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비단 올해 뿐 아니라 요즘 연말은 예전같은 분위기를 느끼기는 힘들다. 성대하고 화려한 크리스마스 트리나 밝은 불빛을 찾아보기도 힘들고, 거리에 울려퍼지던 캐롤도 듣기가 어렵다. 사실일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삭막해진 기분이고 좀 시시해졌다.이맘때면 자주 만날 수 있는 케빈이나 그 외 가족영화도 좋지만, 인간미 느껴지는 잔잔한 책 한 권이 고프다는 생각이 들었고 조미구 작가님의 아홉빛깔사랑을 읽게 되었다. 책 '아홉 빛깔 사랑'은 제목 그대로 사랑에 관한 아홉 가지 이야기를 담았다. 연인 간의 로맨스라기 보다는 조금 더 포괄적인 관점에서의 사랑을 담았다. 필리아, 스토르게, 아가페. 기독교 신자가 아닌 관점에서 성경을 감히 말하기 어렵지만, '네 이웃을 사랑하라'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크리스마스, 2024를 보내는 요즘 시즌에 마침맞은 책이다.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대표되는 자본주의 사회의 냉정함, 요즘 사회현상처럼 느껴지는 결혼연령 증가, 독거노인 등 사회의 비정한 단면을 보여주면서도 등장인물들은 좌절과 냉소보다는 배려와 사랑이 넘친다. 심오하고 전문적이지 않고 이야기에 반전이 없는 것이 반전이다. 그러면서도 정말 내 옆에서 일어나고 있는 주변사람의 이야기 같아서 소설에 몰입하게 된다.'독거노인 불행 탈출기'에서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로 시작하는 마태복음 7장 7절이 참 인상깊었다. 불의의 사고로 독거노인이 되어버린 김노인이 우울과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이야기. 김노인이 스스로 구하자 주변의 따뜻한 도움의 손길이 지금 크리스마스 시즌에 정말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였다.아홉 가지 이야기의 대부분 해피엔딩 또는 열린 결말로 마무리된다. 열린 결말 정말 싫어하는데, 이런 류의 열린결말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