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는 이혼을 꿈꾼다 걷는사람 소설집 2
이경자 지음 / 걷는사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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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제목에 이끌렸다. 문제의식을 단편소설로 풀어냈다니 궁금했다.

 

'여성 차별은 아버지 가장의 권력이라는 그늘로부터 시작해서 사회와 국가로 넓혀진다. 차별은 정교하게 장치되어 있다.' 고 책에서 말한다.

아직도 배워야할게 많지만, 책들을 읽을때마다 새롭게 깨닫는다.

「무엇을 할 것인가」에서 부분 발췌되어있던 미스리가 미스김에게 하는 말이 있는데 인상이 깊어서 제일 먼저 찾아 읽게  미스리와 미스김의 이야기를 보면서도 많이 느꼈다.

책에 적힌 말처럼, 차별은 정교하게 장치되어있어서 이미 익숙해진 기혼인 미스김보다 미혼인 미스리가 더 당황하지않고 이야기하는것 같았다.

아무렇지않게 성희롱을 하고, 직원 회식에 여자는 자연스럽게 빼서 생각하고, 서방이 안계신가보냐며 성인이라는 둥 대놓고 비꼬며 직장이 아니라 '남자들 틈에 내보낸다'고 말한다.

참지 못하고 일어 선 미스김을 보고, 미스리가 '언니, 왜 일어나요? 언니는 누구의 아내만이 아니란 말예요. 삼선무역의 사원이잖아요. 왜일어나요? 뭐가그래요? 남편이 무서운건가요. 여기 남자 동료들이 무서운 건가요. 아니! 절대로 안돼요. 지금 우린 접대부가 아니라구요. 일이에요. 우린 사원이라니까요. 누구의 아내로서 직장에 다니는 게 아니잖아요!'  고 말하는데 이렇게 말을 해줄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한편으로 미스김이 부러웠고, 이렇게 생각하고 말할 수 있는것에 미스리가 부러웠다.  

결혼을 하기전 기자인 여자친구와 남자의 부모님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남자는 여자친구를 배웅하고 돌아왔다. 여자친구가 똑똑하니 아버지가 좋아하실거라고 잘 했다고 만족했는데, 반전은 배웅후 부모님의 반응이였다. 결혼하겠다는 아들의 대답에 절망하는 어머니의 반응은 예상되었지만, 아버지의 반응은 예상외였다.

'결혼이란 참으로 중요한 인륜지대사다. .... 여자란, 우선 여자다워야한다. 똑똑한 거야 좋지. 그렇지만 똑똑한 게 여자다운 건 아니다. 여자란 결혼하면 남편과 자식, 시댁 식구를 위해 일신을 바치는 게 하늘의 법인데...' 라고 말한다.  반응도 좋았고 적극적으로 찬성할줄 알았던 아버지의 반응은 반전이였다.

동생과 아버지의 묘지에 와서 이야기를 하다가 누나가 '나도 죽으면 여기 묻히리라. 아버지가 태어나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곳, 아버지로 해서 내가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라고 생각한다. 동생에게 '난 죽으면 여기 와서 묻힐 거야!'라고 소리치자, '어이구 정신 있냐? 누난 출가외인이야. 이씨 집안사람이 아니라구! 나이를 거꾸로 먹었나?' 라고 동생이 '남자'의 목소리로 당당하게 말한다. 누나가 정신이 아찔하며 '나는 누구인가?' 생각하며 끝나는데, 결혼하면 출가외인이 된다는 이야기와 가족이여도 가족이 아니게되는 생각들이 다시 생각해보게된다.

제목은 이혼을 이야기하지만, 요즘2030세대들에게 비혼,비연애가 많다고 한다.

이런 일들이 이전에는 당연했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문제를 생각하다보니 달라지는것 같다.

소설의 마무리가 사이다처럼 시원할때도, 아쉬움이 남을때도 있어서 읽고 끝이아니라 생각을 한번씩 해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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