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금요일

네 눈물 속에, 네 웃음 속에, 
네 울음 속에 날 데려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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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뒤, 같은 날 오후

이따금 나는 아주 오래도록 텅 비어버린 느낌이다.
내겐 신원이 없다.
그게 날 두렵게 한다 우선은. 그러고 나서 그것은 행복의 움직임으로 스쳐지난다. 그러고 나서 그것은 멎는다.
행복하다는 감정, 말하자면 얼마쯤 죽어 있는 느낌.
내가 말하고 있는 곳에 얼마쯤 내가 없는 듯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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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치스러운 말을 할 수 있는 넌 행복한 거야. 우리 나이가 되면 보통 직장 같은 건 전혀 없거든. 기껏해야 슈퍼 뒤에서 생선이나 내리면서 최저임금을 받지.
넌 부르주아라 몰라. 정규직이 예순여덟 살까지라는 고마움을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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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삼십대 후반이란 미묘한 나이다 머리 모양이나 몸에 걸치는 것으로 어떻게든 아직 ‘젊은여자‘로 꾸밀 수 있다. 하지만 여자도 앞으로몇 년 지나면 가련하게도 ‘젊은 여자‘에서 ‘젊어 보이도록 꾸민 여자‘가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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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대에 평범한 주부가 된 친구들이 더 늙어 보인다며 마사코와 둘이서 역시 머리를 쓰지 않으면 늙는구나, 하고 의기양양하게 이야기하곤 했다. 그런데 오십대가 되자 일자리를 가진 여자가 체력과 분주함의 싸움 속에서 더 늙어갔다. 일자리가 있고 늙은 부모도 떠맡은 여자는 비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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