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어 깨끗이 비워진 자리에 다른 사람이 서고, 다른 생이 차오른 듯한 찰나가. 철저히 혼자인 동시에 누군가와 함께인 기분이 널뛰기하다 본 담 밖 풍경처럼 언뜻 본 진실, 잠깐 쐰 공기에 나는매혹됐다. 그것은 자아실현이라기보다는 자기 이해에 가깝고 성취보다 성찰에 가까운 무엇이었다. 내가 거기 없는 동시에 생생하게 현존하는 기분. 그때 느낀 깨끗한 고양감을지금도 잊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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