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을 보살피는 사람이라는 뜻이 다름 아닌 ‘뉴레이터‘의 본래 뜻과 맞닿기도 하니까. 그렇다면 큐레이션외 의미가 시대를 건너 진화했듯 ‘서점지기‘의 정의 또한 동시대에 걸맞게 선별의 뉘앙스를 내포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서점지기가 서점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건, 책들의 과잉 속에서 누군가‘좋은책‘을 고를 수 있도록, 가장 먼저 그것을 고르는 사람이라는 뜻에서, 그럼으로써 자신이 일하는 서점뿐만 아니라, 보다 넓은 의미에서 서점이라는 세계를 지키는사람이 아닐까 하고.
눈내린 날의 정경을 ‘어린 나무의 눈을 털어주다‘라고 노래한시인은 올라브 하우게가 유일했고, 앞으로도 유일할 것이다. 단순하고 명료한 말인데도 인간의 마음으로는 쉬 닿을 수 없는 섬세함의 극치가 느껴진다. 그는 눈 내린 정원을 바라보다 어떻게할지 고민한다. 내리는 눈에 대고 화를 낼지, 아니면 어린 나무를 감싸 안고 대신 눈을 맞아줄지. 그러다 막대 하나를 들고 다니기로 한다. 정원을 돌아다니며 어린 나뭇가지에 덮인 눈을 살며시 두드려 털어준다.
두려움에 떠는 것은 이성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합리적 사고를 기꺼이 버리는 짓이죠. 두려움에 굴복하거나 싸워 이기거나 둘 중 하나이지, 그 중간을 택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