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성녀의 구제》

성녀의 구제 ㅣ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4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9년 12월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를 알게 된건 그닥 오래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의 서평을 읽거나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책들에 관한 글들을 읽으며

과연 어떤 글을 쓰길래 사람들이 이렇게 좋아하나 궁금한 맘이 들었었다.

게다가 워낙 일본 작가들의 책을 좋아하는 편이라 기회가 되면 꼭 읽어봐야지 했었는데,

<백야행>은 왠지 읽어보고 싶으면서도 쉽게 손이 가지 않아 미뤄두고만 있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서점에 가는 날이면 그의 책들을 주루룩~살피곤 했는데,

그때 눈에 확 들어왔던게 바로 이 책 <성녀의 구제>였다.

추리소설을 종종 읽긴 하지만 추리소설 매니아 대열엔 감히 발도 들여놓을 수 없는,

그저 가끔 재미로 읽는 정도였는데,

이 책은 표지나 제목부터가 '그냥' 추리소설이라고 치기엔

자꾸만 나의 눈길을 끄는 어떤 오라를 펼치고 있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그리고 책 뒷표지에 써있는,

책을 다 읽고 구제의 의미를 알았다-라고 하는 글에 혹해서 읽게되었다.

 

 

책을 펼치고 처음 몇장을 읽기 시작하면서  

이 책은 한 번 잡으면 쉽게 놓을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특이하게도 책의 초반부에서 이미 범인이 누구이며 범행의 이유까지 다 밝히고 있다.

내가 읽었던 (정말 몇 안되는) 추리소설들은  

대부분이 범인이 누구인지를 알아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었는데,

이 책은 범인과 범행의 이류를 미리 밝혀 놓고

그 범행의 트릭과 범인과 관련된 과거사를 조금씩 알아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책을 다 읽고 역자 후기를 보니 그런 방식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특징이라고 한다.

그의 책을 처음 읽는지라 그런 방식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었다.

게다가 그의 글들은 뭔가 특별한게 없는 듯 하면서도 자꾸만 나를 책 속으로 빠지게 만드는

그 어떤 마력같은게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물론 책을 잡자마자 단숨에 후루룩 읽은건 아니었지만,

아마도 쉬는 날 전날 밤에 읽기 시작했다면 밤이 새도록 읽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던 것 같다.

정말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나 기대가 컸던 책들은 야곰야곰 아껴 읽고 싶어하는 편인데,

이 책도 남은 페이지 수가 얼마 안되기 시작하면서  

뭔가 더 읽고 싶고 아쉬운 맘이 상당히 들었었다.

'히가시노 게이고'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왜 많은지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재밌게 읽은 책이 있으면 주변 사람들에게 읽어보라고 권유하길 좋아하는지라,

요즘 자꾸만 만나는 사람들마다 이 책을 읽어보라며  

홍보 아닌 홍보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가끔 일상이 지루해지거나 읽는 책이 나를 힘들게 할 때,

그의 작품들을 하나씩 야곰야곰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루한 일상 속에 작은 활력소가 되어 주지 않을까 싶다.

 

 

 

 

[서평]《책탐》

책탐 - 넘쳐도 되는 욕심
김경집 지음 / 나무수 / 2009년 12월

  

책을 읽는 속도에 비해 읽고 싶은 책은 날이 갈수록 엄청나게 늘어가고만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예전에 책을 사지 않고 도서관 대출을 이용해 볼 때엔 그런일이 별로 없었는데,

소장 욕심이 생기면서 책을 한권 두권 사모으다보니,

어느새 책장에 사두고 읽지 못한 책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책욕심이 너무 과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심하게 들었었는데,

그 때 내 눈에 들어온건 '넘쳐도 되는 욕심-책탐'이라는 글이었다.

나같은 사람들에게 이 얼마나 위안이 되는 말인지.

누군가 나에게 '책은 욕심 부려도 돼~'라고 허락해 준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사실 책을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유난히 편독이 심한 편이라

거의 비슷한 장르의 책들만 읽고,

마음에 드는 작가가 있으면 그 작가의 책만 연달아 읽는 편인지라

책을 좋아하는 사람치고는 모르는 작가와 모르는 책들이 너무나 많았다.

편독을 고쳐보겠다고 책 관련 카페에도 가입하고 다른 사람들 서평을 읽기도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처음 접하는 작가의 책들도 읽곤 했지만

작년 한 해 읽었던 책들을 정리해보니 역시나 좋아하는 작가의 책들이 태반이었다.

그런 나에게 가장 필요한 책.

그게 바로 이 책 <책탐>이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작가분을 따라하고 싶었던 것이 바로 작가분만의 <등뼈 찾기 순례>였다.

워낙 서점 구경을 좋아하는지라 서점에 가면 책장에 꽂혀있는 책들도 열심히 구경하긴 하지만,

사실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길고 살까 말까 고민하게 되는 책들은 주로 베스트셀러들 쪽이었다.

하지만 작가분은 빵빵한 광고를 하고 서점에서도 가장 눈에 띄게 진열되어 있는 책들보다는,

책장에 꽂혀서 눈에 잘 띄지 않는 책들 사이에서 보물 같은 책을 찾기를 즐긴다고 했다.

아직 내게는 어떤 책이 좋은 책일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눈이 없어서 지금은 힘들겠지만,

언젠가 많은 작가를 접하고 많은 책들을 읽고 정말 좋은 책을 알아 볼 수 있는 눈이 생긴다면,

지금처럼 누군가가 재미있게 읽는 책들 뿐만이 아닌,

수 많은 책들 사이에 꽂혀서 눈에 띄지 않지만

자기만의 빛을 발하고 있는 책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고 싶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솔직히 말하자면 철학, 인문학, 과학과 관련된 책들에 관한 글에서는

사실 워낙 관심이 없었던지라 조금 지루한 면도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읽다보면

나도 꼭 이런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또한 <사막의 꽃>,<솔로이스트>,<히말라야를 넘는 아이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광인> 등등..

너무 많아서 일일이 나열할 수는 없지만 꼭 읽고 싶은 책들을 잔뜩 만나게 되었다.

올 해 안에는 꼭 이 책들을 모두 읽어봐야겠다는 목표를 갖게 되었다.

게다가 '시'라고 하면 조금 껄끄럽게 느껴졌었는데

이 책에 소개된 시집도 꼭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으니 이 얼마나 대단한 책인가!

 

 

 

사실 책에 관한 책도 처음 읽어본 것인데 좀 더 다양한 책과 다양한 작가를 만날 수 있었고,

책에 관한 나의 눈이 조금 넓어진 듯한 기분이다.

앞으로도 책에 관한 책을 종종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 책을 만날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는 생각을 한다.

 

 

 

 

[서평]《내일로부터 80킬로미터》

내일로부터 80킬로미터 - 알래스카와 참사람들에 대한 기억
이레이그루크 지음, 김훈 옮김 / 문학의숲 / 2009년 12월

평생을 추운 곳에서 살래? 더운 곳에서 살래? 라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당연히 더운 곳이다.

계절 중 겨울이 제일 싫고 세상에서 추운 게 제일 싫은 나.

그런 나에게 세계일주를 하라고 한다면 절대 가지 않을 알래스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속 깊은 곳에선 동경하고 있던 알래스카.

그런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알래스카 사람이 쓴 책을 읽게 되었다.

 

 

날짜 변경선에서 동쪽으로 80킬로미터,

그곳에서 살아가는 참된 사람들의 감동적인 이야기- 

라는 문구는 넘치는 호기심을 주체할 수 없게 만들었다.

절대 가고 싶지는 않은 곳이지만,

꼭 알고 싶던 곳.

그렇게 나는 전혀 아는 것 없던 알래스카와 첫 만남을 시작했다.

 

 

이 책은 크게 나누자면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처음부터 중반 정도 까지는 작가가 기억하고 있는 자신의 어린시절,

그리고 작가를 둘러싼 가족들의 이야기.

또한 알래스카 사람들의 성향과 그들의 생활방식에 대해서

상당히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알래스카 사람들은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는 재주를 타고 난다는데,

그래서인지 글을 읽는 내내 지루할 틈 없이 흥미있게 읽어나갔던 것 같다.

알래스카 사람들은 특히 가족애가 뛰어난 것 같은데,

가장 흥미로운 점은-

만약 누군가가 아이를 낳았지만 키울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때,

혹은 태어났지만 버림받게 된 상황일 때,

알래스카 사람들은 그 아이를 서슴없이 받아들여 자신의 아이로, 가족으로 키운다고 한다.

핏줄은 닿지 않지만 그 핏줄보다 더 끈끈한 가족애로 똘똘 뭉친 그들의 모습.

혈연관계를 유독 중시하는 우리의 입장에선 참 쉽지 않아 보이는데,

그들의 그런 모습이 참 인간적으로 따스해보였다.

또한 그들은 매년 사냥을 하고 물고기를 잡고 겨울을 대비해 음식을 저장해야 하기 때문에,

온 가족이 팀을 이루어 함께 일을 해나가기 때문에 그들의 가족애는 더 끈끈해보인다.

 

 

 

책의 후반부는 작가가 성장을 하고 우연한 기회로 공부를 하게 되고,

그 과정 중 우연히 자신의 민족이 처한 입장을 깨닫게 되면서 시작된다.

그 당시 알래스카는 미국인들의 손에 들어가서 그들의 식민지 생활을 하며,

그들에 의해 자신들의 문화와 자신들의 종교, 자신들의 언어를 박탈당하고 있었다.

또한 아무것도 모르던 그들은 미국인들에게 정말 아무것도 모른 채

자신들의 땅을 그대로 빼앗길 위기에 처해 있었다.

하지만 작가가 그 상황을 깨닫게 되면서,

미국을 상대로 자신들의 땅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또한 자신들의 문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담겨있다.

아무래도 우리에게도 식민지 시절이 있었기에,

그 글을 읽는 내내-

원주민들을 무지하다는 이유로 무시하고 그들을 짓밟는 모습에 정말 화가 많이 났다.

여전히 알래스카는 미국의 주이지만  

그래도 그 때 알래스카 사람들의 그만큼의 노력이 있었기에,

알래스카 특유의 문화나 언어가 말살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들이 강하다는 이유로,

상대가 약하고 무지하다는 이유로,

자기들 멋대로 문화를 말살하려 들고 그들을 억압하고,

그들이 가진 예쁜 이름들을 마음대로 영어 이름으로 바꾼 그들에게 정말 화가 났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친 환경과 가난 속에서도 끈끈한 가족애와 유머를 잊지 않고  

낙천적으로 살아가는 알래스카인들.

그들의 이누피아트 정신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렇다. 나는 성나 있었다.

나는 우리의 가난에,

우리 목숨을 빼앗아가는 질병에,

우리 가운데 만연한 끊임없는 굶주림에,

우리가 아무것도 모를 것이라 단정하고

비행기를 타고 떼거지로 마을에 날아오는

거만한 관료들에게 성나 있었다.-p.183

 

 

여러 세대에 걸친 우리 민족을 떠올리자 슬픔이 나를 삼켜버렸다.

나는 나 자신 때문에, 가족과 친구들, 우리 민족과 조상들 때문에 흐느껴 울었다.

술에 만취해 망각의 늪 속에 빠져든 사람들 때문에,

원주민이라는 의식 자체를 상실한 사람들 때문에,

자신의 삶과 맞닥뜨릴 수 없어서 삶을 끝장낸 사람들 때문에 울었다.-p.275

 

 

 

 

[서평]《영애씨,문제는 남자가 아니야》

영애씨, 문제는 남자가 아니야
김윤경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1월

 

내 나이가 어느덧 서른하고도 이제 하나.

자기계발서라던가 이런식의 조언들로 구성된 책은 솔직히 즐기는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역시 나이가 나이라서인지-

아니면 역시나 코앞에까지 닥쳐온 '결혼! 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 때문인지,

이 책을 보는 순간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에서도 말해주듯이,

내가 이렇게 살아온 것도,

이런 삶을 살고 있는 것도,

그 사람이 내 곁을 떠나버린 것도,

정말 사랑했던 사람을 보내야 했던 것도,

친한 친구들은 하나 둘씩 결혼하고 애 낳고 있는데,

아직도 결혼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하고 있는 것도-

모든 문제들은 남자 때문이 아니었다.

책을 읽기 전에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책을 다 읽고 난 후 확실하게 알게 된 그 문제는 바로 나였던 것이다.

따지고보면 그 모든 문제들의 선택은 다 내가 했던 것이었고,

결혼을 여지껏 미뤄왔던 것도 내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는 정말 결혼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결정을 할 때가 된 것이다.

 

 

 

책 속에선 세상 여자들에게 말하고 있다.

약아져야 한다고.

부지런해야 한다고.

남자에게 휘둘리지 말고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고.

그리고 자기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사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상당히(?) 여러번의 연애를 경험한 내가,

왜 여태까지 시집을 가지 않았는고 하니..

그것의 문제는 바로 나에게 있었다.

어릴적부터 유난히 현실적이었던 나는,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자니,

왠지 이 남자 돈이 없는 것 같고-

돈이 있는 사람과 결혼을 하자니,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는 결혼할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열심히 사랑만 하다가 현실적인 문제가 닥쳐왔을 때,

그렇게 항상 이별을 택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이제는 진짜 선택을 해야 하는 지금은,

오히려 그런것들이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 항상 이것 아니면 저것을 선택하려 했었는지-

내 자신의 문제를 깨달았다고나 해야 할까?

 

 

 

책을 읽는 동안,

상당히 공감가는 이야기도 있었고,

이거 정말 너무 솔직한 거 아닌가 싶은 얘기들도 있었다-

여자라면 누구나 한 번 쯤은 생각해 봤을, 수 많은 이야기들.

그리고 여자라면 한 번 쯤 읽어봐도 좋을 이야기들이었다.

 

 

 

그래.

문제는 남자가 아니라 바로 나였다.

그렇기에 이제는 조금 더 용기있는 선택을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외부의 시선과 자신의 욕망이 어긋날 때,

자신다운 선택을 할 수 있는 용기.

그 아름다운 탈주만이 여자를 행복하게 할 것이다.-p.260

 

 

 

[서평]《인도의 사랑 이야기》

인도의 사랑 이야기 - 깨달음의 나라 인도가 전하는 또 하나의 특별한 선물
하리쉬 딜론 지음, 류시화 옮김 / 내서재 / 2009년 11월

 <인도>라는 나라에 무조건적인 관심을 가진 나에게,

이 책은 그야말로 운명적인 만남 같은 것이었다.

인도 대륙을 울린 감동적인 실화인데다가 이 책을 번역하신 분이 류시화님 이라니..

이 어찌 관심을 갖지 않을 수가 있었을까..?

게다가 표지 그림 마저도 너무나도 예뻤다.

 

 

이 책에 실린 사랑 이야기는 총 네 편이다.

네 편 모두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정말 지극하고 지독한 사랑 이야기이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 자신과 자신의 주변 모두를 다 내던질 수 있는,

오로지 그 사람밖에 보이지 않는 그러한 사랑.

목숨까지도 아끼지 않고 내던질 수 있는 사랑.

솔직히 말하자면 요즘 시대에서는 공감대를 형성 할 수 없는 사랑이야기이지만,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는 '이러한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도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네 편의 이야기 모두 첫 눈에 사랑에 빠지고 모든 걸 내던지는 사랑을 하지만,

특별히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가 있다면 맨 처음 이야기인 <소흐니와 마히왈>이었다.

나이 차이가 나는데도 불구하고 거부할 수 없이 빠져든 그들의 사랑.

그리고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그들의 모습.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충분한 부와 명예를 가지고 있던 마히왈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 곁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있고 싶어서,

비록 만날 수는 없지만 소식이라도 듣고 싶은 마음에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던지고 가난하게 사는 그 모습.

또한 비록 서로 만나지는 못하지만 서로에 대한 마음을 간직하고,

주변에 선을 베풀며 살아가는 그 모습들이 인상적이었다.

 

 

그 이야기 뿐만 아니라 다른 이야기 속에 인물들의 행동들과 그들의 마음가짐에서,

뭔가 알 수 없는 감동같은 것이 느껴졌다.

특히 사랑으로 인해 선해지고, 그 선을 베푸는 모습들이 참 좋았던 것 같다.

비록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이 모두 빼어난 외모를 지녔고,

그래서 서로를 만나는 순간 첫 눈에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는,

'예쁘지 않으면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지 못하나?'라는

삐뚤어진 마음을 갖게 만들 수도 있는 이야기였지만,

그래도 읽는 내내 그들의 사랑으로 하여금 행복했고 감동 받을 수 있는 시간들이었던 것 같다.

나 역시 사랑으로 인해 선해질 수 있기를 마음속으로 빌어 본다.

 

 

 

봄의 정원으로 오라.

이곳에 꽃과 술과 촛불이 있으니

만일 당신이 오지 않는다면

이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리고 만일 당신이 온다면

이것들이 또한 무슨 의미가 있는가.

 

 

-잘랄루딘 루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