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루이지 부폰 자서전 - 넘어지고, 일어나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고
잔루이지 부폰 지음, 이성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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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지안루이지 부폰의 자서전을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겼다. 지안루이지 부폰. 위대한 골키퍼이자 나의 20대 시대를 살아온 선수, 2000년대 해외축구팬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이름이다.

그 시절에는 축구팬들 사이에서 ‘4대 스트라이커’, ‘4대 미드필더’, ‘4대 수비수’ 같은 말이 자연스럽게 오가곤 했다. 그리고 당연히 ‘4대 골키퍼’도 있었다. 내가 좋아했던 골피퍼는 바로 부폰이었다.

장신의 체격, 이탈리아인 특유의 잘생긴 외모, 그리고 경기 중간중간 보여주던 위트 있는 표정과 행동들. 월드클래스 실력만큼이나 매력있는 사람이다.

한스미디어에서 출간된 지안루이지 부폰의 자서전을 읽으며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이 책이 세계적인 축구 선수의 단순한 성공담은 아니라는 점이었다. 물론 부폰의 커리어는 눈부시다. 내가 아는 이탈리아의 골키퍼는 항상 부폰이었고, 유벤투스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선수다. 또한 2006년 독일 월드컵 우승의 주역이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관심이 가던 내용은 우승의 순간보다 그 이후에 찾아온 추락과 선택이었다.

2006년 세리아는 칼치오폴리라는 역대급 스캔들이 발생한다. 유벤투스가 세리에 B로 강등이 확정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해 부폰은 노쇠한 이탈리아 대표팀의 골문을 지키며 결승에서 지단의 프랑스를 만나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이래저래 유명했었던 경기.

칼치오폴리 - 월드컵 우승 - 유벤투스의 강등

많은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유벤투스를 떠났다. 부폰 역시 세계 챔피언이 된 골키퍼가 다음 시즌에는 2부 리그에서 시작해야 하는 상황. 그때 부폰은 떠나지 않았다. 당시 그는 이미 세계 최고의 골키퍼였고, 원한다면 다른 빅클럽으로 갈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그는 유벤투스에 남았다. 델 피에로, 네드베드, 트레제게 같은 선수들과 함께 세리에 B에서 다시 시작했고 유벤투스를 재건했다. 또 그 이후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두 번이나 올랐다. 비록 우승하지는 못했지만.

세계적인 클럽이 망신당하며 강등당하는데 그 팀을 꿋꿋히 지켜낸 선수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부폰의 자서전에서 그 당시 상황과 심경을 부폰의 관점에서 알 수 있었다. 감동적이면서도 약간 충동적인 결정인 부분도 있어서 웃음이 났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 보면, 부폰이 혼자서만 위대해진 선수는 아니었다는 생각도 든다. 부폰은 고집도 세고 다혈질로 보이는 내용이 있다. 하지만 그의 주변에는 늘 그를 바로잡아주고, 이끌어주고, 더 높은 기준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시작에는 아버지가 있었다. 그리고 유소년 시절의 코치들이 있었다. 어린 부폰이 가진 재능을 알아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재능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잡아준 사람들이 있었다. 부폰의 자리를 잡아주는 사람들도 있었다. 어린 부폰에게는 부폰을 이끌어주는 어른들의 역할이 컸다.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함께한 토티 같은 동료들도 있었다. 이후에는 지단, 튀람처럼 이미 이기는 법을 알고 있는 선수들과 함께했다. 그들은 단순히 공을 잘 차는 동료가 아니라, 최고 수준의 무대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준비하고, 어떻게 버티는지를 보여준 사람들이었다.

명장들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리피, 콘테, 알레그리 같은 감독들은 부폰의 커리어에서 중요한 시기를 함께했다. 칼치오폴리가 터졌을 때도 부폰과 선수들을 보호해주는 방어막이 된 이들도 있다. 부폰이 유벤투스에 남을 수 있었던 것도, 다시 일어서는 팀의 중심에 설 수 있었던 것도 결국 이런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가능했을 것이다.

이 자서전은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유벤투스, 이탈리아 대표팀, 월드컵, 칼치오폴리, 챔피언스리그 같은 굵직한 축구사의 장면들이 한 선수의 인생과 함께 펼쳐진다. 또한 그 때 그 시절 굵직한 사건들과 함께 스포츠 뉴스에서는 알 수 없었던 부폰이 생각하는 인생관과 주변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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