파라치들만 없었으면 애초에 사건은 생기지 않으리라 생각되기도 한다. 그들은 자그마한 불씨만 던져 놓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지금부터가 시작이야. 5년 전부터 오늘까지 달린 댓글 중에서 악플만 모두 수집해. 지우기 전에. 해외 IP 추적도 마찬가지야. 탈퇴했으면 포털 측에 협조 요청하고. 불응하면 싹 털어버리라고!”

결심이라도 한 듯 꾹 액셀을 밟았다.

“잊지 마. 바퀴벌레는 완전박멸은 불가능하지만 개체수를 줄일 순 있어.”

 

대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무슨 일이 꾸며지는 것 인지 궁금했다. 어딘가에 납치된 사람들은 기둥 안에 갇혀 있었다. 처음에는 테스트인지는 몰라도 컴퓨터에 악플을 달지 않으면 밑에 얼음이 깨지면서 도사견에 물리거나 타죽는일뿐이다. 더군다나 여긴 어딜까 궁금해하던 찰나.

 

“먼저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다들 궁금해하실 텐데요. 여러분들이 입소한 이곳은 대통령 직속 관할 기구로 2024년 1월 1일부로 정식 출범하였습니다. 우리 기관의 정식 명칭은 ‘온라인 범죄 행위자 교정 수용소’이며….”

사내는 말꼬리를 길게 늘어뜨리며 좌중의 분위기를 살피는 눈치였다. 그러다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쉽게 말씀드리자면 ‘악플러 수용소’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악. 풀. 러. 수. 용. 소.」

“왜 이래? 새삼스럽게. 좋아하잖아? 다들.”

“….”

“마. 녀. 사. 냥. 게임…. 큭.”

 

더군다나 잡혀오면 그곳만의 룰이라는 게 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지 않던가.

4문항의 즉결처리. 그들이 처리한다는 말은 곧 죽음이 아닐까 싶다. 계속 여기에 레드카펫처럼 보이는 핏자국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니까 말이다. 그들에게 반항해도 죽고, 규칙을 지키지 않아도 죽고, 결국 죽는 건 마찬가지였다. 사실 수용시설은 두 달 전부터 이미 마련된 상태이다. ‘고혜나 사건 관련’을 전담하는 수용소의 인원이 총 200명이란다.

 

그리고 악플 수용소에 수감자들을 파리 목숨으로 여기는 이들. 탈출하다가 높은 전압으로 인해 죽은 세 시신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한 대사가 눈에 띄었다.

 

“여러분들이 무모한 생각으로 이 철책을 넘으려 접촉하는 순간, 이 금속 망에는 상상 이상의 높은 전압이 흐르게 됩니다. 무엇 때문에? 바로 비축된 전압 때문에. 다시 말해서 비축된 전압은 뭐다? 여러분들이 쌓은 악플과도 같죠.”

“전기 모기채는 2,000 볼트의 전류가 흐르지만, 우리 철책 담에는 무려 15,000 볼트가 흐른답니다. 무려 7.5 배지요. 여러분들은 오늘 돈 주고도 못할 유익한 과학 공부를 하신 겁니다. 사람의 신체가 15,000 볼트의 전류에 닿았을 때는 이렇게 한낱 고깃덩이가 되어버린다는 것을 말이지요. 아! 하지만 이것은 먹을 수 없어요. 벌레니까요.”

 

사람의 목숨을 귀히 여길 줄 모르는 건가, 사람 목숨을 파리처럼 여기는 이들. 악플러도 나쁘지만 이것도 너무 심하다. 가끔은 제정신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수감된 사람들은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하면서 매일 싸우기 일쑤. 그러다 윤설이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그 남자는 강간을 시도하다가 끌려갔다.(죽었을 거라고 추정되는 글이 있다.)

수감자들은 서로 화합하기로 한다. 처음에 들어왔던 11명에서 생존자는 여섯 명 밖에 안 남았다. 그중 윤설은 악플에 공감 버튼을 누르고, 셀카를 찍었다는 이유로 잡혀간 것.

 

레드볼 받는 날 박기성은 다른 수감생들 보다 많이 받아서 조기 퇴소를 할 수 있었다. 조기 퇴소하는 대신에 팔찌를 차고 나가야 한다. 그 팔찌는 악플을 다는 즉시 관제본부로 정보가 송출된다고 하는데, 설마 진짜로 악플을 달 줄이야. 반성의 기미조차 하나도 없는 박기성은 또 악플을 달았다. 손목 팔찌가 결국 폭발하여 과다출혈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20일 차 되던 날 수감소에도 전해진다. 참 씁쓸하다. 꼭 현실을 보는 느낌.

 

고혜나라는 인물은 맞는 말을 했을 뿐인데, 악플이 달렸다.  고혜나의 사망하기 전 과거와 현재 수감자들의 생활을 왔다 갔다 하면서 설명해준다. 윤설의 부모와 달리 수정의 부모는 구수한 사투리를 내뱉으며 딸에게 말을 하는데, 실제 드라마 보는 것처럼 눈이 아닌 내 귀에 쏙쏙 음성이 들려오는 것 같은 느낌은 환청인가?

 

레드볼을 받고 나간 오수정은 전광판에 자기의 신상정보와 사진까지 싹 다 털리고, 악플 단것까지 털리자 결국 철도에 뛰어들어 자살했다. 결국 그들에게는 

「더 이상 ‘레드볼’은 구명줄이 아니었다. 시한폭탄으로 다가왔다.」

 

생존자 명단에서 그들은 하나씩 하나씩 지워져 갔다. 세 번째 레드볼의 주인은 장민환. 장민환은 악플을 달았다기보다 DM으로 대놓고 욕을 한 것이다. 민환은 사람들에게 시달리고, 사법고시 1차 합격도 취소되었다. 또한 민환의 아버지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투신을 했다. 

 

「품 안에 발견된 유서로 추정되는 메모에서는 모두 자기가 떠안고 갈 테니 제발 아들의 합격을 부디 취소시키지 말아 달라는 글로 빼곡히 적혀있었다. 수신인은 ‘존경하는 법무부 관장님 앞’으로 적어뒀지만, 끝내 전해지지는 않았다.」

 

부모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자식. 결국 끝내 부모는 언제나 자식 편이었다. 자식의 앞날을 걱정하고 안위를 걱정하고 안녕을 기원하는. 저 글을 보자마자 울컥해지는 기분이다. 나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니 너무 공감하는 문구랄까.

 

결국 여기에서 하나씩 지워지고, 윤설만 남게 되는데, 과연 그녀는 어떻게 될까? 하면서 마지막 장까지 손을 놓지 못했다. 요즘 악플러들 다는 사람들이 이 책을 꼭 읽고 반성을 했으면 좋을 것 같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말과 행동이 상대한테는 양면의 칼날이… 즉,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이 글을 쓰신 고호님, 정말 실제 있었던 일처럼 현실 나게 쓰셨어요. 무서운 반면 한편으로는 악플러들에게 얼마나 이 갈리는지 문체에서도 너무 잘 느껴졌어요. 이런 소설을 집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악플러에 대처하는 방법은 다양하게 많아요.

그중 하나가 “인터넷 명예훼손”이라는 것이 있는데 거짓이든 사실이든 나를 비방했고 모욕했으며 심신을 모독했기때문에 명예 훼손죄로 즉시 신고할 수 있습니다. 악플때문에 그 누군가는 고생 안 했으면 좋겠고, 마음이 약해져서 자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단하나의 말 한마디로 누군가를 죽이고 살린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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