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있었던 똑같은 문제, 수십 년 동안 자신을 괴롭혀 온 똑같이지겨운 문제와 걱정거리로 인해 느끼는 피로함. 지겨운 고통따윈 내던져버리고 마음속 뒷마당에 묻혀 있을지도 모르는 좀더 새로운 고통을 파내고 싶게 만든다.
절대로 채워지지 않는 정신 속텅 빈 공간 더 많은 음식, 더 많은 칭찬, 더 많은 관심, 더 많은 애정, 더 많은 기쁨, 더 많은 섹스,더 많은 돈, 더 많은 햇살의 시간, 더 많은 인생을 바라는 무한한 굶주림.
돌아가는 식기세척기가 마음을 달래주는 소리. 식기 세척기가 어머니처럼 꾸준히 쉿, 하고 내는 소리는 그 어떤 것도 혼자서 해내야 했던 적은 없지 않냐며 왠지 우리를 완전히 평화로운 기분에 빠지게 해주는 듯하다.
언어에서는 모든게 가능하다. 즉 번역 불가능한 감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정의하지 못할 만큼 모호한 슬픔은 없다. 우리는 그저 그 일을 하기만 하면 된다.
만약 우리가 우리 자신을 여러 능력(상품)의 소유자인 독립된개인이 아니라 타자와의 마주침과 접속, 오염과 전염을 통해접히는 세계의 주름으로 이해한다면, 우리 삶을 무수한 타자와함께 세계의 무늬를 만드는 오직 한 번의 충만한 경험으로 생각한다면 우리의 삶과 세계는 어떻게 달라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