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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 테레사 평전 - 삶, 사랑, 열정 그리고 정신세계
마리안네 잠머 지음, 나혜심 옮김, 이석규 감수 / 자유로운상상 / 2009년 9월
평점 :
난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사람이다.
남에게 피해만 주지 않고 산다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하는 나이기에,
지금껏 살면서 단 한번도 남을 위해 산다던가 누군가를 도와준다던가 하는 걸 해 본 적이 없다.
그런 나에게도 자그마한 소망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인도에 있는 마더 데레사 하우스에서 자원 봉사를 하는 것이었다.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잘난척하고 싶은 그런 마음이 아니라,
힘들고 고된 상황에서도 힘껏 살아내고 있는 그들에게서,
무언가를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또한, 평생을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몸바쳐 살아오신 그 분을 닮고 싶어서이기도 했다.
그랬기에 나에게 이 책은 그야말로 눈이 번쩍 뜨이게 하는 책이었다.
닮고 싶다-라고 생각해 왔지만 사실 그 분에 관해서는 아는게 거의 없었으니,
이 책을 통해 그 분의 일생과 그 분의 생각들과 그 분의 마음들을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그러나 내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책 제목에도 번듯하게 쓰여있는 <마더 데레사 '평전'>이었던 것이다.
그 분의 삶을 되짚어 가는 것이 아니라,
그 분의 선행들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 분 삶의 인간적인 모습들과 종교적인 활동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어찌 보면 <마더 데레사 평전>이라기 보다는 <사랑의 선교회 평전>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 분이 어떠한 계기로 수녀가 될 마음을 먹게 되었는지,
누구의 영향을 받았는지,
사랑의 선교회는 어떻게 세워졌으며,
어떻게 활동했는지,
몇 개의 분원이 있고 몇 명의 수녀들이 있었으며,
어떠한 종교적인 정신으로 그러한 활동을 했던 것인지.
평생 어떠한 상들을 받았으며 그로 인한 기부금은 얼마쯤 되는지.
그러한 '알고 싶은 이야기'들 보다는 '별로 궁금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인지,
이 책을 읽어 나가는 것이 사실 상당히 힘들었다.
또한 천주교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는 나로써는
가끔 '이게 무슨 말인가' 싶기도 할 때가 있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난 후인 지금은 그 분이 얼마나 열정적으로 사셨는지,
얼마나 하느님을 위해 몸바치셨는지를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오히려 이렇게 거의 객관적인 시선으로 책을 읽고 보니,
그 분이 더욱 인간적으로 가까이 느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평생을 자신이 믿고 있는 그 분을 위해,
그리고 이 땅에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사셨던 마더 데레사.
그리고 끝까지 놓지 않았던 그 열정들에서,
한 없이 닮고 싶은 또 닮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 세상이 그 분과 같은 사람들로 가득하다면,
조금 더 희망차고 조금 더 행복한 세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