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의 끝에 밝혀지는바, 카스텔루치의 제전에서 사람을 대신해 춤춘 것은 수십 마리 소의 뼛가루였다. 실제로 오늘날 그것은 대규모로 생산돼 비료로 사용된다고 한다. 
우리는여전히, 어떤 생명들을 희생하여 봄의 비옥을 맞이하고 있다.
나는 언 몸으로 객석에 앉아 죽은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세상의 어떤 죽음도 단일하게 종결되지 않는다는 새삼스런 사실을 실감했다. 전설 속의 지목된 여성도, 저 많은 동물들도, 사랑했던 당신도, 나를 대신해, 나의 봄을 대가로 죽었음을 실감했다. 그리고 그 뼈아픈 진실 속에서, 인간의 백 년이란 너무도 짧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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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인간을 나약하게 하므로,
인간은 사랑에게 지고 말 것. 
사랑하기 때문에 기어이 서로의눈을
응시함으로 서로를 죽게 만들 것.
사랑하는 이가 자신을 바라보지않는 
것을 사랑인줄 믿고 인내할수있을까.에우리디케의 마음이 무너질 것을 
탄식하며 오르페우스는 미리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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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 외국어로 번역되지 못한 비극들, 그 카페에서, 외국어 사이에서, 그렇게 나는 문득 홍재하를 생각했다.
그는 최초의 재불 독립운동가로, 전쟁 중 시체를 치우는 일로돈을 벌어 임시정부에 자금을 댔고, 때로 도망 온 사람들을 숨겨주었고, 그러다 해방이 온 뒤 이내 전쟁이 터진 고국을 보며절망했던, 다시는 그곳으로 돌아가지 못한 사람이었다. 그의유품 중에는 한글로 쓰인 편지가 가득했지만 프랑스인 아들은 그것을 읽지 못했다. 다만 누구든 한국 사람을 만나게 되면읽어달라 부탁하려 평생을 품고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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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에서제일 먼저 우리는 책상과 의자를 치워 공간을 비웠다. 그리고 거기 서서 우리가 속한 그곳을 바라보았다. 언제든 수업을 하러 강의실에 들어가면 먼저는 그 일을 하라고 위그가 말했다. 가만히 서서 공간을 감각하는 일. 이제 곧 이야기가 번질, 나의 목소리가 울려나올 그곳. 이때 공간을 감각한다는것은 그 공간 속에 존재하는 나를 잊지 않는 일이다. ‘내가 여기 있어.‘ 그것을 느끼는 일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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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사막 위 허공에 황금톱니바퀴로 이루어진 배가 떠 있었다. 배를 이루는 수천, 수만 개의 톱니바퀴가 째깍째깍 움직일 때마다 햇빛이 톱니 하나하나에 반사되어 황금 톱니바퀴 배는 태양 그 자체처럼 찬란하게 빛났다. 위풍당당하게 번쩍이는 황금 톱니바퀴 배는 일렁이는 햇빛과 톱니바퀴에 반사된 금빛섬광의 파도에 둘러싸인 채 모래사막 위의 뜨거운허공을 가로질러 천천히 움직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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