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묻다 - 과학이 놓치고 있는 생명에 대한 15가지 질문
정우현 지음 / 이른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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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우주에 관한 관심이 있다고 해도 평범한 사람들에겐 지적으로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장벽이 있다. 인생이 무엇인지, 행복이란 무엇인지를 들여다보는 것만큼 아득하고 신비한 것이 우주와 생명의 기원에 관한 것일 테다. 하지만 각자의 하루하루 일상을 들여다보면 우리의 관심은 모두 생명과 관련되지 않은 것이 없다. 신체의 변화와 노화, 통증과 질병, 불안과 행복에 관한 생각. 이 모든 것들이 몸과 마음 혹은 의식으로 모두 생명의 상태를 나타내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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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작은 것, 사소한 것이 모여 세상을 이룬다 생각했는데 요즘은 반대로 인류의 극소수 뛰어난 사람들로 인해 세상은 발전하고 그 혜택은 수많은 사람이 누리는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한다(사실이기도 하다). 한없이 작아진 개인의 존재론적 인식이다. 아마도 예전 같지 않게 식어가는 열정과 빠져나가는 에너지로 인해 치열한 삶을 살기보다는 편안한 삶을 살고자 하는 것에 대한 변명, 안일함 때문인지도 모른다. 편안한 순간에도 문득문득 찾아오는 생각은 이런 삶을 계속 살다 보면 결국 놓치게 되는 것은 살면서 마주하는 것들, 존재 자체에 대한 경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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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연구방법이 곧 객관적이고 타당한 진리를 발견하는 과학임을 인식하기 쉬운 시대를 살다 보면 소위 전문가들의 견해와 권위, 이론에 다수의 사람이 의문을 품기보다는 대체로 그 지배적 체제에 따르기 마련이다. 그 방면에서의 이론과 지식에의 접근의 한계로 정보가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온갖 사람과 사물, 미디어가 나를 둘러싸고 있는, 현혹되기 쉬운 세상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혹은 이면의 세계를 둘러보는 일은 더더욱 요원하지 않다. 의심하고 회의적으로 묻고 되묻기를 하는 일에 훈련되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이 관심을 두기에 과학은 전문 분야가 되어 지적 호기심마저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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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저변의 이야기들은 이 책을 읽은 동안 내내 저자의 시선에서도 읽어낼 수 있다. 과학사에서 한 시대마다 발자국을 남긴 패러다임과 지배이론의 끊임없는 교차, 그리고 다윈 이후 지배적인 진화이론의 진화와 20세기 이후 현재까지 DNA를 둘러싼 생물학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거쳐온 수많은 논쟁과 통찰들을 중심으로 책을 구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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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신비와 경이로움을 살면서 단 한 번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사람이든 식물이든 동물이든 탄생과 성장 과정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초인적 인간의 삶이 아니다 할지라도 때로는 너무도 완벽해서 경이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TV에서 다큐멘터리를 볼 때면 확대되어 보이고, 타임랩스를 통해 생장하고 증식하는 세계만 보더라고, 변화, 탈피를 통해 여전히 그 견고한 세상의 모습은 놀랍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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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가 꽤 길었지만생명을 묻다는 다소 존재론적 질문으로 시작한다.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고 부마다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체로 장마다 일관된 분량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장의 배치를 보면, 저자가 책의 구조를 설계하면서 학자로서의 연구 질문과 관심, 그리고 그간 철학과 문학, 예술과 자신이 속한 분야의 책과 논문을 바탕으로 재배열하고 배치하기 위하여 고심하였을지 상상이 된다. 비약은 아니지만, 그간 나의 독서에 방향성이 없지는 않았겠으나, 내가 늘 좋아하던 것만 찾아보던 나의 읽기와는 사뭇 다르다. 이른바 이 교양 과학철학서 안에 언급된 책의 부분들을 보다 보면 책 읽기의 생산성과 철학적 사유가 한 권의 책, 그러니까 저자가 하고 싶었던 궁극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 과정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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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주의를 기울였던 것은 철학사와 과학사를 넘나들며 등장하는 여러 학자의 견해를 짧게 언급하고 넘어가는 부분들이 그저 나열에 그치지 않고 전후 논조를 뒷받침하여 강화하거나 반박을 하는데 균형을 잡고 잘 이끌어가고 있는가에 대한 부분이었다. 오래되고 얕은 지식으로 들은 적은 있어도 개념화가 완벽히 되어 있지 않은 부분이 많았으나, 대부분은 저자가 책에서 개념 정의를 다시 자신의 언어로 잘 언급해 주고 있어서 친절하기까지 하다. 물론 뒤로 갈수록 전문적인 분야도 나와서 일부는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500여 페이지에 이르고 있지만 모르긴 해도 읽는 동안 내가 느낀 점은 더 길게 자세히 설명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지만 제한된 지면에 꼭 필요한 말만 넣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500여 페이지의 책을 단번에 읽기란 쉽지 않지만, 이 책은 저자의 절제된 유머와 문학과 예술을 통해 드러난 생명에 관한 적확한 문장은 완벽히 저자의 그간의 읽기를 통해 얻은 것이라 생각한다.

 

집안 책장에 가득한 수많은 책 중 과학 분야의 서적은 많지 않음에도 여전히 읽지 못한 채 자리만 지키고 있는 과학서적들이 가득하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내게 다양한 지식이 쌓였다기보다는 질문하는 인간, 그리고 이쪽과 저쪽, 혹은 경계를 오고 가던 과학적 논증과 사유로부터 조금은 더 자유로워졌다고 할까. 읽고 싶은 책들이 많아졌다. 저자는 분자생물학 전공자 임에도 인문학적 책 읽기에 편식이 없었고, 그 결과로 교양 과학 철학서를 우리 앞에 내어놓았다. 그간 이런 스타일의 책을 국내서에서는 좀처럼 찾기 어려웠는데 추천사를 쓰신 홍성욱 교수님 말씀처럼 뉴페이스로 등장했다. 책을 낸다는 일이 여느 때보다 쉬워진 시대에 살고 있지만 그 수고로움과 뿌듯함을 아는 독자는 얼마나 될까. 그래서 성의껏, 열심히 읽었고, 때로는 문장을 읽고 나서 이렇게 재배열해 본다면, 혹은 이 단어는 이 문장을 표현하는데 적절한지, 대체하면 더 좋을 용어도 떠올려 보며 읽었다. 이 부분들은 저자에게 학생이 질문하듯 천진하게 질문을 해볼 생각이다. 이상한 질문이라도 넓은 아량으로 받아주시길

 

 

그럼에도 이 책에서 시작부터 끝까지 읽으면서 새겨둔 부분이 있다면 불균형 속에서의 균형 혹은 평형을 찾아가는 생명의 신비, 생명현상의 비밀이 담긴 암호로 DNA에 인격을 부여하면서 20세기 인류의 많은 부분을 그 자체가 생명의 본성으로 여겨지게 된 과정, 20세기 유전학의 발전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생물학이 현재 과학영역에서 차지하고 있는 관심과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환원주의적 시각이 여전히 우리에게 얼마나 뿌리 깊게 내려있는지를 이야기하면서 생명은 존재, 결과가 아닌 과정이라는 것을 잘 알려준다. 마치 행복이 어떠한 일의 결과가 아니라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과정이라는 것을 말해주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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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호기심은 어떻게 발생하는가. 우리는 책을 읽으면서 언급되는 책들이 궁금해져서 온라인 서점에서 장바구니에 담기도 하고, 평소 잘 몰랐던 사실을 우연히 책을 통해 발견하는 일은 누군가가 책을 추천해주어 보는 것보다 다소 능동적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중고등학교 이후 아주 살짝 언급하고 넘어갔던 부분들의 그 이상을 알게 된 부분들도 있고, 여전히 비판적 시각을 갖기가 쉽지 않은 의심의 눈초리는 어떻게 가질 것인지에 대한 태도도 잠시 배우게 된다. 비록 내 전공 분야가 아니었음에도 생명에 관한 일은 우리 모두와 자기 자신에 대한 일이 아닌가. 적어도 내게는 이 책으로 인해 책장에 꽂힌 멀게만 느껴지던 과학서를 좀 더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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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 (양장)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소설Y
구병모 지음 / 창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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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 제목을 들은 게 언제였을까. 모르긴 해도 꽤 오래전이었던 듯하다. 소설 제목이 주는 달콤한 이미지가 있었고, 지금은 청소년 문학을 좋아하지만, 그 시절엔 그건 청소년들이 읽는 문학이라고 여겼다. 구병모라는 작가의 이름을 알게 된 것도 그즈음이었으나 내가 본격적으로 작가님에게 관심을 돌리게 되었던 것은 단 하나의 문장이라는 소설집을 보고 난 후였다. 그제야 언젠간 위저드 베이커리도 읽어보자 싶었는데 50만 부나 팔린. 베스트셀러를 너머 스테디셀러가 된 그 책을 이제야 읽게 되었다표지를 보면 소설 나미아 잡화점이야기가 생각나는 듯한데, 나미아 잡화점 이후 유사한 책들이 많이 나왔고 그 이후 책들은 다 비슷한 분위기의 소설일 거라 생각했다. 작가의 말에서 언급한 것처럼 귀향이나 회복, 치유와 화해를 넘어 미래에의 전망을 드러내는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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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출간되고 14년이 지났고 개정판으로 읽었기 때문에 이전판 보다 이야기가 좀 더 순해졌는지 아니면 매워졌는지 확인할 길은 없다. 다만 이전 책이 이 책보다 더 날 선 부분이 많다면 다시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이 책이 좋았다. 나는 언제나 견디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했었다. 그것은 성장기를 지난 성인이든, 그 속을 지나고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든 뭐든 좋았다. 물론 성인이 되어 이런 소설이나 영화를 볼 때마다 제발 아이들이 너무 일찍 어려운 일을 겪어 제 나이보다 어른스러워지는 모습들은 늘 마음이 아프다. 비록 내가 그 길을 걸어왔고 지금 이렇게 별일 없이 사는 모습을 보아 그들도 역시 그렇게 살아가리라는 것은 알지만 그럼에도 세상 즐겁게 지내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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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 최근에 창비에서 출간된 사랑하는 이모들을 읽었다. 나 역시 그 시절을 어떻게 지나왔는지 회상 하다 보면 느껴지는 것들이 있지만 그것들이 정말 왜곡이나 가감의 변형 없이 그대로 존재하는 것인지는 잘 모른다. 그런데 한 번씩 어른이 되기 이전에 시간과 감정을 다룬 소설들을 읽다 보면 나 역시 그런 시간을 지나지 않았겠는가. 지금은 그 모든 시간을 지나왔기에 괜찮다고 느낄 뿐. 괜찮지 않았을 것이다.

 

위저드 베이커리에는 매일 빵집을 들르는 주인공 가 나온다. 아이가 빵을 좋아하나 보다. 라고 생각하며 읽기 시작한 이 소설이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왜 매일 빵집을 들르는지, 왜 말을 더듬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새엄마를 배 선생이라 부를 때만 해도 앞으로의 소설 전개를 예측하지 못했다. 언젠가 정용준의 단편 소설 사라지는 것들에서 이야기였듯이 주인공은 새로 형성된 가족의 울타리가 무너지는 것을 원치 않았기에 스스로 참고 말을 삼키고, 자신의 활동반경을 줄여가며 살아왔지만 결국 그것이 와장창 유리창이 깨어지듯 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소설은 그런 일련의 사건으로 시작해서 주인공이 위저드 베이커리의 마법의 공간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러한 이야기가 주는 환상소설은 우리에게 낯선 것은 아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나, 나미아 잡화점, 그리고 나니아 연대기 등등.. 그런데 이 소설이 그런 고전과 다른 점은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 배선생이 주인공에게 가하는 일련의 여려 행위(결국은 아버지와 한국사회의 뿌리깊은 가부장제..)와 마음에 대한 묘사들이 현실에서 충분히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는 그보다 덜하거나 더한 모습으로... 나는 작가가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그보다 덜하거나 더한 사람들의 삶도 단 한 문장으로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이른바 우리의 주인공이 베이커리 점장에게 습격한 몽마를 자신이 개입하여 스스로 그 습격을 받음으로서... 점장은 말한다. ‘네가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네가 겪은 그 일들이 다른 누군가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고..’ 아마도 이 소설을 주욱 읽어 나가던 독자들도 마법사 점장의 그 말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았을 것이다. 이야기의 큰 줄기는 주인공이 집을 나오게 된 이야기와 두 선택지로 인한 두가지의 미래를 보여주지만 그 사이사이 작은 에피소드를 통해 누군가에 대한 증오의 칼날이 스스로에게 향해 있음을, 혹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결코 가볍지 않은 선택에 대한 여러 가지를 독자에게 들려준다. 비록 이야기의 형식은 전래동화의 형식은 아니지만 뭐랄까.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마음과 태도에 대한 오래된 교훈을 조금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게 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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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되돌려 다시 특정 시점에서 시작한다면 우리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해온 실수를 만회하며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애초에 그런 일이 불가하기 때문에 빅터프랭클은 인생을 이미 두 번째 사는 것처럼 살라고 죽음의 수용소에서 말했다.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은 단 한 번인데, 두 번째 살라고 하는 의미는 매 순간을 소중히 후회하지 않을 만큼 살라고 하는 것일 테다. 나는 그 책을 읽을 당시 그 의미를 정확히 알지는 못했지만, 위저드 베이커리에 등장한 타임 리마인드부분을 읽으면서, 다시 돌아가더라도 우리는 우리가 지나온 삶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더 나은 삶을 살리라는 보장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되돌아 갈길이 우리에겐 없다는 것, 우리에겐 그렇게 흘러가는 삶에서 지금 기억해야 하는 것들이 또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이 소설이 너무 좋았다. 우리의 주인공이 시간을 되돌려줄 그 머랭을 먹었더라면, 아마도 소녀와 마법사 점장은 그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사라졌을 것이다. 물론 주인공이 그것까지 염두에 둬서 머랭을 먹지 않은 것이 아니라 결국 온 힘을 다해 그가 결정적 순간을 온몸으로 막아내고 부딪혔다는 데 있는 것 같았다. 내 기준에서 아이들과 청소년이 꼭 이런 일을 겪어야 성장해야만 하는 소설을 써야 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구병모 작가는 언제나 그런 현실을 이야기해왔고, 그것이 현실보다 더 리얼리티를 느끼게 해주는 방식으로 내게도 주어진 삶을 순간을 인식시켜 주기 때문이다. 청소년 문학이니 청소년들은 어떻게 읽었는지도 사실 많이 궁금하다아마도 국내에선 위저드 베이커리 이후 유사한 분위기의 책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듯한데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왜 그런 책들이 서점가를 휩쓸게 되었는지 이해가 될 듯하면서도 위저드 베이커리와 같은 책은 찾아보기 힘들 거 같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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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 컬렉션 (도스토옙스키 탄생 200주년 기념판) - 전11권 - 가난한 사람들 + 죄와 벌 + 백치 + 악령 +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석영중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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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했다가 천양장으로 사고 취소했는데 재주문.
덕분에 남는 펀딩으로만 주문했지만
받아보는 순간 기쁨을 생각하며..
좋은 책 좋은 가격으로 내어줘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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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 컬렉션 (도스토옙스키 탄생 200주년 기념판) - 전11권 - 가난한 사람들 + 죄와 벌 + 백치 + 악령 +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석영중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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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ㅠㅠ 안사면 후회하겠지.. 일단 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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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타르코스 영웅전 1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1
플루타르코스 지음, 신복룡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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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위대하고 영웅적인 업적이 아니라 일상의 언행들이다. 풀루타르코스는 영웅의 업적을 나열하지 않았다. 그는 그들의 사소하고도 인간적인 애증을 얘기하고 있다.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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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히 되돌아보면 의롭지 못한 사람에게 지고 저쪽이 비겁했다고 탓하는 것은 지혜로운 삶이 아니다. 진정으로 지혜로운 고수는 암수(暗數)를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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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단체의 삶이든 개인의 삶이든 열심히 사는 것이 얼마나 성숙하게 만드는가를 잘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p.49

 

테세우스는 민주정치를 시행할 것이며, 그러한 제도 아래 자신은 다만 군대의 지휘자와 법의 옹호자 노릇만 하고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살도록 하겠노라 약속을 했다. 그는 이미 비대해진 그의 권력과 용맹을 두려워하면서, 억지로 따르기보다는 설득당하는 길을 선택했다. p.88

 

로물루스는 가장 영향력 있는 시민의 의무란 지위가 낮은 사람들을 아버지처럼 돌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 지위가 낮은 사람들은 권력자를 두려워하지 말고, 명예를 얻으려고 초조해하지 말며, 그들을 아버지처럼 여기고 아버지로 여김으로써 선의를 베풀라고 가르쳤다.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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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물루스는 포로들을 박해하지 않고, 그들의 집을 부순 다음 로마로 데려와 로마인들과 동등하게 살게 해주겠노라고 약속했다. 오늘날 돌이켜보면 로마를 번영시킨 일 가운데 이보다 더 크게 영향을 끼친 일은 없었다. 로마는 언제나 통일국가를 이루었고, 그들이 정복한 부족과 어울려 살았다. p.132

 

자신이 가진 권위를 남에게 넘기거나 자신의 임기를 스스로 연장하는 통치자는 더 이상 왕이나 지배자로 볼 수 없다. p.160

 

 

리쿠르고스는 어떤 사람인가. 왕의 삼촌이었으나 스스로 모함을 받을 것을 염려하여 먼 길을 떠나 그들로부터 왕권에 욕심이 없음을 보여주었던 사람이다. 이 책에서 언급된 여러 사례를 살펴보다 보면 현명하고도 지혜롭게 자신을 스스로 위기로 몰 수 있는 일을 벗어난 여러 가지 일화들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그는 왕권의 분산시키기 위해 원로원을 만들었고, 토지분배와 더불어 화폐개혁을 통해서 통해 뿌리 깊은 병폐였던 가난과 재산의 불평등을 없애고자 하였다. 특히 그는 명성이란 스스로 쌓아올린 덕행으로만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스스로가 점잖고 정신적으로 평온하여, 매우 엄격하고 소박한 생활 양식을 갖추고 있으며, 지치지 않는 근면함을 갖추고 있었음을 시민들은 그의 삶의 모습을 통해 알게 되기도 한다(p.184).

 

그리스 도시국가 중 스파르타와 관련된 이야기는 영화를 통해서든 여러 전쟁사를 통해 흐릿하게 알고 있었지만 스파르타가 긴 시간 도시국가로 오래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리쿠르코스가 초기에 개혁한 여러 가지 정치 경제적 개혁에 관한 것이 토대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현대적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공산사회라는 이데올로기 사상적 면을 갖고 있던 그 시절 사람들의 삶 속에는 탐욕이나 결핍을 느낄 일이 없었고, 오직 안락한 평등만이 있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불평등이 심화 된 오늘날의 삶보다 더 나은 면이 있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플루타르코스는 이러한 면에서 시민의 삶의 가치를 더 드러내는데 그들의 삶이 편안 했던 것은 바라는 바가 소박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진정 즐길 때는 즐기며 살았던 그들의 모습에 대하 쓴글을 보다보면 과연 이 책이 정말 1900년 전에 쓴 글이 맞나 싶을 정도로 놀랍다.

 

그렇다면 리쿠르코스와 비교를 이룰 다음 인물은 누구인가. 바로 로마의 누마왕이다. 로물루스가 죽은 후 원로원에서는 누마를 왕으로 추대했던 과정은 지금 생각해도 상당히 좋은 방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자세한 이야기는 책에서 확인^^). 앞서 읽었던 리쿠르코스의 이야기는 앞으로 어떤 영웅의 이야기가 나오더라도 더 뛰어난 영웅은 없으리란 모습을 예상하게 했는데 플루타르코스가 각각의 영웅들의 면면을 각 나라의 상황, 그리고 국가를 넘어선 절대적인 기준에서의 비교 등을 통해 그 상대성의 차이를 줄이고 영웅적인 면을 보여주기 때문에 또다른 차원에서 새로이 소개한 영웅의 이야기게 빠지게 하는 것이었다.


누마 역시 리쿠르고스와 같이 왕의 자리, 권력에 대한 스스로의 마음에서 나온 의지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그의 아버지와 마르키우스의 충고를 잘 새겨 들었다. 진정한 왕의 업무란 신에게 봉사하는 점이라는 것을 생각하라는 것, 네 안에 잠들어 있는 정의감을 그대로 두지 말고 깨워서 도망치지 말라는 충고에 스스로의 고집을 꺾고 왕이 되기로 하였다. 이런 누마는 로마로 입성하자마자 300명의 켈레레스(호위무사와 같은 왕의 경비대)를 없애고, 전쟁으로 인해 과열된 국가의 기질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누마 역시 리쿠르고스처럼 무력으로 얻은 땅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모두 나누어주었으며, 농민이 농업에 전념하면서 탐욕과 불의에 빠지려는 전사들 특유의 욕심을 버리게 하였다. 결국 누마의 시대에는 전쟁이나 당파나 정치 혁명이 일어난 기록이 없을 정도로 누마 개인에 대한 질투나 미움도 없었고, 그의 왕위를 빼앗으려는 음모나 야심을 품었던 이도 없었다고 한다. 이는 이후에 등장하는 여러 영웅들이 많은 이들로부터 시기와 질투를 받았던 것과는 달리한다. 어떻게 보면 이 책 전체에서 누마는 왕도정치의 근본을 보여준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259페이지 내용에는 그가 얼마나 지혜로우면서도 통치력을 갖고 있었는지 잘 확인시켜 주고 있다.


결국 리쿠르고스와 누마는 시민에게 지나친 것을 없애고 부족한 것을 채우면서 엄청난 개혁을 단행하였는데 플루타르코스는 그럼에도 이 둘의 중요한 차이점을 언급한다. 누마의 제도는 민중을 향해 있었던 것에 반해, 리쿠르고스의 경우 귀족정치의 성격을 뛰고 있었기 때문에 노예나 시민, 귀족의 삶이 약간은 분리된 면이 없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 책 전체를 통틀어 이 두 영웅의 이야기가 가장 이상적인 통치의 모습으로 느껴지기도 하는데 리쿠르고스의 경우 그가 죽은 후에도 약 600~800년간 안정된 체제를 유지한 모습에서 그 사실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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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타르코스가 다음으로 언급한 두 영웅은 솔론과 푸블리콜라 이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테세우스와 로물루스, 누마 정도를 제외하곤 처음 알게 된 영웅들이라 사전지식 없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오히려 알지 못한 이 영웅들의 이야기를 읽느라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솔론 역시 정치에 발을 들여놓는 것은 내켜 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가 부자들의 탐욕과 민중의 오만이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한다. 플루타르코스가 쓴 글을 보면 솔론 역시 후세대인인 마르크스가 이야기한 능력에 따른 기여와 필요에 따른 배분을 앞서 기대한 사람이었으나 그것을 현실적으로 바꾸기엔 어려움이 많은 것을 알았다. 그러나 그는 법을 집행하면서 나약함을 보이지도 않았고,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도 않고, 자신을 뽑아준 사람들에게 아첨을 하지도 않았다.

 

많은 개혁을 시도하였음에도 그는 결국 부자와 가난한 사람 어느 쪽도 만족시키지는 못했지만, 이후에 시민들은 그에게 더 많은 권한을 주고 정치체계를 개혁하고 새로운 법률을 만들 수 있도록 하였다. 무엇보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피해를 본 사람 못지않게 피해를 보지 않은 제 삼자도 가해자를 처벌하려고 애쓰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고 언급한 부분이기도 하다. 비록 그는 초기에 정치에 발을 들여놓는 것을 탐탁치 않게 여겼지만 이후에는 좀 더 훌륭하고 정의로운 명분을 신속하게 옹호하고 위험을 함께 나누면서 조국의 어려움을 도와야 하며 그렇지 않고 어느쪽이 이기는지를 편안하게 기다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솔론이 이후 왕위에서 내려와 떠나는 장면 역시 꽤나 인상적이다.

 

플루타르코스가 솔론과 함께 비교 인물로 내세운 이는 로마의 푸블리콜라이다. 플루타르코스는 p.336에서 그를 이렇게 설명한다. ‘그는 누구나 쉽게 만나볼 수 있는 사람이었고, 그의 집 문은 늘 열려 있었으며, 신분이 낮은 사람들이라고 해서 그들의 말을 듣거나 도와주는 일을 거절하지 않았다.’ 그는 이후 왕이 되어 자신의 고유한 권한을 행사하여 가장 중요한 법안을 미리 제정해 시행하기도 하였는데 그 중 하나는 누구나 집정관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한 일이다.

 

영웅전을 읽다 보면 영웅들의 이야기에도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하지만 플루타르코스가 매 두 영웅의 이야기가 끝난 후 비교를 하는 글을 통해서 자신의 관점을 보여주는 부분이 더 매력적이다. 앞서도 언급을 하였으나 솔론과 푸블리콜라를 포함하여 쓴 비교의 글이 단순하지 않다. 이를테면 이 두 사람을 비교한 글을 그는 이렇게 쓴다. ‘푸블리콜라는 솔론을 본받았으며, 솔론은 푸블리콜라가 옳았음을 입증해 주었다.’ 라고 쓰면서 이들의 삶이 당대뿐만 아니라 후대까지도 어떻게 전해지고, 그 가문이 이어지고 있는지 등 횡단적인 비교를 넘어서 잘 설명하고 있다. 솔론이 지혜로운 사람이었다면 푸블리콜라는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다는 부분이나, 권력을 장악하고 있음에도 권력을 더욱 민주적으로 행사한 점, 정당하게 주어진 권력조차 남용하지 않은 점에서 솔론 못지않게 훌륭했다는 이야기들은 플루타르코스가 영웅전 1권 전체에서 종종 언급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테미스토클레스와 카밀루스, 그리고 아리스티데스와 대()카도의 비교문 또한 끝까지 흥미를 놓치지 않게 잘 쓰여져 있다. 앞으로 더 읽을 분들을 위해서 나머지 이야기는 더 언급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처음 이 책을 한번 읽었을 때는 일곱 번째 영웅으로 소개된 아리스티데스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 깊었는데 리뷰를 쓰기 위해 다시 보니 비교가 무색할 정도로 그 영웅들의 면모에서 배우고 싶은 부분들이 많다. 시간이 흐를수록 직장 내에서 어느 정도 직위를 갖게 되는데 영웅들이 무엇보다 민주적이기 위해 권력을 민주적으로 행사한 이야기들은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그래서인지 총 5권 전집으로 나온 이 책들의 뒷 이야기도 계속 읽고 싶다. 평범하게 조용히 살고 싶은 맘이 커서 이 책들을 보면서 내가 스스로 주어진 자리를 피하고자 미루고 미루었던 시간들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런데 정말 이 책이 대략 2000년 전에 쓰여진 책이란 게 믿어지지가 않을 정도로 놀랍다. 역자와 편집자들의 노력을 부인할 수 없지만 플루타르코스가 이렇게 썼다는 사실에서 앞으로의 인간의 미래도 과거처럼 그렇게 다를 것 같지 않다. 이상 마지막은 플루타르코스가 아리스테데스 편에서 언급한 글로 마무리 하고자 한다.

 

그러나 인간은 자신의 천성으로써는 얻을 수 없는 불멸성을 바라고, 운명의 여신이 손아귀에 지고 있는 권력을 열렬히 갖고 싶어하면서도, 정작 우리의 손길이 닿을 수 있으면서 가장 신성하기도 한 덕성을 우리가 이뤄야 할 목록 가운데 맨 마지막에 적어두고 있으니,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인간은 우주의 힘과 운명의 신이 이끄는 대로 덧없이 흘러가지만 지도자는 정의롭게 삶으로써 신성을 구현해야 한다. 권력이 공의롭지 못하다면 짐승과 같다.’ p.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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