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 19세기 - 푸슈킨에서 체호프까지 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
이현우 지음, 조성민 그림 / 현암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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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내가 존경하는 선생님께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자신의 전공과 전혀 다른 정보통신분야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 대학원을 진학했는데 학기 내내 학생들에게 발표만 시켜서 한마디를 하였다고 한다. 나는 강의를 들으러 대학원에 왔는데 왜 학비를 내고 우리가 발표를 하고만 있는지 모르겠다고..

 

교수방법에 대한 효과성은 여러 가지로 나타날 수 있겠지만 나 역시도 발표 수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가득 남아 있다. 발표 준비를 하기 위해서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발표를 하고 코멘트를 받고 토론을 하는 과정이 무의미 한건 아닐 것이다. 그런데 그 중심에서 강의를 이끌어 가는 분이 이모든 것을 다 지켜보고 정리를 해주는 분이 있는가 하면 대다수가 자신의 강의 준비 대신 학생들에게 발표를 시키고 별다른 코멘트 없이 그냥 수업을 마치던 무책임한 강사(교수)들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어떤 교수는 수업을 위해 온전히 자신의 지식과 자료를 총동원하여 3시간을 꾹꾹 채워 학생들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그런 수업을 들었던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그런 강의가 얼마나 등록금 값을 하는지 말이다.

 

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는 그런 강의를 생각나게 했다. 강의를 통해 그 다음으로 스스로 나갈 수 있다면 그 강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작품은 작가의 시대관과 세계관을 반영한다. 작품만으로 작가의 생각을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작가에 대한 지식으로 작품을 더 잘 읽어내려 갈 수도 있다. 이 책은 작가에 대한 배경 지식과 더불어 방대한 독서량으로 축적된 지식으로 작가들의 작품을 또 천천히 읽어내려 준다. 문학사에 대해서 나라별로 시대별로 읽어 내려가는데 흥미를 주는 책임이 분명하다.

 

나는 문학도가 아니기에 입문서라는 것이 어느 정도이면 충분한지 잘은 모르겠으나 적어도 이 책은 입문 정도가 아니라 작품해설로 소설가가 창조해 낸 여러 인물까지 접할 수 있어 원작을 꼭 읽고 싶게 만든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한국문학의 경우 우리가 짧게나마 고등교육을 받는 동안 접하게 되지만 해외문학의 경우 일반인이 그 계보를 알고 이해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욕심 같아서는 다른 나라 작품들도 이렇게 누군가가 정리를 해준다면 좋겠다.

 

러시아 문학은 작가가 19세기 러시아 문학 강의에서 언급한 것처럼 체호프 이후 작가와 작품의 세계에 대해서는 일부 몇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이름조차 잘 모르는 상황이다. 그토록 세계 문학사에 길이 남는 러시아 문학의 19세기 이후를 당연히 궁금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로쟈님이 20세기 문학 강의로 다시 만나겠다고 하신 마지막 말씀을 꼭 지켜주실 것을 기대한다. 19세기 이후 러시아 소설을 접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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