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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씨씨TV
천눈이.서혁노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바른 북스에서 낸 신간 에세이 중 《당신의 씨씨 TV》는 색다른 모험을 하는 느낌이다. 각 챕터마다 다양한 시선으로 쫒게 되고 있다. 누군가의 일상을 그냥 엿보는 느낌의 묻어나는 당신의 씨씨 TV. 진짜로 골목골목, 내가 걸어가는 느낌을 주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의 항마력이 나를 끌어당기는 느낌이다.
사진과 일러스트의 환상의 조합, 오늘은 어딜 가고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과연 오늘은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한 장 한 장 넘어가면서 다른 장면과 구도의 색채를 가진 사진들과 일러스트의 조합이 눈에 들어온다.
이건 마치 내가 된 느낌, 꼭 내 생각을 들여다본것처럼. 내 일상에 빗대어 그린 것 같은 이런 벌거숭이 같은 느낌도 든다. 오늘은 라면 내일은 랍스터의 본문 중 「짭짤한 MSG의 마력은 목 줄기를 타고 흐르며 순간의 유희를 즐기기 충분하고, 두둑한 내일의 뱃살을 예고하며 미약하게나마 살아갈 에너지를 전해준다. 내일의 태양은 찬란하게 빛나겠지.」 라면 먹을 때 뱃살 생각하고 먹는 나를 비추는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각 편마다 나에게 힘을 주는 내용들이 많이 있다.
좀 더 가면 《10년째 다이어트》란 소제목이 보이자마자 빵 터졌다.
「연애, 업무, 승진, 월급 스트레스에 오늘도 먹는다.」 아기 낳고 살찐 내 모습을 볼 때면 다이어트해야지 하면서도 못하고 있다. 5년째 다이어트 중. 육아 스트레스 때문인지 점점 살이 찌다가 도 어느새 내 모습을 보기 싫을 때도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나마 위안을 삼기도 했다.
「그동안 먹었던 세월은, 몸의 곡선을 통해 드러난다. 내가 먹은 게 내가 되는, 몸만큼은 가장 솔직하다. 오늘도 갖가지 욕망으로 괴롭힘을 주지만, 언제나 제자리에 있는 든든한 내 편. 수고들인 만큼 정확히 변화되는 건 우리의 몸뿐이다. 억울함이 존재하는 세상, 유일하게 반칙이 성립되지 않는 정직한 대상은 특별하다. 공평한 신의 결과물인 몸만큼은 나의 왕국이 된다.」 92P
「빈 공간, 친군들의 부추김에 못 이겨온 이곳은 크디큰 음악과 화려한 조명을 앞세워 나의 감정을 숨길 수 있는 곳. 이제 하늘나라로 가버린 나의 단짝 재롱이는 공허함만을 남기고 떠났다. 나 홀로 쓰린 마음을 품고, 단짝을 보내는 일은 이곳의 가벼운 음악과 정처 없이 떠다니는 화려한 불빛만큼이나 덧없다. 떠나는 영혼의, 짧지만 강렬했던 삶은 선명한 이미지로 남아, 눈부시게 반짝거린다. 좀처럼 추슬러지지 않는 슬픔과 고독은 여기서 달래 본다.」 107P
이 책에서는 위안을 얻고, 교훈도 얻고 다양한 삶의 형태를 보여주는 것 같다. 점점 시간이 가면 갈수록 보이는 삶의 형태와 그 상황에 대한 처세술을 보여주면서 깨닫게 해 준다. 처음에는 이미지가 다소 10~20대가 나오다가 점점 50~60대의 삶을.. 한 사람의 인생을 보여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당신의 씨씨 TV를 한번 보면 금방 책 속에 푹 빠지게 되는 경험을 할 것이다. 꼭 나의 삶을 한 장 한 장 보는 느낌을 마주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