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생각을 할까해소용이 없더라도 말이야.방법은 간단해행복했던 때를 떠올리는 거지.
내가 여태 빠져 살던 지옥의 대가가 내 딸의 생존이라면 나는 죽을 때까지 기꺼이 감당하겠다고. 응답은 없었다. 신은 부당했다. 악의 없이 잔인했다. 장미수에게 신은 전능에 도취한 존재에 불과했다. 복종은 당연하며자기 말을 따르지 않으면 벌을 내리는 독재자.
이야기를 따라가기보다 앞서가고 끌어가는것. 휩쓸리지 않고 관망하는 것. 그들이 싫어해도 월화는 상처받지 않았다. 그들이 싫어하는 자기는 연기로 만들어낸 가짜니까. 그들이 원하는 것 같으면 상처받는 연기를 할 수도 있었다. 슬프고 우울한 연기도 가능했다. 월화는 자기 짐작대로 반응하는 그들이 우스웠다. 월화는 지는 방법을 몰랐다.
그럼 마음 아픈 일이지, 레이프가 말한다그래도 닥칠 일은 닥치는 법이야, 그가 말한다사람이 어쩔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 언젠가는 우리 모두 차례가 오는걸, 그가 말한다그런 거지 뭐, 그가 말한다
그외에도 이 책에서 열 번 남짓 마침표가 사용되는순간들은 이렇다. 여느 때와 같이 잿빛인 하늘. 새벽의 추위. 만으로 내려가는 길. 아내 에르나가 죽은 뒤로 매일 아침 잠에서 깨어나면 치받치던 욕지기. 커피. 담배. 브라운 치즈를 얹은 빵. 친구 페테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