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의 거친 표면이 귓바퀴에 닿을정도로 귀를 가까이 대자 아주 작은 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았다. 휘이익, 하고 바람이 휘몰아치는 소리 같기도 했고 장작이 타는 소리 같기도 했다. 백주가 설경에게 어깨를 으쓱해 보이자 설경은 손을 입에 가져다대며 조금 더 들어보라고손짓했다. 백주는 다시 귀를 댔다. 불분명하게 맴돌던 소리들이 조금씩 서로 뭉쳐지는 것 같기도 했다. 어느 순간 백주는 숨 쉬는 것도 잠시 멈췄다. 그리고 분명히 들었다.꺼내줘.
ㅡ성혜령, 「운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