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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 - 번영과 낙관은 어떻게 파국으로 치달았는가
앤드루 로스 소킨 지음, 조용빈 옮김, 신현호 감수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4월
평점 :
앤드루 로스 소킨의 <1929>. 빌 게이츠가 최근 여름에 추천했던 책 중 하나였어서 관심을 갖고 지난 한 주간 읽어 보았다. 1929년에 미국에서 발생한 대공황에 대해 많은 자료와 참고문헌을 통해 인물간의 대화와 행적을 중심으로 편년체적 서술을 한 책이다. 1920년대에 미국에서 월스트리트와 금융 재벌, 정치인들에 의해 외상거래와 레버리지, 마진이 활성화되었다. 그 과정에서 주식 시장에서 일반인부터 월스트리트에 이르기까지 빚투 열풍이 정점까지 치솟고 그 버블이 꺼지는 과정이 일관성 있게 다뤄졌다. 버블을 형성하는 데에 크게 일조한 여러 투기꾼을 포함한 금융 부자들 중의 몇은 대공황 이후에 제재를 받았고, 일부는 그렇지 아니하였다.
자산시장이 크게 상승할 때에 개인이 쓰는 레버리지는 부의 증식에 있어 크나큰 공헌이 되기 마련이다. 불행하게도 대다수에게는 레버리지를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레버리지는 단기간에 벌어지는 하락장에서도 포트폴리오에 상당한 타격을 준다. 거대한 국가 단위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레버리지를 통해 투기를 도모한다면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것은 지나간 역사를 언급하지 않아도 우리는 여럿 보아왔다.
여러 언론사에서 1920년대의 버블이 현재의 버블 형성과 닮았다는 기사를 자주 접하게 된다.(심지어 1840년대 영국에서 발생한 철도 버블과 닮았다는 분석 기사도 보았다.) 이 책의 저자도 그 의견과 궤를 같이 한다. 2022년 12월 ChatGPT의 도래 이후 AI의 발전에 촉매 역할을 하는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들의 거대한 투자 지출을 통해 본래 발생했었어야 할 경기 침체도 일시적으로 지연되었다는 분석도 인상 깊었다. 비슷한 예로 하이퍼스케일러들의 CAPEX 지출을 통해 발생한 미국 경제의 성장을 제외하면 0%대의 성장에 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보았다. AI에의 과도한 집중과 투자 지출로 인해 앞으로의 세계의 미래와 경제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그것이 만들어낼 여러 부문의 혁신성을 그리고 있는 긍정적인 관점과, 세계 경제를 장기간의 침체로 이끌 유인이 된다는 부정적인 관점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이다.
책으로 돌아와서, 저자는 대공황 시기에 대통령이었던 후버 대통령과 루스벨트 대통령을 대비시켰다. 후버는 뛰어난 엔지니어 출신으로, 대중에 대한 소통과 호소력은 부족했음이 언급된다. 반면에 루스벨트는 후버로부터 대통령직을 이어 받아 대중적인 지지도 높았음을 알게 된다. 내셔널 시티 은행장이었던 찰스 미첼의 적극적인 레버리지 독려와 주식 투자자라면 친근한 제시 리버모어의 투기 성공과 실패담도 읽어낼 수 있다. 작품 말미에서 월스트리트의 인물들이 청문회에 소환되고 과거의 행적들이 낱낱이 드러나기도 한다. 이런 장면을 읽으며 2008년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글로벌 금융위기)가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책을 덮고 나서, 이번 강세장이 어떻게 마무리될지도 관심사다. 결국 언젠가는 강세장은 종료되기 마련이다. 저자는 “이번에는 다르다”고 말하는 이들을 가장 조심하라고 하는데, 기억해 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