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니겠는가.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 그 말은 그 말을듣는 사람만 아니라 그 말을 하는 사람도 겨냥한다. 더욱 겨냥한다. 그 말을 하는 사람은 자기가 하는 말을 듣기도 하기 때문이다. 듣는 사람은 듣기만 하는 사람이지만 하는 사람은 하면서 듣기도 하는 사람이다. 듣는 사람은 잘못 들을수도 있지만 하는 사람, 하면서 듣는 사람은 잘못 들을 수도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사랑한다고 말한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 된다. 되지 않을 수 없다.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는 어렵지만 사랑한다는 말을 해놓고 사랑하지 않기는 더욱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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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우주는 그저나직한 쉿 소리를 흘리며 평형 상태에 빠져들 수도 있었다. 그것이 이토록 충만한 생명을 낳았다는 사실은 기적이다. 당신의 우주가 당신이라는 생명을 일으킨 것이 기적인 것처럼.
탐험자여, 당신이 이 글을 읽을 무렵 나는 죽은 지 오래겠지만, 나는 당신에게 고별의 말을 남긴다. 당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의 경이로움에 관해 묵상하고, 당신이 그럴 수 있다는 사실을 기뻐하라. 당신에게이런 말을 할 권리가 내게는 있다고 느낀다. 지금 이 글을 각인하면서,
내가 바로 그렇게 묵상하고, 기뻐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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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랑을 갈망했지만 사랑에 붙잡히는 것을 무서워했다. 사랑을 하지 못할까봐 불안해했지만 사랑을 하게 될까 봐 두려워했다. 그는 여성을 사랑하기를 원하고, 원하면서도, 또 원하는 만큼 사랑하지 않기를 원한다. 두 번의 약혼과 파혼 상대였던 펠리체바우어에게 보낸 편지에 그는 그녀 없이는 살 수 없지만 그녀와 함께 살 수도 없다‘는 문장이 머릿속에 떠올랐다고 써보냈다. 비슷한 표현이 그의 다른 글에도 나온다.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는 아버지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방법과 관련된 주제로 결혼을 언급하면서 ‘감옥에 갇힌 죄수‘의이중적인 욕망의 딜레마에 대해 이야기한다. 죄수는 탈옥을해서 감옥 밖에서 새로운 삶을 살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감옥을 잘 개조해서 그 안에서 살고 싶은 욕망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두 개의 욕망은 충돌한다. 감옥에서 나가려고 하면 개조해서 살려는 욕망이, 개조해서 살려고 하면 탈옥의 욕망이 맞선다. 그는 나가지도 못하고 개조하지도 못한다. 그는 온통 그녀 생각에 사로잡혀 지내면서도 그녀를 사랑하게 될까 봐 두려워한다. 그것이 카프카의난처한 심리적 포지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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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덮친다. 어느 순간 사랑은 문득 당신 속으로 들어오고, 그러면 당신은 도리 없이 사랑을 품은 자가 된다. 사랑과함께 사랑을 따라 사는 자가 된다. 사랑하는 자는 자기 속으로 들어와 살기 시작하는 어떤 사람, 즉사랑을 속수무책으로 겪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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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숲 속에서 홀연 파파야 한 묶음을 들고 침팬지 한 마리가 나타났다. 지는 해를 발견한 그 침팬지는 쥐고 있던 파파야를 슬그머니 내려놓더니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노을을 15분 동안이나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해가 완전히 사라지자 터덜터덜 숲으로 돌아갔다. 땅에 내려놓은 파파야는 까맣게 잊은 채. 침팬지의 삶도 피안의 순간에는 까마득한 저 영원의 바깥으로 이어지는가? 그 순간에는 그도 생명 유지에 필요한 먹을 것 그 이상의 무언가를 찾고 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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