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불꽃)
꼭 한번, 집에서 그의 눈이 빛나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제우가 돌을 넘겨 발을 떼어놓기 시작하던 무렵이었다. 캠코더를 꺼내든 그는 햇빛이 드는 거실 가운데를 위태위태하게 걸는 지우를 찍었다. 지우가 그녀에게 와락 안기는 장면, 그녀가지우의 정수리에 입맞추는 장면도 찍었다. 알 수 없는 생명의빛이 번쩍이는 눈으로 그는 말했다.
지우가 한발 한발 디딜 때마다, 미야자끼 하야오의 영화체럼 발자국에서 꽃이 피어나도록 애니메이션을 넣을까? 아니,나비떼가 날아오르는 게 낫겠어. 아, 그러려면 풀밭에서 다시 찍는 게 좋겠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