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날 아버지는 과한 지출을 했다. 4월30일 구천오백원(식대 4,000X2=8,000. 소주 한병 1,500원). 생의 마지막 날, 아버지는 누군가와 사천원짜리 마지막 만찬을 즐겼다. 아마도 메뉴는 된장찌개였을 것이고 상대는 십중팔구 박선생이었을 것이다. 교원 연금으로 그럭저럭 살 만한 박선생이 만류했을 것이나 빚지고 못 사는, 치매 걸려서도 그 성정 버리지 못한 아버지는 호기롭게 만원짜리한장을 꺼내들었을 것이다. 하염없이,라는 말을 나는 처음으로 이해할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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