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의 무게를 덜기 위해 어머니와 함께 무언가를 해보지 않았는가.
우리는 비밀을 공유하고, 같은 의문을 품고, 같은 불안과 같은 긴장을 느꼈다. 더구나 이번에는 어머니가 나 때문에 그르쳤다며 비난하지도 않았기에, 내 마음은 오히려 가볍기까지 하다.
이따금씩 나는 잠시 제자리를 떠나갔다 돌아온 호랑이들의 여행을 생각한다. 이제는 가구와 물건과 책을 모두 다른 자리로 옮겨놓고 싶다. 일과표의 일정들도 마음껏 바꾸고 싶다. 마침내 가능한변화의 문이 열린 듯한 기분이다. 우리 머리 위로 덮인 뚜껑이 완전히 봉해지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깨달은 것만 같다. 어머니와 내가동무가 되어 또다른 모험들을 상상해본다면 삶이 얼마나 달콤해질까? 점점 더 무거워지는 아버지의 권위에 맞서서 우리가 또다른 작은 공모를 꾸밀 수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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