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랭면

호랭면
김지안 지음 / 미디어창비 / 2023년 7월

이런 더위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너무 더운 요즘입니다. 아이와 어디를 나가 놀고 싶어도 이글이글한 태양 지글지글 끓는 바닥에 문 밖을 나서는 것도 겁이 납니다. 아이들과 외출 한 번 하고나면 시원한 곳에서 냉면이나 팥빙수 한그릇 하고 싶어집니다.

책 '호랭면'은 이런 날씨에 정말 딱 맞는 그림책입니다. 그림책 속 세상은 현실의 지금처럼 푹푹찌는 한여름, 귀여운 두 도령과 한 낭자가 구범폭포 어딘가에 있는 신비의 얼음을 찾아나섭니다. 산넘고 물건너 찾아낸 구범폭포 속 신비한 얼음과 거대한 냉면! 하지만 그곳은 엄청나게 큰 대왕호랑이가 지키고 있었으니.

일단은 그림체가 너무 귀엽습니다. 이도령 박도령 김낭자 너무 귀엽고 앙증맞은 호랭이들, 거대한 대왕호랑이마저 커엽습니다. 전래동화풍 그림책을 읽어준 적이 없어서 아이가 위화감을 느끼진 않을까 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 귀여운 그림체가 한 몫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는 쫄보여서 그림체가 무섭거나 공룡이 나오거나 하면 잘 못 보는데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표지도 참 재미있습니다. 얼음만 질감과 광택을 달리하여 푸른 빛 시원하게 표현했는데 그 부분도 아이맘을 사로잡았습니다. 요런 세세한 디테일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호랭면은 또 얼마나 맛있게 표현하였는지. 책을 보며 아이와 함께 후루룩 후루룩 먹는 시늉을 합니다. 의성어가 참 재미있는지 아이가 잘 따라합니다. '후루룩'을 길게도 해보고 짧게도 해보고. 그 위에 달걀 배 오이 고명도 하나하나 먹어보는 시늉도 합니다. 마지막에는 아 정말 맛있고 시원하다!로 마무리. 참 좋았던 것이 원래 아이들이 오이를 싫어하는데, 저녁에 잘게 채썬 오이를 큰 거부감없이 먹었습니다.

귀여운 캐릭터, 재미있는 표현력, 흥미진진한 스토리까지 정말 재미있는 그림책입니다. 더운 여름날 아이들과 호랭면 찾아 떠나는 재미가 있습니다.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