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에세이 한권 추천해달라는 말에 이 책을 건넨다면 괴기한 서점 주인으로 오해받을까. 누군가 연필로 빼곡히 칠한 듯한검희색 표지에 제목이 무려 《무정에세이》라면 딱 한번 그랬던적이 있다. 동그랗고 조그만 안경을 쓴 예술가 느낌의 남자분부탁이었다. 아내에게 선물할 책을 고르고 싶다고 했는데 한가지고려할 점이 있었다. 아내가 직업상의 이유로 책을 많이 읽기 때문에 편히 휴식하듯 읽을 수 있는 ‘에세이‘로 골라달라고 했던것. 그러자 곧장 내 머릿속엔 ‘편히 휴식하듯‘이라는 말은 온데간데없고 ‘책을 많이 읽기 때문에‘라는 말만이 남았다. 무릇 다독가의 마음을 내려놓는 데엔 좋은 책을 만나는 것만한 특효가 없을 거라고 믿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