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뒤에서 바라보면 이들을 아프게 했던 ‘원인의 원인‘이 보입니다. 그 원인은 개인의 것이 아닙니다. 위험한 작업장을 방치했던 일터가 금연율을 낮췄고, HIV 치료약 공급을 전적으로 민간보험에 맡겨둔 지역사회가 AIDS 사망률을 높였고, 경제위기 속에서 공공보건의료 영역의 투자를 줄이기로 한 국가의결정이 결핵 사망률을 증가시켰습니다.
공동체는 그 구성원들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책임을 지니고 있습니다. 건강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추구하기 위한 기본 요건이기 때문이지요. 건강은 인권을 지켜내기 위한, 정치·경제적인 기회를 보장받기 위한 조건입니다. 건강해야 공부할 수 있고 투표할 수 있고 일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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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탓만 하면 그만일까? n번방의 주요 인물 대부분이 20대라는 점에만 초점을 맞춰서, 더러운 공기를 어린 나이에도 쉽게 마실 수 있는 게 지금 시대의 특징이라고 설명하면 이는 현상 분석에 지나지 않는다. 맑지 않은 윗물이 과거보다훨씬 빠른 속도로 아랫물에 도달하고 고이는 상황에서, 문제의핵심이 더러운 윗물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한 번쯤‘ 그래도 되는 시기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어야 했다. "다들 그러면서 크는 거지."라는 말을 신중히 사용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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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게으름뱅이도 사기꾼도 거지도 도둑도 아닙니다. (..)난 묵묵히 책임을 다해 떳떳하게 살았습니다. 난 굽실대지 않았고 이웃이 어려우면 그들을 도왔습니다. 자선을 구걸하거나 기대지도 않았습니다.
나는 다니엘 블레이크, 개가 아니라 인간입니다. 이에 나는 내 권리를 요구합니다. 인간적 존중을요구합니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한 사람의 시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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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만 중요해? 왜 나쁜 것만 말해?좀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면 안 될까? 희망이란 단어도 교묘하게악용된다. 희망은, 절망을 걷어 내야 비로소 가능한데 덮어 두고 무작정 앞으로만 나가잔다. 아픔을 노골적으로 외면하는 것에 불과하다.
절망을 수건으로만 덮어 두었으니 바람만 불면 다시 절망이 꿈틀거린다. 
절망도 잦아지면, 보는 사람의 감각이 무뎌진다.안타까운데, 딱 거기까지다. 사회가 원망스러운데, 딱 거기까지다. 그 안타까움과 원망스러움을 의미 있는 사회적 논의로 확장시키고자 조금만 힘을 보태 달라고 하면 낯설어한다. 낯설다고눈감았기에 세상은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니 불편함은 무한 반복된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거칠어진다. 처음엔 그래도 조금이나마 미안한 마음에 하고 싶은 말을 다 뱉지는 않았던 사람들이 당당해진다. 귀찮다고 말한다. 너만 힘드냐고, 유난 떨지말라면서 빈정거린다. 자기 업보라면서 조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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