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같지만 가끔 되풀이하고 싶은 모든 소란에 사랑이라는 이름을 붙여야 할까. 37세의 삶에 신파를 그리워하다니 이것은 미성숙일까. 어쩌면 사랑은 새들보다 가깝고 빵보다 단단하며 조카보다 듬직한 무엇일지도. 퇴근하고 나니 비워져 있는 휴지통, 소화제를 먹을 때옆에서 따라주는 더운물 한 컵. 늙은 부모의 터무니없는 세계관을 함께 끄덕이며 흘려듣다가 주차장에 내려와 시동을 걸기전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뱉는 안도의 한숨. 물티슈와 수세미,파스와 보행기. 암 보험과 노령연금과 장례 토털 케어 서비스카탈로그를 함께 뒤적거리기.
사랑은 걷잡을 수 없는 정열일까, 견고한 파트너십일까. 둘다일수도, 둘 다 아닐 수도. 왜 사람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것에 대해서도 부재를 느낄 수 있는지. 

아무튼 고무줄은 팽팽히 당겨졌고 새총을 떠나면 콩알도 총알이 되는 법. 나 조맹...... 아니 완두. 마음가는 대로 날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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