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이루어주는 섬
유영광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비록 세상을 오래 살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인생에 언제나 햇살만 가득하지는 않다는 것은 안다. 흐린 날도 있고, 세찬 바람이 불기도 하고, 눈비에 젖에 덜덜 떨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뎌내다 보면 해가 화창하게 뜬다. 화창한 봄날이 아름다운 건 춥고 궂은 날이 있어서 아닐까.

세상은 평등하지 않다. 모두 가진 사람이 있는 반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신체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다재다능한 사람이 있는 반면, 자신의 재능을 찾지 못해 헤매이는 사람도 부지기수이다.

과거든 현재든 미래이든 세상은 틀 안에서 돌아가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틀에 맞추어서 살아가기를 원한다. 틀을 바꾸기는 어렵고 그 틀에 자신을 맞추려고 노력한다.

냉정하고 불평등한 세상이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절망 속에서 희망의 틈을 발견하고 불평등 속에서도 기회를 찾아낼 수 있는 인간이기 때문이 아닐까.

유영광 작가님의 '소원을 이뤄주는 섬'은 이런 불평등 속 희망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동화적으로 꾸며냈다.

앞을 보지 못하는 폴, 걷지 못하는 노인 할, 외팔이 검사 제이콥, 날개 잃은 천사 프랫은 신에게 소원을 빌기 위한 여행을 떠나는 동화같은 판타지. 구성만으로도 절망적인 일행이지만 신을 만나 각자의 소원을 빌겠다는 희망 하나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신을 찾아 나선다.

행복의 여신과 불행의 여신, 좌절의 늪, 절망의 계곡과 희망의 섬. 너무 대놓고 드러나있기는 하지만 책의 주제의식을 확고히 해주는 명칭들은 인상깊다. 대비되는 감정과 이미지를 통해서 주인공 일행이 험난한 모험 속 희망을 품고 긍정적으로 나아가는 스토리를 부각시킨다.

유영광 작가님의 이야기일까. 취업에 실패하고 생계를 위해 전화상담원, 음식배달 등등 많은 일을 하며 고난을 겪고 상처를 받았지만, 그럼에도 글쓰기라는 희망을 간직하고 틈틈히 글을 썼다. 결과로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과 이번 책 '소원을 이루어지는 섬'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책이 공감된다면 좌절을 딛고 성공했거나, 성공하기 위해 꿋꿋이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를 다잡은 사람이지 않을까.

누구나 겪는 감정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우울의 늑대, 분노의 곰을 만나기도 하고, 상처의 덤불, 좌절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기도 한다. 하지만 어둠이 깊을 수록 밝은 빛을 볼 수 있듯이, 좌절과 절망을 지나 만나는 희망은 더욱 값진 법이고 고진감래를 알기에 참고 견딘다.

결핍과 한계, 불평등 속에서 행복과 희망을 찾아나서는 동화같은 이야기. 유난히 춥고 눈오는 이 겨울에 따뜻한 차와 함께 읽기 좋은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