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내가 말하는 생존이란 그저 살아있는 것만이 아니라 내 삶을, 지난 이십 년간 너무도 조심스럽게 쌓아온 자유로운 삶을 되찾는 것이었다.
내게 일어난 일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방식이자, 여기서 내가전하려는 이야기의 본질은 사랑이 증오에-칼은 증오의 은유다ㅡ응답하고, 결국 이긴다는 것이다.
셔터쿼에서 내게 일어난 일의 짜증스러운 면 중 하나는 아마영원히 영원하지는 않더라도 한동안은 셔터쿼 사건이 ‘그‘소설을 다시 추문의 내러티브로 돌려놓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나는 더이상 그 내러티브 안에서 살아갈 의향이 없다.
이상하게도 실제로 돌아오는 것은 과거다. 내 과거가 내게 돌진해온다. 꿈속의 검투사가 아니라, 마스크를 쓰고 칼을 든 남자가 삼십 년 전에 받은 살해 명령을 실행하러 다가온다. 죽음속에서 우리는 모두 과거시제에 영원히 갇혀버린 어제의 인간이다. 그것이 바로 칼이 나를 집어넣고 싶어한 감옥이다.
우리는 그렇게 될 줄 알고 있었다.우리는 그렇게 될 줄 알고 있었기에 그에 따라 준비했다. 최소한 이어진 수십 년 동안 우리 아이들에게- 또 우리 자신에게 그렇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