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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진 2. 에티켓 - 세상 모든 것의 기원 오리진 시리즈 2
윤태호 지음, 김현경 교양 글, 더미 교양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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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

사람마다 그 기준과 거리에 따라 느끼는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그 거리의 적정선을 잡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늘 사람들과 친밀하게 부대끼며 지내던 예전보다 개인을 중시하며 고립되어 살아가는 요즘 같은 때에 더욱 그렇다.



"상대와 적절한 거리감을 유지하는 것은 나에게 미션과도 같다. 매우 어려운 일이나 꼭 해내야 하고 유지해야 하는 감수성이다. (중략) 가장 어려운 것은 '평범한' 관계다. 평범한 관계란 의무를 지지 않는 관계를 뜻한다. 하지만 나는 종종 스스로 의무를 지거나, 마땅한 의무를 방기하여 상대를 불편하게 하기도 한다. 게다가 '매우'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사람에게조차 거리 조절에 실패하기도 한다. 그래서 때로 뻔뻔하고, 때로 무례하고, 때로 무심한 사람이 된다. 참 불편한 사람이었다."

- 오리진 002 에티켓, 작가의 말 가운데.

 

 

 

 오늘은 교양만화 시리즈 중 그 두번째,

『세상의 모든 기원 오리진 002 에티켓』에 관한 이야기이다.


 


 

 

서두에도 운을 띄웠듯이, 오늘의 이야기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에 관한 이야기이다.

윤태호 작가님도 경험하셨듯이, 이 거리라는 녀석은 사람과 마주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사회에서 꼭 필요한 녀석이다.

더불어 눈치도 필수적으로 대동해야 하는 피곤한 녀석이기도 하다.

언젠가 어느 프로그램에서 이 거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지나가며 들은 적이 있다. 나는 그것에 크게 공감을 했었고, 누구나가 기준에 대해 어느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공감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프록시믹스(Proxemics, 근접학)으로 설명되고 있는 내용인데, 인류학자 에드워드 트위첼 홀(Edward Twitchell Hall Jr.) 박사의 연구 내용을 보면 거리를 아래의 네 단계로 간단하게 정리해 볼 수 있다.
1. 공적인 거리 : 3.6m~7.5m. 낯선 사람이 3m 안으로 다가오려 하면 경각심을 느끼고 도피 반응을 보임.
2. 사회적 거리 : 1.2m~3m. 업무 처리나 회의 등 일반적인 사회 활동을 할 때 유지하는 거리.

3. 사적인 거리 : 45cm~1.2m. 친구, 익숙한 사람 또는 친지와 왕래할 때 유지하는 거리.

4. 친밀한 접촉 : 거리를 두지 않음. 절친한 사이.


이러한 거리의 차이는 상대와의 친밀도에 따라 달라진다. 상대가 친밀하게 느끼는 사람일수록 상대와의 거리가 가까워지며 그 기준에 맞는 상대가 적정거리 안으로 들어왔을 때에는 불쾌감이나 위협적인 느낌을 받지 않는다. 또한 상대에게 공격성향을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사람과 사람사이의 적정한 거리를 알아채는 것은 중요하며, 인간은 개인이면서 동시에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이 거리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인간은 거리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적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것 같다.


 


 

'사람은 적절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서로 가까워지기 위해서'

- 오리진 002 에티켓, p.166


 


세상의 모든 기원, 오리진 002 에티켓 편에서는

'에티켓' 이라는 주제로 사람과 사람사이의 거리에 대해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또한 이 에티켓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그리고 이 앞으로는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 에티켓의 역사와 미래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주고 있다.

이 이야기를 읽고 있다보면 인간은 심플한 것 같으면서도 복잡하고, 간결한 것 같으면서도 미묘한 .... 함부로 정의 내리지 못할 존재인 것 같다.


 

사람과 사람사의 거리를 중시여기면서도 현대 사회에서는 그 거리를 존중받지 못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늘 곤두서있는 것 같은 피곤함을 느끼게 되는지도 모르고, 거리를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누군가를 찾아헤매기도 하고, 종종 혼자만의 공간과 시간을 갖고 싶어하는지도 모르겠다.



< 위즈덤하우스에서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임을 알려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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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 지금까지 MBC 뉴스 이용마입니다
이용마 지음 / 창비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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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쉬다 시간 있을 때 읽어야지, 싶어 눈 독만 들이던 책을 손에 들었다.

오늘의 책은,

전직 MBC기자였던 이용마님의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예쁘고, 시원해보이는 민트색의 표지에 끌렸다.

두번째, 세상은 바꿀 수 있다는, 희망적인 제목에 끌렸다.

세번째, 전직 기자의 눈으로 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지 호기심이 이 책을 집어들게 만들었다.

 

아무리 내가 사회에 관심이 없고, 정치에 관심이 없고, 경재에 관심이 없고... 사실 지금 내 눈앞의 현실을 살아나가기에도 바빠서 국가의 일 전반에 걸친 모든 것에 관심이 없다. 부끄럽게도 여전히...

전에 왕따의 정치학이라는 책을 읽었을 때에도 고백한 바 있지만 정치 등등 사회 돌아가는 것을 모르는 나는 정말, 지금 당장은 스스로조차도 어찌할 수 없는 방관자다.

하지만 모든 것에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며, 아무것도 귀에 들리지 않는 것이 아니며,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며, 입으로 말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머릿말과 프롤로그를 읽으면서 앞으로 세상을 살아나갈 두 아이들을 위하여 전직 기자였던 아빠가 세상을 바라보는, 주제에 비해 조금은 더 따뜻하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책이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렇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바라보며 하는 이야기는 여전히 무겁고 어렵고, 공부가 덜 된 나에게는 버거웠다. 그리고 꾸준히 공부해야 함을 일깨워 주었다.

역사 공부를 하면서도 느꼈던 것이지만, 우리나라는 과거 청산이 제대로 되지 않아 그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들이 현대사회에까지 미치고 있다. 이용마기자가 보는 문제들에서 살펴보면 친일파 청산 문제 뿐만 아니라 정부의 권력기관 내에 군사정부 시절부터 뿌리잡고 있는 조직구조와 문화 등에까지 영향이 미쳤다는 것이다.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제목에서처럼 서로 헐뜯고 비난하고 잡아뜯기 바쁜 세상이, 누구나가 바라는 세상으로 바뀌는 때는 올까?


우리는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모여 이미 한 번, 세상을 바꾸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세상은 아직 완전히 바뀌지 않았으며 아직도 잔재는 여전히 몸을 사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 과거잔재를 제대로 청산하고 완전한 세상의 변화를 위하여 당장 눈앞의 것이 바뀌었다고 들떠 있기보다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무엇보다도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은,

언론은 정보를 전달하는 데에 있어서 결코 독선적이거나 편향적이서는 안되며, 깨어있는 집단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에 왕따의 정치학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거기서도 언론의 국민 기만적인 행태를 읽고, 언론을 맹신하는 것의 무서움을 깨달았었다.

물론 모든 기자가 정치와, 권력과, 돈과 유착되어 국민을 기만하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기사를 쓰고 방송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언론 조직에서도 윗선에 앉아있다는 것, 그리고 그 사람들의 입김으로 인하여 방송과 기사가 쓰여지고 구성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며 언론을 믿을 수 없게 만드는 원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치, 경재, 사회, 문화 등 거의 모든 부분을 겪은 이용마 기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것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그 윗선에 있었다면, 혹은 그러한 기자들이 더 많았다면 지금의 언론은 어땠을지, 언론이 국가를 조금더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국민에게 정확한 사실을 전달해주는, 국민들이 조금 더 신용할 수 있는 매체가 되지 않았을까.

또 더 나아가 국가 권력기관 중 가장 청렴하고 중립성이 보장되어야 할, 법을 집행하는 기관인 검찰, 경찰, 법원, 국정원 등등의 국가 권력기관이 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는 지금, 이 분위기를 타고 앞으로 부패에 찌들어 있던 모습을 벗어던지고 새롭게 거듭나길 바라 본다.


 

"'무엇이 될 것인가' 보다 '어떻게 살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이 말은 이용마 기자가 평생 마음에 새긴 문장이며,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데 큰 영향을 준 문장이라고 한다.

나는 이 문장을 읽고 문득 떠오른 문장이 있었다. 

"국가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묻지 말고, 당신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어보십시오."

어디에선가 읽은 기억이 있는 말, 이 말은 그 당시 나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왔었다. 충격과 함께 내가 추구하는 직업에 대한 애틋한 마음과 사명감을 더욱 키울 수 있는 계기를 준 말이기도 하다.

무엇이 되는 것, 나에게 뭔가를 해주길 바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꽤나 단편적이고 이기적인 생각인 것 같다. 애타심 보다는 커녕 배타심을 키울 수 있는 삶의 방향인 것 같다.


내가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위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비록 '나 하나'이지만 나의 행동이 영향을 줄 수 있게 만들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나 하나에서 '너와 함께'로 되기 위한 방법을 이번 책을 계기로 생각해 봐야겠다.

보다 나은 나의 삶과 보다 나은 우리의 세상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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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과 추사, 유배를 즐기다 - 조선 최고 지성, 다산과 추사의 알려지지 않은 귀양살이 이야기
석한남 지음 / 시루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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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을 가 본적이 언제인지....

사실 실증적인 측면에서 역사를 알 수 있는 곳이 박물관만큼 좋은 곳이 없는데 가깝지만은 않은 곳이 박물관이죠.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은 저를 비롯하여 역사에는 그다지 가깝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현대생활을 만끽하며 지내던 중,

책을 읽은 것만으로 꼭 박물관에 다녀온 느낌이 드는 책을 발견했어요!!


바로,

석한남님의 다산과 추사, 유배를 즐기다 입니다!!

 

처음 제목보고 드는 느낌. "말 하지 않아도 알아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되게 의아하죠? 유배를 즐겼다니.....

유배는 그거잖아요!! 조선시대의 형벌 중에 하나인 그 유배.

그런 유배를 즐기다니.... 이건 무슨 말인가.... 싶으실 거에요.

 

하지만 관점을 조금만 바꿔보면 답이 보여요.

요즘같이 정신없고, 시끄럽고, 복잡한 일상을 사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고요하고, 단조롭고, 한산한 그런 곳이 도움을 많이 주잖아요.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해주고, 많은 사색에 잠길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누릴 수 있게요.

딱 그런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요. 유배를 즐긴다는 것은.

권력이 뭐라고... 힘을 얻기 위해 치열하고, 각종 작당모의가 넘쳐나는 정신없는 정치에서 벗어나 유배란 오롯이 자신의 몸 하나만을 가지고, 누구의 생각도 아닌 나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곳, 그리고 그런 시간이 되었을 것 같아요.

당연히 유배 중이라 그 전에 누렸던 모든 것을 똑같이 누릴 수 없는 것은 감안해야 겠지만요.


그렇게 본연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유배의 시간을 즐긴 분들 중에,

이 책은 제목에서도 나와있듯이 다산 정약용 선생과 추사 김정희 선생의 유배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실학자로서 박학다식한 면모를 역사 속에서 많이 보여준 인물이죠.

지금까지 전해지는 정약용 선생의 책의 양이 어마어마할 정도로 많습니다. 훗날 후손들이 그 어마어마한 양의 지식을 한데 엮은 것이 여유당 전서죠. 무려 150권이 넘어가는 양입니다.

이걸 다 언제 쓰셨을까... 하는 궁금증도 잠시, 국사 공부를 하며 저는 일찌기 그 답을 알 수 있었습니다.(나란 여자, 역사 공부하는 여자. ㅎㅎ)

바로 유배지에서 생활하실 때!!! 그 때 쓴 책이라는 사실을 알고 너무 놀랐었죠.


1표 2서로 분류되는 경세유표(중앙정치조직), 목민심서(지방정치조직), 흠흠심서(형법서)와 1목 2론인 원목(목민관(수령)의 역할-민본주의가 드러나 있음), 전론(도지제), 탕론(역성혁명론), 그 외에도 마과회통(종두법 제시), 아언각비(음운학), 아방강역고(역사지리서-발해가 언급되어 있음) 등의 책이 정약용 선생이 유배시절 쓴 책이라고 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미 정계에서 떠난 후에야 백성들의 삶을 피부로 접했고 이런 책들을 집필하게 되었기 때문에 당시 정치에는 반영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다산 정약용 선생은 그 당시 노론에는 견줄 수 없을 만큼 정치적으로 약체인 남인의 집안이었기 때문에 정계에 있다고 하더라도 정치(조직)에 관한 의견 등이 실제 정치에 직접적으로 반영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아무리 정조대왕이 예뻐하셨던들... 어딜가든 그놈의 시기와 질투가 문제지요..)

제가 위에 적어놓은 책들 말고도 여유당 전서에 포함된 150여권의 책들이 유배 되었을 때 쓰여진 것이라고 하니,

가히 유배를 즐겼다! 라고 할만 합니다.ㅎㅎ


또 당대의 명필로 알려진 추사 김정희 선생의 추사체나 명필이라는 평을 듣는 다른 문체들이 유배지에서 시간을 보낼 때 창조된 것이라고 해요.

그리고 유배시절의 김정희 선생은 단순히 명필가로서의 모습이 아니라 정말 김정희 그 자체,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합니다. ㅎㅎㅎㅎ

저는 책을 읽고..... 속되게 말해서 정말 홀딱 깼다(?)!!고 표현할 정도로, 돈 많은 집의 떼쟁이 막내 아들 같은 ....느낌을 받았답니다. 김정희 선생의 집안이 그 대단했던 노론의 집안이었기도 했고요... 흠...

솔직히... 그래서 같은 책에서 다뤄지는 정약용 선생이 더욱 대단해 보이기도 했다는 사실은 안 비밀입니다...ㅎㅎ



 

그만큼 유배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거나 그저 갇혀있거나 힘든 일상을 보냈을 것 같지만, 조금만 관점을 돌려보면 유배지에서 보내는 시간은 온전히 자신의 시간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내용들을 알게 된 것을 계기로 유배형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되더라구요.


다산과 추사, 유배를 즐기다를 통해서

역사 속의 인물들이 유배의 그 기약없는 긴 시간을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떻게 지냈는지를 그들이 가족들과 지인들과 주고받은 (책에 실린) 편지를 보며 들여다 볼 수 있는 재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단순히 역사 속에서는 그동안 전혀 알 수 없었던,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모든 것을 성찰하며, 자신을 키울 수 있는 유배 생활의 면면을 이 책으로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저도 고요히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피정이라도 떠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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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진 1. 보온 - 세상 모든 것의 기원 오리진 시리즈 1
윤태호 지음, 이정모 교양 글, 김진화 교양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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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

n. 기원, 근원 / (사람의) 출신(혈통/태생)

-네이버 사전에서 발췌.


사람은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

사람은 무엇을 위하여 살아가며, 무엇을 바라며 사는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나는 왜, 사는가.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가장 빠른 시기는 사춘기 때?

누구나가 다 이갈이를 거치듯, 한 번은 생각해 보게 되는 문제이다.

영원히 답을 낼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문제이기도 하고, 어떤 때는 너무나 쉽게 답이 나오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번에 읽은 책은, 미생으로 잘 알려진 윤태호 작가님의

세상의 모든 것의 기원, ORIGIN

이라는 책이다.

 

오늘 리뷰는 책을 읽고 떠오른 몇가지 키워드를 통해 오리진을 살펴보고 싶다.

오리진은 인상적인 부분이 몇 군데 있다.

 

1. 프롤로그

 

...(전략).

그리고 또 먼 훗날 거의 모든 사람이 생각했다. '영원히 살았으면...'

그것이 어렵지 않게 된 어느 날 이후...

사람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영원을 꿈꾸던 이들이 죽어가던 때보다 훨씬 어린 나이에... 사람들은 스스로 죽었다.

(중략)

무엇이 문제인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 오리진(001 보온), 프롤로그 중 발췌.


프롤로그만 읽어도 이 책은 나에게 철학적인, 그리고 원초적인 질문들을 많이 안겨주겠구나! 하며 반가운 느낌을 들게 만든다.

세상의 모든 것의 기원에서 살아가야 할 이유를 발견한다는 소개처럼, 책을 읽으면 인류의 기원을 살펴보며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원동력이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이 인류가 살아가게 만들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선물로 받게 될 것이라는 설렘을 느낄 수 있다.

 


2. 교양만화

1번과 상통하는 부분이 있는 키워드인데, 무엇보다 윤태호 작가님은 교양이라는 부분의 지식에 대해서 단순히 겉핥기 식에, 한 번 읽으면 스쳐지나가는 쓰임새 없는 정보가 아니라 더 본질적인 부분으로 파고들어 알기 쉽게 결합한 정보로 기억에 강하게 남는 책이 되길 원한다고 하셨다.

그런 의미에서 기원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각 소주제마다 다뤄질 이야기들이 인간 본연의 물음들에 대한 답을 얼마나 끌어 낼 수 있을지, 그리고 앞으로 어려운 내용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기 쉽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간다.


3. 보온(保溫) 그리고 Homeostasis

보온은 오리진 1권의 주제이다.

표지에서 딱 단어만 보았을 때 나의 머리 속에는 물음표만 둥둥 떠다녔다. 단어가 단숨에 인식이 안 되었던 탓인데(ㅎㅎ;)

책을 읽으면서, 초반의 물음표가 '아!!!!!!' 의 느낌표로 순식간에 탈바꿈 되었다. '그 보온이, 이 보온이었구나!!!'

인류가 인류로 태어날 수 있게끔, 그리고 인류로서 살아갈 수 있게끔 만들어준 동력. 불 그리고 열.

하지만 오리진에서는 이 불/열을 단순히 일차원적인 요소로써 두는 것이 아니라 인류답게 살 수 있는 요소로써의 에너지(열) 항상성(유지)의미의 보온을 동력으로 보고 있다.


4. 봉투

봉투는 프롤로그에서 접했던 인류의 최대 문제를 안고 있는 미래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직은 과거인 현대에 보내진 학습하는 로봇이다. 인간처럼 배우고, 익히고, 반복해야 똑똑해지고 성장할 수 있는 로봇인 것이다.

이 설정을 두고 책을 읽으면서 나는 무언가 떠오른 답이 있었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 모두 그들 나름의 답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

 

인류가 인간답게 삶을 살아나갈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무엇'.


만화라고 다 가볍고 경박하기만 한 내용이 주를 이루는 것은 아니며, 교양만화 이외에도 어떤 만화에서든 배울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드라마류의 만화에서 나는 어느 오페라 작품의 내용을 배웠고, 요즘 흔히 치유물이라고 말하는 일상생활을 다루는 만화에서는 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지식과 요리레시피도 얻을 수 있었다. 단지, 조금 실험정신이 필요했지만.

일반적인 만화에서도 본인이 보는 눈만 있다면 지식을 건져올릴 수 있는데 오리진과 같은 교양만화에서는 두 말하면 잔소리!


무엇보다 삶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주제이고, 내용이기에 현실에 찌들어 메마른 삶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삶에서 의미를 되찾고 나만의 행복을 찾아갈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도와줄 책이라고 믿는다.

안 그래도 머리가 아픈 세상인데 길고 어려운 용어로 쓰여진 철학책이 아닌 쉽고 재미있게 쓰여진 그리고 시각적인 철학책(작가님의 의도가 어떻든 나는 이 책을 읽고 철학적인 사색에 잠길 수 있었기에)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삶의 의미와 행복을 찾는 여정을 떠날 수 있는, 그리고 봉투와 함께 나도 자랄 수 있는 책이기에

목적의식을 잃고 살아가는 사람들과도 함께 이 책을 즐기고 싶다.


 

 

 

같은 따스함이면

같아질 수 있을까.


같은 따스함이면

너와

같아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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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따스함이면
같아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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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의 치욕을 크게 씻어라 - 소설 이순신 어머니
박기현 지음 / 시루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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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충무공 이순신을 나라의 영웅으로서도 좋아하지만,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도 꽤나 좋아하고, 존경한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나의 뿌리를 알게 되었던 때부터, 이순신은 역사 속의 영웅이 아니라 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도 가깝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이순신을 나라의 영웅이자 나의 영웅으로 생각하며 살아왔다.

주변에서 나를 보고 외유내강형이라고 자주 말하는 것을 들으며 지낼 정도로, 살아오면서 힘든 일이 생겼을 때, 나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에 치여 힘이 들 때,

내가 굴하지 않고 더욱 단단하게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가 나의 뿌리에 있다고 나는 믿고 있다.

 

'불멸의 이순신'이라는 드라마를 시작으로 이순신이라는 영웅에 대한 범국민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많은 책과 영화, 그리고 또다른 드라마들이 쏟아져 나왔다.

처음에는 그것들을 다 섭렵하고 말겠다고 생각했지만... (솔직히 나는 첫머리에 쓴 것처럼 단순히 '좋아한다'라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이순신빠'라고 생각한다) 현실에서는 좀 무리가 있어서 마음 속에만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새로운 관점으로 이순신을 바라보는 책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단순히 나라를 위했던 충신이며 늘 어머니를 그렸던 효자로서의 이순신, 한 사람만을 바라보는 책이 아니다.

바로 그런 충무공 이순신을 통하여 바라본 그의 어머니, 초계 변씨의 이야기이다.

 

 

갑오년 1월 12일.

"잘 가거라, 나라의 치욕을 크게 씻어라."

하고 두 번 세 번 타이르시며 조금도 이별하는 것을 탄식하지는 아니하셨다.

- 난중일기 가운데.

 

훗날 역사에서 이름을 남긴 사람들의 뒤에는 늘, 그를 키워낸 어머니가 계셨다.

아들의 교육을 위해 세번이나 이사를 다녔다던, 맹모삼천지교의 주인공인 맹자의 어머니,
'나는 떡을 썰테니, 너는 글을 쓰거라', 조선 최고의 명필을 키워낸 한석봉의 어머니,
'나라를 위해, 목숨 구걸하지 말고 죽으라' 하는 편지를 썼던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나라의 성웅이자 백성과 나라를 위한 충신이었던 충무공 이순신,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존재는 분명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만큼 백성들의 사랑과 지지를 받는 아들을 길러낸 그의 어머니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이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작가후기에 그런 말이 있었다.

'풍전등화의 절대 위기에 놓인 나라를 구한 성웅의 어머니는 이름조차 남지 않았다. 나는 그 점을 눈여겨보고 이 작품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나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감했다.

요즘 다들 뛰어난 사람이 있으면 그들의 배경인 어머니를 살펴보기 시작한다. 하다못해 공부 잘하는 아이만 보아도 어떻게 아이를 가르쳤는지 그 아이의 엄마부터 잡고 물어보지 않는가.

그런데 우리는 왜 여전히, 어머니를 극진히 대하며 나아가서는 나라를 구한 사람이 어떤 환경에서, 어떤 교육을 받으며 자랐는지는 궁금해 하지 않는 것일까.

이에 대한 역사적인 사실이 기록되어 있지 않은 것은 참 씁쓸한 일인 것 같다.

 

소설 이순신 어머니에 대해 기록한 이 책은 '소설(fiction)'이다.

하지만 작가도 후기에서 말하고 있듯이 허무맹랑한, 단순히 있음직한 일을 적어 내려간 것이 아니라,

난중일기에 기록되어 있었던 어머니에 관한 내용을 토대로 역사적인 고증을 통하여 충분히 개연성 있는 내용을 기록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기에 책을 읽으면서 더욱 마음에 와닿았고, 뭉클함을 느낀 것 같다.


 

이순신 어머니, 초계 변씨에 대한 이야기라는 표지의 딱 한 줄을 읽고 '순신이와 형제들 키우기' 같은 느낌이라고 가볍게만 생각했는데...
나라의 치욕을 크게 씻어라』,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독자도 함께 키우는 어머니 같은 '이다. 

성웅을 키워낸 어머니가 책을 통해 당신을 읽고 있는 독자를 성웅과 마찬가지로 키우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지금 같은 때에 이 책을 읽게 되어서 나는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현재 몇 번인가 낙방의 경험이 있는 취업준비생이고, 연이 있다면 앞으로 가정을 돌보는 아내가, 그리고 아이를 키울 엄마가 될 사람이기 때문이다.

성웅이 될 아들이 무과에 낙방했을 때 변씨가 아들에게 해 주었던 말.

아버지의 일로 상처를 받아 낙심해 있던 남편과 기울어진 가계를 보살피며 했던 말과 행동들.

아들들의 성정을 파악하여 진로를 위해 도움을 주며 말과 행동을 아끼지 않았던 모습들.

그리고 나아가 가족과 종,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 사람을 볼 줄 아는 눈썰미까지도.

어느 하나 빼놓고 지나쳐서는 안 될 사람의 자세였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 그리고 아이들은 그 부모를 보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이순신이라는 영웅이 어떤 환경에서, 어떠한 교육을 받으며 자라왔는지,

어떤 부모를 보며 자라왔는지에 대해 답을 내어줄 책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어디에도 다시 없을 충신이면서 효자였던 이순신을 통하여 그를 키워낸 어머니인 초계 변씨를 바라보며,  그녀를 통하여 다시 이순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지금까지와는 다른 관점에서 재조명할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그저, 고증 통하여 있음직한 내용들을 적어놓았다 하더라도

이순신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소설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아쉽고, 또 아쉬울 뿐이다.

 

여기에 내용을 줄줄히 쓰기에는 다들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이 많고,

스포를 통한 대리경험 보다는 책을 읽으며 이순신의 어머니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직접 느껴보는 것을 추천한다. 

다시금, 

어머니라는 존재에 대한 위대함과

나라와 가족을 생각하는 충무공 이순신에 대한 애뜻한 정, 그리고 가슴 어느 한쪽에서부터 뜨끈하게 끓어오르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들아, 네게 아직 남은 것이 많으니 잠시 자리에서 밀려난 것을 너무 마음 쓰지 말았으면 하는구나. 한여름에 폭풍우가 몰려와도 반드시 물러가고 만다는 것을 믿어야 하느니. 네게는 아직도 너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많은 부하와 백성이 남아 있다는 것을 기억하여라. 곧 만나볼 터이나 어미는 그때 만나더라도 이것밖에 해 줄 말이 없구나. 부디 자중하여 쉽게 절망하거나 포기하지 말며 네 스스로를 믿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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