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
후쿠나가 다케히코 지음, 박성민 옮김 / 시와서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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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개인 도서 추천마법사에 떠서 도서관에 신청해 읽어봤는데, 생각 이상의 굉장한 즐거움과 행복함을 안겨준 독서였다. 작품 내 줄거리나 개요는 도서 정보에 소개돼 있으니, 책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에 대한 언급은 피하고 조금은 다른 얘기를 해보고 싶다.



1. 작품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에 대해 비판적인 특정 화자가 갖고 있는 시각이 좋았다. 특히 일본의 당시 제국주의 사상에 대해 적나라한 비판적 화법을 취하는 것도 일단 본인 기준 작품에 대한 플러스 요소.(내가 꼭 한국인이어서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전쟁에 대해 비판했다는 그 사실 자체로써 점수를 높게 주고 싶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2-1 조리스카를 위스망스-<저 아래>, <거꾸로>에 대해 작품 속 화자가 아주 짤막하게 얘기하는 부분도 좋았다. 이 두 책은 이전에 국내에 워크룸프레스, 문학과지성사 출판사에서 번역된 것을 정말 감사하게 여기는 부분. 그렇기에 화자가 말하는 이 작품들과 거기에 얽힌 그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었겠지.


2-2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 작품을 열심히 탐독하는 화자가 인상적이었다. 페트라르카는 셰익스피어보다 먼저 살다 간 사람이다. 셰익스피어가 영문학에서 자리하고 있는 정점이라는 위치 때문에, 그리고 그가 영문학에 내리고 있는 그림자 때문에, 페트라르카는 국내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지만, 그도 아주 뛰어난 작가다.


3. 죽은 자와 산 자에 대해 화자가 얘기하는 것. 공감해도 되는 게 맞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해보지만, 난 일단 공감했다.



“죽은 자는 산 자들의 기억과 함께 살아 있고, 산 자들의 죽음과 함께, 마지막으로 결정적인 죽음을 맞는다. 죽은 자에 대해 쓰는 것은 산 자의 의무인 것이다.” (<풀꽃> 중에서)



4. 주요 등장인물들이 참으로 깨지기 쉬운 연약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대상황은 21세기 현재와 너무나도 다르지만, 세계대전이 있던 때의 작품 속 시대상황을 고려해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5. 요즘 같이 의학과 기술이 꽤나 상당 수준 발달한 때에 결핵이란 건 그렇게 크게 와닿지 않는 병이지만, 당시 전후 시대에 한센병, 암 초기 , 결핵 등 다양한 질병은 여러 환자들로 하여금 자신이 죽음의 문턱에 와있다는 것을 넌지시 암시해주는 지표가 아니었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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