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새움 세계문학
나쓰메 소세키 지음, 장현주 옮김 / 새움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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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는 상당히 알려진 작가지만,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하자면, 적어도 내 주변에 다독을 하는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도 그가 유명한 소설작가인 것은 알지만, 그의 소설을 한권이라도 완독했다는 사람은 발견할 수 없었고 이는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의 이름은 문학평론이나, 영화비평, 혹은 다른 예술분야에서 인용되는 인물중에 하나였는데, 이는 그의 작품이 기존 것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를 진행했음에 대한 반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고등학교때 친하게 지냈던 친구한명이 당시 다독을 하던 내게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을 읽어보았냐고 물어보았고 나는 무심코 읽어볼께란 말을 하고 지나갔는데 아주 오랜세월이 지나서 만난 것이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이다. 이름없는 한 고양이가 구샤미라는 선생의 집에 기거하면서 고양이의 관점으로 본 인간군상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가 작품활동을 한 것은 문부성 장학생으로 케임브리지 영문과에 재학하고 있던 당시로 알고 있다. 물론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 이런 내용은 등장하지 않지만, 독자로서는 소설을 읽는 내내 일본의 내부사정을 하는 일본인이 일본밖에서 일본, 그것도 근대화되고 있는 일본을 풍자적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인상을 밖았다. 일본에 기거하지 않았던 루스 베네딕트가 문화인류학적인 관점에서 <국화의 칼>을 썼다면,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사회문화적 대변동이 있던 그 시대에 고양이를 소세키 본인에 절반을 대입을 하고, 교사로 연명하면서 때로는 교활하고 현실적이지만, 집안에 들어선 도둑에게는 도둑맞은 물건도 제대로 얘기 못하고 소심한 성격의 절반을 작가 본인 혹은 자신이 바라본 일본인에게 대입했다고나 할까.


하이쿠와 일본 전통문학과 예술, 그리고 일본어 자체로 할 수 있는 말장난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고양이의 관점에서 바라본 일본 사람들이라는 말로 함부로 추천하기에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그래서 다른 일본 작가의 소설이나, 일본문화에 대한 어느정도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접근하기 좋다). 하지만, 일본과 관련된 내용이 아니더라도,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보며, 새로운 예술은 엄청난 관찰로 인해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소세키가 소설을 집필하는 과정에 있어서의 상상력은 실제 고양이의 행동반경을 목격하고, 그가 알고 지낸 사람들을 통해 메이지 유신 전후에 있었던 일본의 모습에 대한 기록에서 만들어진 것을 터이다. 그래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20세기를 시작하는 일본을 그려낸 아주 조심스런 기록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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