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어의 실종 을유세계문학전집 95
아시아 제바르 지음, 장진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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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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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의 실종은 뒤 책의 뒷 표지에 소개된 바와 같이 언어, 역사, 여성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풀어낸 소설이다. 무엇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결국 회상을 기록하는 일, 바로 글쓰기로서의 언어가 모든 글의 출발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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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주인공은 알제리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살다가 사랑하는 여인과 동거생활을 끝낸 후 며칠 간 소리없이 방황한 끝에 직장을 그만두고 다시 그가 태어났던 곳으로 돌아온다. 사랑하는 여인과의 완전히 결별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지난 오랜기간 함께한 날과는 같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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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켄은 아버지가 지내던 별장을 형제들과 유산분배 과정에서 갖게되고 그 곳에서 지내는 동안 어린시절을 회상하고 찾아가기도 한다. 이 곳에 와서 처음 만난 어부와의 자연스런 대화는 그의 모국어에서 비롯된 것이며 마음 깊은 곳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의 완벽한 언어를 찾았을 때의 편안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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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곳에 와서 알게된 나지아라는 여인과의 만남, 그 짧은 기간 밤낮을 함께 하면서 그녀에게 표현하는 모든 언어는 설명하지 서로에게 전해지는데, 아는 이전의 그의 연인 마리와의 관계에서의 미완의 전달과는 다른 것이었다(그는 종종 관계 전후 아랍어로 표현을 하곤 했던 것) 생각하건데.. 사랑하는 사람과의 교감이 단순히 말로하는 언어가 아니어도 몸짓, 숨결로도 가능하겠지만.. 그에게 있어 프랑스, 프랑스 연인과의 관계는 아마도 보이지 않는 장벽이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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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이유로 알제리로 돌아온 후 이곳에 머무는 동안 프랑스에 머무른 동안에는 결코 쓸 수 없었던 소설을 그는 다시 쓰게 된다. 그가 있는 지금의 땅에서.. 자신의 청소년기, 그러니까 1960년대초 정치적 혼란시기(프랑스로부터 독립운동을 시작하던)를 지나 온 날들을 중심으로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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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기의 이야기들은 그저 유년을 지난 청소년기의 이야기일 따름이지만 알제리의 근현대사를 담고 있으며, 이후 그가 30년이 지난 시점 알제리에 다시 머무는 그 시점, 민족해방전선 정당이 부패와 쿠데타를 일으키던 시점에서 그의 유년기의 이야기는 다시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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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어린나이에 시위에 참여했다가 수용소로 끌려간 후 고문을 당하는 상황을 지켜보거나(고문으로 인한 소리를 감추기 위해 클래식 음악을 틀거나), 베르칸에게 직접 시행한 고문방법 또한 너무 잔인해서... 한 개인을 너머 국가적으로 식민국가로서 피식민국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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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마지막 베르칸의 실종을 둘러싸고 베르칸의 동생 드리스, 그의 실종에 이곳을 방문한 연인 마리, 그리고 짧지만 긴여운을 남겐 나지아의 시선으로 마무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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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과정에서 나지아는 앞서 소설에서 자신의 과거의 삶, 알제리에서의 여성들이 오랫동안 사회적 존재로 인정 받지 못한 삶에 대하여 타국에서 다른 여인들과의 삶과 우정을 통해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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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 이 소설에 대한 리뷰를 스토리보다는 전체적인 내 느낌으로 적고 싶은데 그러기엔 내가 이방인 혹은 망명인, 혹은 식민국가의 경험이 있는 나라에서 살고 있음에도 그것을 직접체험하지 않아 한계가 있다고 할까.. 그러다 보니 스토리를 중심으로 전달하게 된다. 내가 제대로 이해한 건지는 모르겠으나 그의 유년시절의 이야기를 프랑스어로 풀어내지만 결국 해설에서 제시한 대로 사고의 확장된 상태, 말하고 싶은 것, 전달하고 싶은 것을 표현 가는 한 상태로 전달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의미하는 부분이 핵심적 부분 같은데 솔직히 내가 제대로 이해한 것 같지는 않다. 나의 한계이다. 시간이 지나 곱씹고 좀더 알게되면 내 안에서 의미가 있을 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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