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나에겐, 로맨틱 - 나를 찾아 떠나는 300일간의 인디아 표류기
하정아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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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을 다 읽고 서평을 쓰기까지..

참 많은 고민을 했더랬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좋게, 좀 더 멋지게,

내가 책을 읽는 동안 느낀 것들을 솔직하게 다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았다는 것.

오랜만에 책속에 푹 빠져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

 

 

난 정말 아주아주 개인적으로 인도라는 나라를 너무너무 좋아한다.

인도라는 나라도, 인도 사람들도..

정말 너무너무 좋아한다.

그래서 사실, 인도 여행기는 대부분 정말 재밌게 읽는 편이다.

하지만, 이번 책에선 다른 여행기를 읽을 때와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고나 할까?

뭔가 콕 찝어 말할 수는 없지만 아무튼 다른 느낌.

한 가지를 얘기하자면..음..

책도 책이지만 작가가 너무너무 맘에 들었다는 것?

책 속엔 작가가 보고 듣고 느낀것들과 함께 작가 자신의 삶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제 막 서른살이 된, 꿈을 겨우겨우 붙잡아가며 꿈을 쫓을 수 없는 현실을 사는,

상처도 아픈 기억도 많은 한 여자의 삶.

아마도 그게 좋았던 것 같다.

나와 같은 나이와 나와 비슷한 상황과 같은 여자라는 것에서 왠지 동지를 만난 느낌.

그리고 부러웠던 것도 같다.

일년간 열심히 준비해서 겨우 두 달 인도 여행을 다녀온 나로써,

어느날 문득 인도에 있을 자신이 궁금해져서  

바로 비행기표를 끊고 거의 일년간 여행을 한 작가가..

많이 많이 부러웠던 것 같다.

그리고 그저 보고 들은 것들을 나열한 것이 아닌,

그 속에 들어있는 많은 생각들과 기억들이 하나하나 마음에 콕 박혔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웃기도 하고 울기도 했던,

마음이 따뜻해지는 여행기.

야곰 야곰 아껴 읽으려고 했는데 책을 손에서 놓을수가 없어서 새벽까지 나를 잠 못 들게 했던,

나에게 또 하나의 아주아주 소중한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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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 테레사 평전 - 삶, 사랑, 열정 그리고 정신세계
마리안네 잠머 지음, 나혜심 옮김, 이석규 감수 / 자유로운상상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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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사람이다.

남에게 피해만 주지 않고 산다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하는 나이기에,

지금껏 살면서 단 한번도 남을 위해 산다던가 누군가를 도와준다던가 하는 걸 해 본 적이 없다.

그런 나에게도 자그마한 소망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인도에 있는 마더 데레사 하우스에서 자원 봉사를 하는 것이었다.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잘난척하고 싶은 그런 마음이 아니라,

힘들고 고된 상황에서도 힘껏 살아내고 있는 그들에게서,

무언가를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또한, 평생을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몸바쳐 살아오신 그 분을 닮고 싶어서이기도 했다.

 

 

그랬기에 나에게 이 책은 그야말로 눈이 번쩍 뜨이게 하는 책이었다.

닮고 싶다-라고 생각해 왔지만 사실 그 분에 관해서는 아는게 거의 없었으니,

이 책을 통해 그 분의 일생과 그 분의 생각들과 그 분의 마음들을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그러나 내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책 제목에도 번듯하게 쓰여있는 <마더 데레사 '평전'>이었던 것이다.

그 분의 삶을 되짚어 가는 것이 아니라,

그 분의 선행들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 분 삶의 인간적인 모습들과 종교적인 활동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어찌 보면 <마더 데레사 평전>이라기 보다는 <사랑의 선교회 평전>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 분이 어떠한 계기로 수녀가 될 마음을 먹게 되었는지,

누구의 영향을 받았는지,

사랑의 선교회는 어떻게 세워졌으며,

어떻게 활동했는지,

몇 개의 분원이 있고 몇 명의 수녀들이 있었으며,

어떠한 종교적인 정신으로 그러한 활동을 했던 것인지.

평생 어떠한 상들을 받았으며 그로 인한 기부금은 얼마쯤 되는지.

그러한 '알고 싶은 이야기'들 보다는 '별로 궁금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인지,

이 책을 읽어 나가는 것이 사실 상당히 힘들었다.

또한 천주교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는 나로써는  

가끔 '이게 무슨 말인가' 싶기도 할 때가 있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난 후인 지금은 그 분이 얼마나 열정적으로 사셨는지,

얼마나 하느님을 위해 몸바치셨는지를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오히려 이렇게 거의 객관적인 시선으로 책을 읽고 보니,

그 분이 더욱 인간적으로 가까이 느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평생을 자신이 믿고 있는 그 분을 위해,

그리고 이 땅에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사셨던 마더 데레사.

그리고 끝까지 놓지 않았던 그 열정들에서,

한 없이 닮고 싶은 또 닮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 세상이 그 분과 같은 사람들로 가득하다면,

조금 더 희망차고 조금 더 행복한 세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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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
최영미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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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기대가 컸던 탓이리라.

워낙 여행 에세이를 좋아하는지라,

표지와 제목만 보고 당연히 너무나도 멋진 여행 에세이일 것이리란 상상을 했었다.

여행이라는 것 자체가 워낙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기 때문인지,

나 자신이 여행을 워낙 좋아해서인지,

한 번도 이름을 들어본 적 없는 초보 작가들의 여행 에세이들에도 감동하던 나였으니..

시인이 여행을 통해 느꼈던 감성들이 그 얼마나 시적으로 아름답게 펼쳐질지..

기대를 안 할 수가 없었던 책이었다.

그래서였겠지..?

페이지 수가 하나 하나 넘어가면서 점점 '어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덤덤하고, 생각보다 그냥 일기에 가까운 글들.

그리고 조금은 뜬금없이 나타나는 그림에 관한 글들.

작가에 대한 정보가 그저 '시인'이라는 것 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러한 것들이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쯤에서였을 것이다.

책을 덮고 앞 표지와 뒷 표지의 글들을 읽어보고,

맨 뒷 페이지를 열어 작가 후기를 먼저 읽어봤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아-이건 여행 에세이가 아니라 그냥 산문집이었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책 표지와 제목과 뒷 표지의 문구들에 속은 기분이었다.

어떻게 보나 이건 분명 여행 에세이일 것 같은데.

책을 읽고 보니 이건 여행 에세이인지 미술 관련 책인지 문화 비평집인지 남의 일기장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야말로 책을 읽다 길을 잃어버린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눈으로는 글을 읽고 있는데 머리속으로나 마음속으로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는 느낌.

큰 기대 뒤의 실망감과 더불어 작가의 강한 성격이 그렇게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읽는 내내 왜 그렇게 불편하던지.

어떻게 보면 그것이 이 작가만의 독특한 매력이 될 수도 있겠지만,

나 같은 독자에게는 매우 불편한 마음만 남을 뿐이었다.

좋게 보려면 좋게 볼 수도 있었겠지만,

그냥 이 작가와 내가 성격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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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거나 혹은 버리거나 in 부에노스아이레스
정은선 지음 / 예담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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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노스아이레스.

그곳은 나에게 그저 이름만 많이 들어본, 세계지도에서 어디쯤에 있는지도 모르는,

솔직히 말하자면 어느 나라의 도시 이름인지도 모르는 곳이었다.

아마도 관심이 없었지 않나 싶다.

그러한 나에게 이 책을 홍보하는 많은 문구들이 호기심을 마구 자극했다.

출간 즉시 영화화 확정이라는 글과,

다양한 장르가 복합된-

소설이라고도, 여행에세이라고도 할 수 없는 그 어떤 무엇이라는 것이

이 책을 읽어보고 싶게 만들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던 당시,

난 개인적인 일들로 엄청나게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었고,

지하철에 앉으면 책을 읽고 싶기 보다는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고 싶었었다.

하지만 그렇게 책을 미뤄두기엔,

이미 읽기 시작한 그때부터 책에 빠져버리지 않았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엔 솔직히 여행에세이다운 느낌을 기대했던터라 조금 낯설었다.

하지만 어느새 OK김과 원포토와 나작가와 박벤처에게 익숙해졌고,

특히 OJ여사에게는 완전히 반해버리고 말았다.

 

 

 

서로 다른 마음의 상처를 안고 마치 도망치듯 한국을 떠나온 사람들,

그리고 말없이 떠나버린 사랑을 찾아 급하게 떠나온 사람.

그들의 모습에서 자꾸만 내 모습이 보이는 것만 같았다.

일에 치이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상처 받고,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를 잃은 것만 같고..

언제나 모든 것을 뿌리치고 떠나고 싶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현실속에서,

도망치듯 떠나버린 그들이 부러웠다고나 할까?

단 9일간의 짧은 시간동안이었지만,

그들이 그곳에서 마음을 추스리고 다시 일어날 힘을 얻는 모습을 보며,

그동안 전혀 관심이 없던 아르헨티나로 불현듯 떠나고 싶어졌다. 

지구의 반대편인 그곳에가서 마음속에 꾹꾹 눌러담아놓았던 상처들을 훌훌 털어내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마음과 밝고 건강한 모습을 찾아오고 싶어졌다.

 

 

 

그들은 익숙했던 것들과 일상의 억눌림에서 잠시 벗어나

낯선곳에서 새로운 자신을 만나려는 것이었다.

새로운 나를 만나고 새로운 얼굴들을 만나,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마음을 빚어내려는 것이었다.-p.192

 

 

 

무심한 듯 하지만 정 많은 OJ여사와 묵뚝뚝한 모습으로 곁을 지켜주는 아리엘이 만나고 싶다.

마음이 너덜너덜해진 요즘,

그들을 만나게 된다면 다시 예쁜 모양으로 마음을 기워 붙일 수 있지 않을까..?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마음속의 수첩안에 소중히 새겨넣어야겠다.

 

 

 

한가지 감정으로 찾아온 사랑은

수없이 많은 변덕을 부린다.

감당할 수 없는 기쁨에 교태를 떨다가도

사소한 이유로 토라져 시선조차 마주치지 않는다.

그러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팔랑팔랑

치마를 날리며 품안으로 파고든다.

심장이라도 꺼내줄 듯 포근히 안긴 너는

급기야 비수의 칼을 내리꽂는다.

 

비수가 내 심장을 파고들어 피가 철철 넘쳐도,

나는 너로 인하여 행복하였음을 부인할 수 없노라.-p.133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향기가 느껴지는 좋은 영화로 만날 날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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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벌써 친구가 됐어요 - 한지민의 필리핀 도네이션 북
한지민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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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내려놓는 순간,

마음 속 한 구석이 점점 따스해지는 것 같았다.

천사를 만난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평소에 한지민씨를 좋아하긴 했었지만,

솔직히 연예인에 대한 선입견이 아주 없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진 한 장 한 장을 볼 때마다,

이 표정들은 절대, 가식으로 혹은 연기로 나올 수 있는 표정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참 많이 힘들었을텐데..

어떻게 이렇게 해맑은 표정을 짓고, 행복해보이고, 즐거워보이는지..

만약에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봉사'를 꿈꿀 것이다.

나 역시 언제나 인도 캘커타에 있는 '마더 테레사 하우스'에서

오래 오래 머물며 봉사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현실로 가져오기에는 내 자신이 처한 상황들과 환경들이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아마도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난, 이 책을 읽으면서 '봉사'의 의미에 대해 새롭게 깨닫게 되었다.

누군가를 도와준다는 것은,

그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 주는 것 뿐만 아니라  

내 자신에게도 많은 힘이 되고 많은 생각을 준다는 것을..

내가 도와주어야만 할 것 같은 사람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는 것을..

 

 

비록 4박 5일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필리핀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오지 마을에서,

수 없이 많은 추억과,

순수하고 크나큰 사랑을 얻어왔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꽉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을 두드렸을 때 조금씩 조금씩 열리다 활짝 열린 그 순수한 마음들.

이 착한 사람들이 그 사랑들을 오래오래 기억하고 또 기억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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