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티티카카 호수나 티베트의 암드록초 호수 같은 고지의 호수에 갔을 때를 떠올려봅니다. 내가 그곳에 갔을 때 하늘에 닿은 높은 호수는마치 누군가의 귓속 같았습니다. 그 높은 고도 속에서 내 귀는 점점 난청이 되어갔지만 호수의 표면은 내가 들을 수 없는 음역대를 통과하는아주아주 거대한 사람의 고막같이 파르르 떨고 있었습니다. 어느 순간하늘과 맞닿은 짙푸른 호수의 귓바퀴가 열리고 내 몸이 마치 그 둥글고파랗게 주름진 귓속에 드는 것 같았습니다. 그 거대한 귀가 희박한 공기로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 속에서 나는 짙푸른 하늘을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