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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제화점 - 어른을 위한 동화
이경희 지음, 김보현 그림 / 북산 / 2025년 10월
평점 :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칠성제화점 책을 읽다보니 시골 외할머니 댁이 생각났다. 언젠가 충북 음성에 출장을 다녀왔는데 이상하게도 낯설지 않은 곳이었다. 1층으로 주욱 늘어진 정말 오래된 시골 상가 거리, 우회전하며 들어서는 마을 어귀에 커다란 나무, 마을 뒷산까지 이어지는 개울. 외할머니댁이었다.
어릴 적, 한 30년도 더 전에,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에 음성 외할머니댁 가는 길은 아스팔트 포장은 커녕 커다란 돌부리가 군데군데 튀어나온 흙길이었다. 지금은 아스팔트 정갈하게 깔린 길이 되었지만 그때 그 기억이 선명하고 그리운 마음이 든다. 책 칠성제화점은 그 시절 향수를 불러오는 책이다. 편지를 받고 60여년 만에 고향을 찾은 김회장, 순동이의 마음이 이랬을까.
나보다는 이제 일흔을 바라보는 우리 엄마 시절 이야기이거나 더 예전의 이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 그 시절을 상상하고 공감하게 된다. 모두가 가난하던 시절에 장을 따라가고 싶은 어린 순동이와 짜장면 한 그릇, 사과 한 개에도 주저하는 엄마. 아마도 우리가 알고 있는 검정고무신의 그 시절 아닐까.
주인공 순동이. 현재의 김회장은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아빠없는 가난한 집. 폐병에 걸린 엄마,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 어린 순동이를 돌본다는 명목으로 재산까지 뺏기고 남의 집 새끼머슴으로 들어갔다가 무작정 상경한 서울, 구두닦이 찍새 생활부터 뉴욕제화 사장님을 만나 기술을 익히고 자수성가하였다.
어려운 시대상에도 성공을 만들어낸 동화같은 이야기. 허튼 길로 빠지지 않고, 자신에 주어진 소명을 악착같이 이루어내면 성공하는 이야기를 참 좋아한다. 따뜻한 이야기와 함께 어릴 적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