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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 화성으로 가는 설계도
이선 지음 / 처음북스 / 2026년 8월
평점 :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시중에 쏟아지는 우주 관련 서적들을 펼쳐보면 인터넷 기사나 유튜브, 증권가 리포트의 단기 전망을 번역해 짜깁기한 글들이 적지 않다. 그런 책들에서는 사실 엄청난 리서치가 수반되었겠지만, 그럼에도 실제의 냄새는 나지 않는다. 반면 이선 작가의 《스페이스X: 화성으로 가는 설계도》는 출발점부터 뭔가 다르다. 진짜 냄새. 1,000곳이 넘는 산업 현장을 발로 뛰어온 저자는 호손 본사 야외에 그을린 채 우뚝 선 실제 팰컨9 부스터를 육안으로 확인하고, 텍사스 보카치카의 허허벌판 스타베이스를 직접 찾아가 발사대의 용접 냄새와 메카질라 타워의 위용을 담아냈다. 우리나라 책상에 앉아 리서치한 자료가 아닌, 현장의 생동감이 느껴지는 책이다.
1926년 로버트 고더드가 쏘아 올린 인류 최초의 액체연료 로켓이 배추밭에 떨어졌던 12미터의 비행 이후 꼭 100년이 흘렀다. 그사이 인류는 달에 발을 디뎠지만, 냉전 종식과 함께 목표를 잃은 우주 기술은 반세기 가까이 정체되었다. 일론머스크가 가장 실망한 부분. 일론 머스크는 모두가 무모하다 여겼던 10%의 성공 확률에 전부를 걸었다. 그리고 "왜 비행기처럼 로켓을 다시 쓰지 못하는가?"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의심으로 수십 년간 굳어진 일회용 발사체의 상식을 깨뜨렸다.
수많은 과학 기술과 스페이스x의 역사가 빼곡한 이 책에서 가장 강렬하게 다가오는 대목은 다름 아닌 머스크의 '5단계 엔지니어링 알고리즘'이다. 우주 덕후들에게 아주 좋은 책이지만 나같은 범인에게는 기술보다는 그 안에 담김 일론 머스크의 철학과 메커니즘이 더 궁금하다.
첫째, 모든 요구사항을 의심할 것.
둘째, 필요 없는 부품과 프로세스를 가차 없이 삭제할 것.
셋째, 그 부품이 꼭 필요하다고 검증된 뒤에야 단순화하고 최적화할 것.
넷째, 속도를 높이고,
다섯째, 마지막에 가서야 자동화할 것.
나는 두번째 알고리즘이 가장 인상깊게 다가왔다. 기차없는 단순화.
"가장 좋은 부품은 없는 부품"이라는 이 단순한 원칙은 비싼 탄소섬유 대신 들판에서 주방용 스테인리스 스틸을 용접하게 만들었고, 로켓 착륙 다리를 떼어내는 대신 발사대 로봇 팔로 기체를 공중에서 낚아채는 혁신을 만들었다. 어렵고 복잡한 시스템을 덧대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형식을 과감히 덜어내고 본질만 남기는 철학이 수십억 달러짜리 공정을 수억 달러의 혁신적 산업으로 변화시켰다.
이 책은 단순히 화성 이주라는 먼 미래의 공상 과학을 찬양하지 않는다. 현장에서 확인한 실체와, 그 실체 속에 담긴 단순화의 사고방식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거대한 복잡함 앞에서 확고한 주관과 본질을 향하는 단순함의 사고방식. 말로만 듣던 스페이스x의 실체,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일론머스크의 철학이 궁금한 사람들이 꼭 한 전 읽어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