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
최영미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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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기대가 컸던 탓이리라.

워낙 여행 에세이를 좋아하는지라,

표지와 제목만 보고 당연히 너무나도 멋진 여행 에세이일 것이리란 상상을 했었다.

여행이라는 것 자체가 워낙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기 때문인지,

나 자신이 여행을 워낙 좋아해서인지,

한 번도 이름을 들어본 적 없는 초보 작가들의 여행 에세이들에도 감동하던 나였으니..

시인이 여행을 통해 느꼈던 감성들이 그 얼마나 시적으로 아름답게 펼쳐질지..

기대를 안 할 수가 없었던 책이었다.

그래서였겠지..?

페이지 수가 하나 하나 넘어가면서 점점 '어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덤덤하고, 생각보다 그냥 일기에 가까운 글들.

그리고 조금은 뜬금없이 나타나는 그림에 관한 글들.

작가에 대한 정보가 그저 '시인'이라는 것 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러한 것들이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쯤에서였을 것이다.

책을 덮고 앞 표지와 뒷 표지의 글들을 읽어보고,

맨 뒷 페이지를 열어 작가 후기를 먼저 읽어봤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아-이건 여행 에세이가 아니라 그냥 산문집이었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책 표지와 제목과 뒷 표지의 문구들에 속은 기분이었다.

어떻게 보나 이건 분명 여행 에세이일 것 같은데.

책을 읽고 보니 이건 여행 에세이인지 미술 관련 책인지 문화 비평집인지 남의 일기장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야말로 책을 읽다 길을 잃어버린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눈으로는 글을 읽고 있는데 머리속으로나 마음속으로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는 느낌.

큰 기대 뒤의 실망감과 더불어 작가의 강한 성격이 그렇게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읽는 내내 왜 그렇게 불편하던지.

어떻게 보면 그것이 이 작가만의 독특한 매력이 될 수도 있겠지만,

나 같은 독자에게는 매우 불편한 마음만 남을 뿐이었다.

좋게 보려면 좋게 볼 수도 있었겠지만,

그냥 이 작가와 내가 성격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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