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분열이 유발하는 두려움과 무지, 그로부터 올라오는 수치심, 수의처럼 우리를 뒤덮어 말려 죽이는 그 미스터리는 항상,언제나 문학의 관건이었다. 그리고 또한 좋은 책이 우리를 감동시키는 힘, 글에 암묵적으로 내재하는 그 힘의 원천을 알게 되었다. 그 힘은 산문의 신경 어딘가에 붙들려 담겨 있다. 그것은 어김없이(흡사 원초적 무의식에서 나오듯 우리를 끈질기게 사로잡는 어떤 상상이었다. 균열이 아물고 부분들이 합체되고 연결에의 갈증이 기가 막히게 해갈되어 잘 작동하게 된인간 존재의 상상이었다. 과거에도 또 지금도, 내 생각은 같다.
위대한 문학은 통합된 실존이라는 업적이 아니라, 그 위업을향해 발버둥 치는 인간이라는 존재에 각인된 분투의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