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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완벽해! ㅣ 제제의 그림책
론 케레스 지음, 아서 린 그림, 김경희 옮김 / 제제의숲 / 2024년 10월
평점 :
우리 아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참 한결같은 것은 바로 완벽함을 추구하는 고집입니다. 놀이를 할 때, 자전거를 배울 때, 퍼즐을 맞출 때 등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손으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입니다. 도움을 주려 손이라도 갖다대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그래도 지금은 많이 좋아졌죠.
론 케레스 / 아서 린의 '이 책은 완벽해'는 책의 내용을 프리뷰하고 우리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제목과 역설적이게도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책의 주인공 '깨구리'는 엄청 깔끔하고 책을 아낍니다. 책을 읽는 어린이에게 이 책이 얼마나 완벽하고 놀라운지를 알려주고 싶은데, 이 완벽한 책을 그만 치즈과자를 집어먹은 손으로 만져버렸습니다. 그 다음엔 포도주스. 끈적하고 축축해져서 책의 귀퉁이에 구멍이 나버렸습니다. 그 와중에 달콤한 냄새를 맡은 파리까지 꼬여버리네요.
완벽한 책이 완벽하게 되지 않아서 머리 끝까지 화가 난 개구리는 책에 꼬여든 파리를 날름 잡아먹고서는 '어라,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은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는 말이 느린 편이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실수하는게 두렵고 완벽하게 하고 싶기 때문이었습니다. 혼자 자기방에서 연습을 하더라고요.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참 신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실수해도 괜찮아',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라는 격려가 나왔습니다.
아이와 책을 보면서 완벽한 책이 망가져갈수록 화를 내는 깨구리가 재미있는지 포도주스를 흘리고 파리가 날아다니는 장면을 계속 돌려보더라고요.
"ㅇㅇ아, 깨구리가 나중에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하지? 엉망이 되도 괜찮고 실수해도 괜찮은거야."
하물며 어른들도 실수를 하며 배우는데, 아이들은 실수가 너무나 당연합니다. 수많은 시도 속에서 더 배울 수 있는데 실패가 두렵고 엉망이 되는 게 싫어서 완벽하기만 바란다면 더 많은 세상을 볼 기회도 줄어들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완벽해'를 읽으며 우스꽝스럽게 화내는 깨구리가 재미있으면서도 아이에게 메세지도 전달이 되었길 바랍니다.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