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목요일 살인 클럽 ㅣ 목요일 살인 클럽
리처드 오스먼 지음, 공보경 옮김 / 살림 / 2021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코미디+추리소설이다. 내가 좋아하는 요소를 알맞게 넣어놓았다. 사실 이 책은 제목만 듣고 혹했다. '목요일 살인 클럽'이라니. 왜 하필 목요일일까. 평일 중 월, 수, 금에 비해 화, 목은 그저 빨리 지나가길 바라는 비중없는 소외된 친구들인데..
이 책의 배경이 '크리스 체이스 실버타운'이라는 것을 알면 사실 뭐 크게 문제가 없다. 실버타운에서 월요일부터 금요일, 평일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그저 실버타운에 있는 사람들에겐 평일/주말 상관없이 하루하루가 평탄하고 조심스럽게 흘러갈뿐. 그냥 특별하게 할일 없는 사람들이 만든 살인클럽이다. 그것도 특별한 일이 없는 목요일에 말이다.
목요일 살인클럽의 멤버는 4명이다. 엘리자베스를 주축으로 조이스, 존, 이브라힘. 그리고 2개의 살인사건과 1개의 시신이 발견된다. 3가지의 사건을 해결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다. (사실 토니 커런의 살인사건은 명확하게 해결되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크리스 체이스 실버타운은 고급스러운 곳이다. 소위 젊었을 때 한가닥 했던 분들이 모인 곳이다. 두둑한 연금 수령자들의 집합소라고 해야되나. 머릿속에 든 게 너무 많은데, 나이들고 나니 어디 써먹을 곳이 없던 참에 아주 기가 막힌 사건들이 연달아 터지니까 신나하는 모습이 너무 재미있었다. 살인사건의 이야기를 들으면 섬뜩하고 무서워하는게 당연한 이치인데, 할아버지/할머니들이 조잘조잘하며 이야기를 옮겨다니는 모습이 머릿속에 상상이 되니 풉 하고 웃음이 나왔다.
이야기는 이렇게 편안한 분위기에서 흘러간다. 그래도 추리소설인만큼 소설 속의 이야기 하나하나를 주의깊게 살펴봐야한다. 가볍게 흘러가는 소재라고 해도 어찌되었든 이야기는 전부 다 연결되어있다.
사실 나는 이야기를 끝무렵까지 왔어도 범인을 예상하지 못했다. 너무 예상 밖의 인물이 덥석 나타나니 앞에서 어떤 이야기가 있었지 싶어서 다시 되뇌이기도 했다. 갑작스럽게 연결고리가 이어졌다. "그래 맞아 유독 이 사람의 분량이 이상하리마치 있었어." 내가 눈치가 빠른 편은 아닌갑다.
이야기는 전반적으로 가볍지만 흥미롭게 흘러간다. 한가로운 주말에 가만히 앉아서 귤 5개 정도 까먹으면서 읽어보기 정말 좋은 책이다. 나는 서평단으로 출판사를 통해 책을 지원받아 읽었고, 아직 정식 출판 전이라 가제본을 받았다. 그래서 출판될 책의 표지에 대해서는 아직 잘 알지 못해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책 표지에 은근 집착하는 편) 그래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음에 감사함을 표한다.
'목요일 살인클럽'의 5번째 멤버로서 모임에 참여하는 감격스러운 순간을 담은 조이스의 일기이다. 나도 '목요일 살인클럽'의 6번째 멤버가 되고 싶다. 나도 엘리자베스 잘 따라다닐 수 있는데. 아니, 근데 엘리자베스는 대체 정체가 뭐야?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