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나무 그늘 밑에 앉아 있다가 드물게 맑고 서늘한 바람을 맞아 기쁜 때가 있었다. 내게는 아름다운 당신과 스친 것이 그와 같았다.단 한 번으로 끝나는 인연을 아까워하지 않을 것이다. 무엇을 기다린다는 희망 없이, 언제까지 기다린다는 기약 없이, 눈을 감고기다릴 것이다. 바람일까, 당신일까, 시일까, 슬픔일까, 혹은 그것들이 모두 하나일까 맞춰보면서. 그러다 ‘그것‘이 나를 다시 지나치는 때가 온다면, 내가 기다려온 것이 ‘그것‘임을 알아챌 수있기를. 가벼이 일어서 그 뒤를 따라 조용히 걸을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